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의 의회혐오는 꽤 오래되었다. 정확히 그를 지지하는 2030남성들의 의회혐오와 궤를 같이한다 보면 된다. 시험을 보지 않은 권력이다. 그나마 대통령은 단 하나의 권력으로써 상징성과 의미가 남다르지만 국회의원은 무려 300명이나 된다. 공정한 선출절차인 시험 없이 뽑힌 권력이 그 만큼 되는 것이다. 더구나 그런 놈들이 감히 그 어렵다는 사법시험이나 행정고시에 합격해서 검판사 되고 고위공무원 된 분들 위에 군림하려 든다. 공정과 상식을 너무나 사랑하고 능력에 의해 줄세우는 정의를 추구하는 이들이기에 그런 것들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이준석의 능력주의라는 것도 결국 따지고 보면 전근대 사회에서 널리 일반적으로 통용되던 관념의 재탕에 지나지 않는다. 일반 무지렁이 백성들보다야 많이 배우고 많이 아니까 그들보다 위에서 그들을 지배하며 정치를 하는 것이 너무 당연하다. 조선시대 사대부가 그랬고, 영국의 젠트리가 그랬고, 독일의 융커가 그랬었다. 그 이전 유럽 귀족들 역시 그들의 핏줄은 또한 귀족이 아닌 다른 피지배민들에 대한 자신의 우월성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그냥 핏줄만 타고나서가 아니라 그 핏줄이 가진 우월함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것이기에 저들을 지배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것이 단지 핏줄 대신 재산이나 혹은 시험과 같은 절차로 바뀐 것이다. 그러니 능력이 있으면 그렇지 못한 놈들을 지배하는 것이 너무 당연하다. 지난 대선에서도 오히려 2030 남성들 가운데서 검찰공화국을 경험하고 싶다고 지지한 놈들이 더 많았다는 것이다. 죄를 짓지 않았다면 검찰을 두려워할 이유가 무엇이 있는가. 그것은 지금도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검찰을 건드려서는 안된다. 판사도 건드려서는 안된다. 대통령도 건드려서는 안된다. 윤석열이 계엄한 것도 국회가 너무 건드려서 그런 것이다. 윤석열도 잘못했지만 그보다 그렇게까지 몰아간 의회가 더 잘못한 것이다. 이준석은 지금 그렇게 말하고 싶은 것이다. 의회해산권만 있었으면 윤석열도 계엄까지는 하지 않았었다. 의회가 그러도록 윤석열을 몰아간 것이다. 그런데 내란심판을 말하면서 이준석을 지지한다? 세상에 그런 웃기는 개소리도 없을 것이다. 뇌가 없거나 양심이 없거나 아니면 그냥 버러지 쓰레기들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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