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방송 보지 않고 그냥 잤다. 그래도 200석은 하겠거니... 역시 저쪽도 제대로 결집했네.

 

2020년 당시 위기설은 상당히 갑작스럽게 튀어나왔다. 유시민의 말 한 마디를 꼬투리잡아 갑작스럽게 위기설을 퍼뜨린 덕분에 저쪽이 결집할 여유가 그리 없었을 것이다. 반면 이번 선거는 아예 초장부터 200석 운운한 탓에 결집할 여유가 충분했다. 더구나 선거기간 내내 모든 언론이 총동원되어 사실상 선거운동을 해주고 있었으니.

 

2020년에도 이렇게까지 노골적이지 않았었다. 하지만 아예 친검언론으로 돌아선 한겨레와 경향까지 가세하며 민주당 때리기에 모든 선거기간 동안 열심이었던 탓에 결집할 이유까지 차고 넘쳤었다. 현정부가 마음에 안 들어도 민주당에 이런 문제가 있으니 그래도 민주당 막으려면 보수정당에 표를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반면 민주당과 이재명에 조금이라도 불만이 있던 사람들에게는 투표를 포기할 이유를 만들어주었을 것이다. 그렇게 나온 최대치다. 아예 선거기간 전부터 그 지랄이었는데 나온 수치가 이 정도다. 부정선거라도 하지 않는 이상 여기서 저쪽이 더 가져갈 표는 없다.

 

그래서 이낙연이 병신이란 것이다. 이런 현실을 두고 역풍 운운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니 민주당의 지지가 빠지고 결국 선거마다 판판이 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제대로만 했어도 지금 선거결과가 이전의 모든 선거에 적용되었을 것이다. 한 마디로 모든 언론까지 동원된 관권선거의 결과가 이것이니 앞으로 민주당이 선거에서 망할 일은 없겠다. 아, 박지현이 다시 민주당에 기웃거리는 꼬라지를 더이상 보지 않았으면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떻게 하면 이런 구도의 선거를 그렇게 처참하게 말아먹을 수 있는 것인지. 그러고도 잘났다고 얼굴 들이미는 꼬라지를 보면 역시 페미는 페미구나. 

 

아무튼 어찌되었거나 아쉽기는 하지만 이긴 선거다. 보수 의석 탈탈 털어도 고작 110석이다. 그런데 이제 공천받을 일도 없는데 국민의힘이 마냥 용산 하자는대로 따라갈 것인가도 문제다. 원래 윤석열이든 한동훈이든 보수진영에 박힌 돌이 아니었다. 기존에 박혀 있던 돌들의 반란이 이제 슬슬 시작되지 않을까.

 

그래도 그나마 가장 의미있는 결과를 보자면 역시 정의당의 멸망일 것이다. 그러게 윤석열 정부를 심판하는 선거에 내내 윤석열의 거수기 노릇이나 하던 정의당이 녹색당과 합쳐서 이름을 내미는 자체가 웃기는 것이었다. 그나마 이준석은 윤석열과 각이라도 세웠지 수많은 노동자와 소수자 이슈들에서 정의당이 한 번이라도 제 목소리를 낸 적이 있기는 한가. 민주당만 가지고 욕했지 정의당에게는 국민의힘이야 말로 노동존중의 정당이고 여성존중의 정당이며 소수자를 위한 정당이었을 터다. 유권자가 다들 아는데 저들만 몰랐다.

 

그런 점에서 정의당이 출마한 지역구에서 아쉽게 졌다고 정의당 욕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정의당 찍은 놈들은 정의당 아니었으면 국민의힘 찍었을 놈들이었다. 그게 정의당의 지금 위치다. 진중권을 보라. 한겨레를 보고. 저쪽 놈들은 이미 그쪽으로 돌아섰으니 그냥 국민의힘과 한 묶음으로 보는 것이 옳다. 

 

아무튼 아쉬운 곳도 있기는 하지만 언론과 관권을 모두 동원한 선거에서 이겼다는 사실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 어찌되었거나 그냥 이긴 것도 아니고 아주 크게 이긴 선거인 것이다. 잘 자고 일어나 몸도 가뿐한데 머리도 가뿐하다. 이준석 그 인간은 좀 떨어져 줬으면 했는데... 사장 출신이라고 그 회사 출신들이 좋아할 것이라 마냥 생각하는 것도 단세포적이다. 좋은 소리만 듣는 사장은 오히려 드물다. 다음 선거에서는 제발... 그것 말고는 뭐... 어쨌거나 이겼다. 잘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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