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준석의 토론방식은 문재인 정부시절 정부와 여당의 정책을 비판하면서 2030 남성들이 쓰던 방식 그대로라 할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혹은 그 가장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하고서 그를 전제로 문제점을 헤집어 공격하는 것이다. 정책이나 법안 그 자체가 아니라, 혹은 발언의 내용 그 자체가 아니라 그를 비판할 수 있는 다른 우상을 만든 뒤 그 뒤에 숨어 비판하는 가장 저열한 방식인 것이다.
비유하자면 맹자가 우물가의 아이를 가정하고 그를 구하려는 사람의 심리를 수오지심, 시비지심, 측은지심, 사양지심의 사단으로 설명했는데 그를 두고 그럼 아이를 구하려 하지 않는 사람은 그런 게 없느냐 묻는 것과 같은 것이다. 혹은 직접 물어본 것도 아닌데 그 사람이 그런 마음으로 구한 것인 지 어떻게 아느냐 따지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실제 일본의 어느 저술가는 심리학의 연구를 들어서 아이를 구하려는 사람의 심리를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을 자신의 저서에 싣기도 했었다. 그래서 그것이 온당한 비판일 것인가. 사람이 전혀 상관도 없는 아이를 구하려 할 때 작용하는 선한 마음에 대해 그렇게 관념적으로 가정하고 비유해서 한 말을 두고 일일이 구체적으로 따져묻는 것은 그냥 본질을 호도하려는 것이다.
하나의 정책을 실제 정치를 통해 구현하려면 다양한 여러 변수들을 고려해야 한다. 여러 다양한 주체들과도 끊임없이 대화하고 협의하지 않으면 안된다. 단적으로 이렇게 하겠다, 그러다가 나온 것이 청와대 용산이전 아니었던가. 그래서 정치다. 그래서 한 사회를 이끌어가는 리더라는 것은 방향을 제시하되 그 방법론까지 확정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조선에서 대동법을 처음 제안하고 전국적으로 시행하기까지 무려 100년이 걸렸었다. 사회적으로 중요한 정책인 경우 최소 연단위고 대체적으로 십 년 단위를 가정하고 길게 계획을 세워서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그래서 혹시라도 정권이 바뀌는 경우에도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자 상대정당과도 계속해서 대화하고 타협하면서 합의점을 찾으려 노력하는 것일 테고. 그런데 지금 당장 그 방법을 내놓으라. 이순신 장군도 명량에서 일본 수군을 무찌르기 전까지 조선 수군으로 어떻게든 일본을 막아야 한다는 목적은 있었지만 어떻게 막을 것인가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을 것이다. 아이젠하워 역시 유럽으로 상륙하는 것은 맞는데 언제 어디로 어떻게 상륙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꽤나 오랜 논의를 거쳐야 했었다. 그런데 그런 고도로 복잡하고 정교하게 이루어져야 할 과정들을 한 마디로 단순화한다. 하지만 워낙 그런 방식에 익숙하다 보니 주지지층인 2030 남성들 사이에서는 환호가 터져나오는 것이다. 아주 적확하게 이재명 정책의 문제점을 공격했다. 하지만 대부분 국민들이 보기에 정치인에게 필요한 것은 쉽게 단정짓지 않는 중용적인 태도인 것이다.
하긴 그런 점에서 그 주지지층인 2찍 2030 남성들 사이에서도 그런 변명이 나오고 있는 것이기도 할 터다. 중도층이 아닌 김문수를 지지하는 보수지지층의 지지를 끌어오려는 전략이다. 최소 10%의 득표를 위해서 가장 확실한 보수지지층의 마음을 돌리려 전략적으로 그런 태도를 취한 것이다. 한 마디로 중도층이 보기에 토론의 태도나 내용이 영 보기 안 좋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고 마는 것이다. 그만큼 태도가 뭣같았다. 그런데 이번만 그랬냐면 원래 이준석 토론태도가 그랬었다. 그런데도 이준석 못 빨아서 안달인 한겨레와 2찍 진보들이 그래서 어이없다는 것일 테고. 이재명은 말이 천박해서 싫다면서? 하긴 가난해서 거친 것과 유복한 환경이라 싸가지 없는 것은 확실히 다르긴 할 터다. 어제 권영국은 조금 달라 보였지만 2찍 진보들이 실제 선호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아무튼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를 통해서 꾸준한 노력을 강조했더니 토끼와 거북이가 어떻게 말을 할 수 있느냐 따지는 수준을 토론 잘한다 하는 것을 보면 한국 국어교육에 확실히 문제가 있다 봐야 할 것이다. 장자가 붕이란 새를 통해 인간의 호연지기를 설명하려 한 것을 그런 새가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느냐 따져 묻는다면 그건 그냥 병신이라 봐야 하는 것이다. 자신의 가족과 상관없는 사람 10명 가운데 누구의 목숨을 구할 것인가. 진지하게 묻는다면 아마 대부분 쉽게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실제 경우라도 아마 많은 사람들이 꽤나 오랜동안 망설여야 했을 것이다. 거기다 단정지어 대답하지 못한다 묻는다면 그냥 병신이라 말할 밖에. 할 말은 다 한 것 같다. 병신짜가리버러지새끼. 주어는 없다. 나경원은 참 훌륭하다. 연예인도 평생 남을 유행어 하나 만들기 쉽지 않다. 우주의 기운이 도와준다. 박근혜도 그런 점에서 성공한 인생이다.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