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진행중인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도 그랬었다. 내 일이 아니니까. 내 자식 일이 아니니까. 그러니까 나와 상관없다. 나와 전혀 상관없는 문제다.
묻는다. 만일 거기서 죽은 것이 당신의 아들이고 딸이었다면?
"내 아들도 딸도 아니지 않은가?"
과거 군사독재 시절 많은 사람이 억울하게 고초를 겪고 심지어 목숨까지 잃었다. 그런데 한국 국민 다수의 생각은 어떤가? 제주도에서, 거창에서, 노근리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학살되었다. 그래서 한국인 다수는 그에 대해 얼마나 안타까워하고 있는가? 덕분에 나라가 지켜지고 경제도 발전했으니 필요한 일이었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자체를 불편하게 여긴다.
너희들은 당했지만 나는 괜찮다. 너희들은 멍청해서 와사비초밥에 와사비도 없는 초밥을 먹었지만 나는 괜찮았다. 오히려 우월감마저 느낀다. 저들과 나는 다른 존재다. 차원이 다른 존재다. 와사비초밥이나 먹는 것들이 멍청하고 저열한 것이다.
그야말로 한국인의 연대의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일 것이다. 불매운동이 왜 필요한가? 혹시 모를 만일의 또다른 피해자를 막기 위해서가 아닌가. 혹시라도 다른 스시야에서 시장스시와 똑같은 행동을 보일까 본때를 보이자는 것 아닌가. 그러나 당장 자기는 괜찮으니까. 자기와 상관없으니까. 다른 사람이야 어찌되었든. 오히려 그것을 과시하고 자랑한다.
일본에서 이제 한국인 상대로 장사해서 돈 벌려면 와사비 절반 넣어 스시를 만들어야 한다. 아예 와사비 없는 스시를 내주어야 한다. 그러면 한국인이 온다. 당하는 놈이 병신이다. 한국인의 수준이다.
새삼 화도 나지 않는다. 그러니 한국놈들이지. 비웃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려니. 언제는 안그랬을까. 마음을 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