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화장실에 기어다니는 구더기도 아는 사실로, 지금 자칭 진보는 차기 대선주자로 윤석열에게 거의 모든 걸 걸고 있는 중이다. 윤석열이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하더라도 저들의 지지에는 조금도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다. 당장 그동안 진보적 차기와 완전히 배치되는 주장들을 해 왔던 이준석마저 문재인을 공격하고 지지자를 조롱해 왔다는 이유로 띄워주고 있는 것이 자칭 진보란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나마 진중권이 자칭 진보 가운데서도 얼마나 격이 있는 인물인가.

 

생각해보면 너무 어이없는 것이다. 윤석열이 그동안 노동자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어떤 발언을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없다. 이 사회의 진보적 가치에 대해 어떤 입장이나 주장을 밝히는 것도 들은 적이 없다. 그런데도 지지하는 것이다. 왜? 문재인과 민주당을 적대하는가. 아마 여영국이 그랬을 것이다. 진보의 정체성은 오로지 반민주당에 있다. 반보수당이 아니다. 국민의힘에는 노동존중의 정당이란 찬사를 바칠 수 있어도 민주당은 아닌 이유다. 민주당을 반대하고 민주정부를 박살내는 것만이 진보의 정의인 것이다.

 

원래 탈원전을 주장했었다. 그러나 원전의 조기폐쇄는 그 자체로 범죄다. 여성주의를 주장한다. 성희롱과 성추행이도 그리 엄격하다. 그러나 수많은 여성들을 참혹한 지경으로 내몰고 심지어 자살케 했던 김학의는 검찰이 무혐의 결론을 내렸으니 무고한 시민이고 그를 강제로 재수사하고 출국금지까지 시킨 문재인 정부에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박주민이 월세 올려받은 건 그리 지랄하면서 주호영이 전세 더 높게 올려받은 건 친절하게 변호하는 기사까지 써준다. 더 이야기해 볼까? 국민의힘 정치인들과 관련한 온갖 부정과 비리, 성범죄들에 침묵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용산참사에 대한 오세훈의 발언보다 박주민에 더 분노한 것이 한겨레이고 정의당이다.

 

그래서 윤석열인 것이다. 하긴 더 중요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서울대다. 자칭 진보의 주류는 서울대 학벌들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학벌이면서 이제껏 단 한 명의 대통령도 내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는 학벌들인 것이다. 그래서 조국에 더 엄격한 것이기도 하다. 서울대가 어찌 경희대에. 이낙연이 처음 문재인 대통령과 척을 지는 행동을 했던 이유였다. 서울대가 서울대로 인정받으려면 경희대따위가 묻어서는 안된다.

 

자칭 진보들의 학벌에 대한 자부심은 정말 소름이 끼칠 정도다. 다른 차별발언은 용서받지 못하는데 대학과 관련한 차별발언은 정당한 것으로 인정받는다. 아마 김민석이 그대로 순조롭게 정치인으로서 성장해서 민주당의 중추적 역할을 맡았다면 자칭 진보가 저리 날뛰지도 못했을 것이다. 국민의힘에 비굴하기 이를 데 없는 한겨레가 민주당에만 고압적인 이유인 것이다. 그래서 윤석열이어야 한다. 그 얄팍한 민낯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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