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직도 노동가치설을 믿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직장에서 얼마나 하는 일에 걸맞게 급여와 대우가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판단하는 기준은 사실 하나다. 얼마나 이직률이 높은가. 그러니까 도저히 이 돈에 이 대우 받고 이런 일은 못하겠다고 박차고 나가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 점에서 인천국제공항 보안요원을 얼마나 좋은 일자리인가?

 

인천국제공항 보안요원 급여 높다는 사실이야 전부터 들어 알고 있기는 했었다. 사실 김두관 의원의 말과 달리 1년 연봉이 3천만 넘어도 대부분 사람들에게는 꽤 할 만한 일자리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거의 3백 가까운 인천국제공항 보안요원의 급여는 얼마나 높은 것인가. 그런데 이직률이 높다. 그만두고 나온 사람들이 하는 말도 도저히 못해먹겠다는 것이다. 인천국제공항까지 출퇴근하는 것도 일이고, 교대로 낮밤 바꿔가며 일하는 것도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몸이라도 편한가? 마음은 또 편한가? 그러고 그만두고 연봉만 천만 원 이상 적은 일을 하면서 차라리 병원비 아꼈다고 말한다. 도저히 다시 그 일은 못하겠다.

 

그런데 문제는 인천국제공항이란 나라의 첫째 관문으로 특히 보안요원들의 전문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장소라는 것이다. X레이 검색대를 통과하는 수하물 속에서 금지물품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하고, 또한 승객들에 대한 검색을 통해서도 혹시 모를 금지물품들을 찾아내야만 한다. 그게 하루아침에 가능한 것이 아니다. 아니 더 오래 일하고 숙련도가 높아질수록 더 잘하게 될 수밖에 없는 나름대로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일인 것이다. 그런데 보안요원들이 급여와 근무조건을 견디지 못하고 때되면 나가 버리니 항상 인력난에 허덕여야 한다. 비숙련 보안요원들로 인해 사건사고도 일어난다. 그렇다면 그런 보안요원들 오래 붙잡아 놓으려고 급여와 처우를 개선하는 것이 과연 낭비일 것인가.

 

그냥 3500만 원짜리라서 별 것 아니라는 것이 아니란 뜻이다. 그런데도 과연 3500만 원 받고 그 일을 할 것인가. 얼마나 계속 할 수 있을 것인가. 그래서 얼마전에도 말했을 것이다. 구인광고 볼 때 얼마나 자주 올라오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자주 올라오는 곳은 뭐라도 좆같은 게 있다. 특히 급여가 높은데 너무 자주 구한다면 절대 피해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건 상당히 아주 심각하게 좆같은 일자리일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열심히 10년 넘게 그 일을 해 왔다면 그에 대한 보상으로써 정규직은 너무 당연한 것이다.

 

벌을 주어야 한다 생각한다. 열심히 살지 않은 벌이다. 열심히 공부하지 않고, 그래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지 못했고, 그렇기 때문에 대기업 사무직이 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징벌인 셈이다. 그러므로 그런 사람들이 연봉 3500만 원 이상 받는 일을 하는 건 너무 과분하다. 감히 정규직이 되는 것도 너무 과분하다.

 

장담한다. 그 돈 받고 정규직 되면 나라도 그 일 하겠다. 못한다. 특히 사무직 공무원 지원하던 사람들이라면 설사 시작해도 오래 버티기 힘들 것이다. 생산직 가운데서도 인천공항공사 보안요원들보다 더 많이 받는 일자리고 널리고 널렸다. 그런데 안한다. 왜? 답은 멀리 있지 않다. 세상물정을 모르던가, 아니면 뼛속까지 사악하던가. 볼수록 같잖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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