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것 때문에 김경수가 뜬금없이 나타나서 그리 지랄을 떨었던 것일 게다. 이재명의 2심판결이 이재명의 대선출마와 민주당의 집권까지 막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재명이 2심에서 유죄를 받을 경우 내부에서 이재명을 배제하기 위한 큰 움직임이 나와야 한다. 이재명을 대선후보에서 탈락시켜야 함은 물론 이재명의 영향 아래 있는 인물이 대선후보로 나서지 못하도록 반이재명 여론을 민주당 안에서 결집시켜야 한다. 그런데 안됐다.
밖에서는 김경수와 김부겸이 지랄하고, 안에서는 임종석과 고민정, 박용진이 난리를 폈음에도 민주당 지지층은 물론 현역 국회의원 가운데서도 그에 선동되는 이들이 전혀라 해도 좋을 정도로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그동안 없었던 민주당 이름으로 기자회견까지 열어서 재판부를 압박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었다. 2심판결이 어떻게 나든 민주당은 이재명을 중심으로 대선을 치르겠다. 그런데 대선후보 여론조사결과마저 경우에 따라서는 과반을 넘어서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으니 재판부로서도 압박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정권교체 여론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이재명이 아니더라도 이재명이 지지하는 인물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와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국회 의석까지 180석에 육박하는데 자기들 좆되는 것 아닌가.
검사나 판사나 가장 두려워하는 두 가지가 하나는 승진이고, 다른 하나는 변호사 개업이다. 그래도 검사나 판사로 계속 해 먹으려면 일단 직급이 지금보다는 올라야 한다. 그래도 고법원장, 대법원장, 대법관, 법원행정처장, 헌법재판관, 헌법재판소장 등 뭔가 그럴싸한 타이틀 하나는 따고서 판사도 그만둬야 할 것 아닌가. 판사 그만두면 당연하게 그동안의 이력으로 변호사로서 바짝 벌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통령도 민주당인데 의석까지 180석이면 판사 한둘이 문제가 아니라 법원 전체가 물먹을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어차피 지금 이대로면 검찰은 나가리다. 별다른 일 없으면 윤석열과 함께 검찰은 그대로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검찰과 같이 죽는 길로 갈 것인가.
한명숙 때와 달랐던 이유인 것이다. 김경수 때와도 안희정 때와도 최강욱 때와도 조국 때와도 다르다. 그때는 안에서 민주당을 흔드는 놈들이 있었다. 유죄판결을 받으면 오히려 좋아서 날뛸 놈들이 한가득이었고 그들로 인해 역풍은 커녕 오히려 자기들 원하는대로 흘러갈 가능성이 더 높았다. 실제로도 그렇게 되었었고. 그래서 김경수 부추겨서 나서게 만들고, 그동안 해온대로 김부겸이며 김두관이며 임종석, 박용진, 고민정까지 모두 출동해서 판을 만들려 한 것인데 지금까지의 민주당과 너무 달랐던 것이다. 정치재판을 앞두고 민주당이 이렇게 단결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노무현 탄핵 이후로 처음인 것이다. 유시민의 말이 옳다. 민주당은 태산만한 힘을 가지고 겨자씨만큼 쓴다. 자기가 얼마나 힘이 있는지도 모르고 항상 주눅들어서 주위의 눈치를 보느라 아무것도 못할 때가 많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동안 민주당 주류라는 것들이 그렇게 보수정권에 의해 휘둘리던 놈들이었으니. 그런데 이제는 아니다.
설마 판사가 자기 양심에 따라 오로지 법리를 쫓아 그리 판결했을 것이라 믿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판결에 있어 김민석의 역할이 작지 않았다. 선고를 앞두고 여론을 만들고 재판부를 압박하는데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제 김민새라는 별명은 역사에 묻어버려도 좋을 듯하다. 이재명도 날리고 윤석열도 날리면 공평할 것이라 믿는 판사놈들이 그리 많았었단다. 검찰과도 그리 이야기가 끝나 있었고. 헌법재판소 역시 그런 합의 가운데 그동안 판결을 늦춰 왔을 것이다. 그런데 민주당이 아예 하나가 되어 압박하니 판사 주제에 더 버틸 재간이 없다. 괜히 여기서 판결 잘못했다가는 자기가 좆될 수 있다. 그래서 유죄판결을 내리고 다만 피선거권에는 영향이 가지 않도록 균형을 맞출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는데 판사도 알았던 것이다. 그랬다가는 오히려 양쪽에서 다 욕먹는다. 아예 어느 한 쪽 편에 서는 것이 옳다. 그 결과다.
말하자면 법리에 충실한 결론이라기보다 민주당과 검찰, 민주당과 윤석열의 힘겨루기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것이라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아마 윤석열이 내란을 시도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서 탄핵심판중이 아니었다면 결론은 전혀 다르게 나왔을 것이다. 아니면 이전처럼 이재명 유죄받으면 내게도 기회가 온다고 날뛰는 놈들이 넘쳐났다면 역시나 같았을 것이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실망해서 등돌릴 것 같아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더욱 확신을 가지는 것이다. 이재명이라서 안된다는 말 자체가 저놈들의 그냥 믿음일 뿐이라는. 이재명이 당대표가 되고 민주당은 더 강해졌다. 그래서 승리했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이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일단 빨리 하기나 해라. 씨발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