내가 자타칭 20대 남성들을 한심하게 여기는 이유가 다른 게 아니다. 30대는 대충 여론조사 보아하니 반반 정도 나오므로 앞으로는 더이상 언급 않도록 하겠다. 반반이면 대충 중도로 싸잡기 적당하다. 역시나 취직도 하고 직장생활도 하다 보면 정치성향이 어느 정도 바뀌기도 하는 모양이라. 실제 남 밑에서 일하고 월급도 받다 보면 정치적으로 자신의 위치가 어디쯤 있어야 하는가 알게도 될 테니까. 아닌 경우도 많지만. 아무튼 내가 왜 자타칭 20 남성들을 비웃고 조롱하느냐면 결국 이유는 하나다. 비겁하고 비루하고 비열하다.
자기들이 보수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대부분 자기들이 중도적이거나 심지어 진보적이라 여기는 경우가 많다. 원래 보수정당을 지지할 사람들이 아닌데 민주당과 문재인이 잘못해서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민주당이 잘못한다는 것이 모든 것을 잘못한다는 것이다. 하여튼 민주당과 문재인이 하는 모든 것이 잘못이라는 것이다. 코로나 방역까지도 보수정당과 언론이 하는 말을 그대로 읊으며 민주당과 문재인 못한다고 욕하던 놈들이 그런 소리 하고 있으면 코웃음이 나겠는가 안 나겠는가. 조국은 그렇게 욕하면서 나경원도 괜찮고 한동훈도 괜찮다. 박주민은 세상 죽일 놈인데 주호영은 아무 문제도 없다. 곽상도도 그럴만한 사안이었다. 심지어 황보승희는 착한 페미이고, 윤석열이 여가부 폐지 않는 것도 다 민주당 때문이다. 페미가 문제라서 민주당과 문재인을 비토하는 것이라면 어쨌거나 민주당과 문재인의 정책 가운데 지지하는 것이 단 하나라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니던가. 최저임금 올리는 것도 싫다, 근로시간 줄이는 것도 안된다, 중대재해법도 회사 망하게 하는 것이니 안된다. 등등등등... 그런데도 자기들이 중도라고?
물론 한때 실수로 자기들이 진보적이라 착각하고 민주당을 지지했을 가능성이 아주 없지는 않다. 가만 보니 실제 그랬었던 것 같다. 당시 새누리당이 하는 꼬라지가 너무 답답하고 한심해서 그에 대한 반대로써 민주당을 지지했더니 민주당 집권하고 보이는 행도가 자기들 성향과 너무 안 맞더라. 그러면 그냥 원래 보수였는데 성향이 맞지 않아 다시 돌아선 것이라 보면 된다. 예전 노무현 정부 시절 노빠들 가운데서도 하는 말이나 행동을 보면 보수정당이 더 맞을 것 같았던 이들이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결국 다들 보수정당 지지로 돌아섰더라. 똥파리가 아마 그 막차쯤 될 것이다. 그래서 4050 가운데도 국민의힘 지지가 꽤 높게 나온다. 아예 원사이드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한때 노무현도 지지했고 민주당도 지지했으니 원래 진보였다가 보수로 이념과 성향이 바뀌게 된 것인가? 원래 그런 성향이었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다른 이유들로 인해 잠시 전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하고 있었을 뿐. 그것이 자기가 진보이거나 혹은 중도였다는 근거는 되지 못한다.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어떤 상황에 대해, 정책들에 대해서 어떤 정당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는가.
다른 것도 아니다. 무려 현직 대통령에 의한 친위쿠데타 기도다. 현행법은 물론 헌법까지 무시하고 유린하려 했던 초유의 내란상황인 것이다. 그런데도 보수정당을 더 많이 압도적으로 지지하면서 그것을 페미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얼마나 비겁한 것인가? 그런 내란을 기도한 대통령과 그런 대통령을 적극 옹위하는 정당을 지지하면서 그 모든 책임을 여성의 편만 들면서 20대 남성들을 무시했던 민주당의 탓으로 돌린다. 그래서 국민의힘은 20대 남성들을 위해 뭘 얼마나 더 해 주었는가? 여성의 편만 드는 것이 문제라면 어째서 20대 남성들의 입장을 적극 지지해 주었던 이준석이 아닌 국민의힘을 실제로는 더 지지하고 있는 것인가? 민주당이 하는 것이 다 싫고 모두 반대하고 있다면, 그러면서도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아무 비판도 않거나 최소한의 비판만 하고 있다면 그 성향은 이미 분명히 드러난 것과 같다. 그런데도 자기들은 중도적이라. 심지어 진보적이라. 그러니까 늬들이 잘못했다. 아무리 지지자 싫다고 자기가 싫어하는 이념을 선택하지는 않는다니까? 내가 노빠들에게 그리 학을 뗐어도 차마 새누리당을 지지하지는 못했던 것처럼. 그저 자신의 선택이 옳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가 알고 있다 보니 핑계를 그리 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비루하기도 한 것이다. 자기가 지지하는 정당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안다. 그런 정당을 지지하는 자신의 선택 역시 바르지 않다는 것도 안다. 그러니까 그런 논리도 만들어내는 것이다. 차라리 위선보다 악이 낫다. 착한 척 하는 것보다 솔직하게 악한 것이 더 낫다. 그런데도 그렇게까지 해가며 지지해야 하는 것이니 그것이 바로 이념이고 지향이고 성향인 것이다. 그들의 가치며 정의인 것이다. 그러니까 민주당이 하는 모든 것이 그리 마음에 안 들밖에. 옳지 못하고 바르지 못해도 국민의힘이 하는 일들은 그다지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 심지어 윤석열의 내란에 대해서까지. 그러면 솔직하게 인정하면 되는 것 아닌가? 나는 원래 성향이 보수였다. 그런데 이러면 또 20대 남성을 비하한다 뭐한다, 보수가 비하냐고? 그냥 늬들의 성향이 그런 쪽이라는 건데. 물론 내 입장에서 지금의 보수를 지지하는 것은 혐오와 경멸의 대상에 지나지 않을 테지만.
하여튼 여론조사에서 20대 남성들의 국민의힘 지지가 높게 나오면 변명을 하는 건지, 아니면 그 와중에 민주당을 지지하고 싶은 것인지 그리 민주당 탓하는 말들이 넘쳐난다는 것이다. 이재명이 아닌 이낙연이었으면 더 괜찮았을 것이다? 차라리 이낙연이 당대표일 때 민주당 지지율은 지금보다 더 낮았었다. 20대 남성들의 비토도 더 심했었고. 그냥 남탓 뿐이다. 그러니까 자기들이 윤석열의 내란에 동조하고 옹호하며 지지하는 것도 모두 민주당 때문이다. 대단하신 분들이다. 단군이래 가장 똑똑한 세대라 그럴 것이다. 웃음도 안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