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이용수 할머니에 의해 위안부운동의 시작과 끝에 이어 그 과정까지 철저히 부정되고 말았다. 정대협은 위안부문제의 해결이 아닌 근로정신대 문제의 해결을 위한 단체이며 그동안 위안부피해자들은 그 들러리로 속아서 이용당했을 뿐이다. 지금 민주당 비례대표가 된 윤미향 이사장이 이끌던 정의연 역시 진정으로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단체가 아니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이제는 오랜동안 위안부운동의 상징처럼 여겨져 왔던 김복동 할머니의 활동조차 자신의 의지가 아닌 정대협 관계자들에게 강제로 끌려다닌 것으로 정의하고 있었다. 그러면 더이성 훼손하지 말고 계승해야 할 위안부운동의 본질이란 뭐가 남았다는 것일까?

 

출발부터 위안부 피해자들을 이용하기 위해 속이고 시작했고, 과정 역시 일방적으로 위안부 피해자들을 이용하며 끌고 다녔으며, 결과 역시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해 아무 도움도 안되었다. 그러니까 수요집회를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너무나 당연해지는 것이다. 출발부터, 아니 처음 의도부터 잘못된 불순한 목적에서 시작된 것이었으니 지금이라도 중단하는 것이 옳다. 그러니까 수요집회로 대표되는 그동안의 모든 위안부 운동 역시 수요집회와 함께 부정되어야 한다. 내가 처음으로 조중동의 주장에 동의하게 된다. 그나마 조중동의 주장은 모순되지 않다. 국문세한의 주장 역시 전혀 모순되지 않다. 이렇게 처음 의도부터 불순했던 잘못된 운동이었으므로 아예 역사에서 지우고 위안부문제의 해법을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야 한다. 그렇다면 그 대안으로써 박근혜 정부에서 있었던 위안부합의나 무라야마 일본 전총리가 제안했던 아시아여성기금을 생각해서는 안되는 이유도 역시 없는 것이다.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한겨레나 경향 등 자칭 진보언론이나 이용수 할머니를 끔찍히도 위하는 자칭 지식인 집단에 대해 강한 혐오와 환멸을 느끼게 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용수 할머니의 주장은 모두 옳다. 이용수 할머니의 증언이 거짓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오로지 올바른 근거를 가지고 올바로 판단해서 하는 주장이라 간주해야 하기에 모두가 옳다고 여겨야 한다. 그에 대한 조금의 의심도 비판도 오로지 잘못된 것이다. 그러면 차라리 조중동과 같이 위안부운동의 시작과 끝, 그리고 그 과정까지 모두 부정한 뒤 새로운 위안부운동을 제안했어야 하는 것이다. 보수언론이 보수적 관점에서 새로운 위안부운동을 제시했으면 진보는 진보적 관점에서 그 대안을 내세웠어야 했다. 그런데 이용수 할머니의 말은 모두 옳고 사실인데 위안부운동의 취지를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어떻게 성립될 수 있다는 것인가. 하긴 이용수 할머니의 주장을 그대로 따라 정의연의 위안부운동을 모조리 부정하고 나면 사실상 보수정부에서 내놨었던 해법 이상 다른 대안이 없기는 할 것이다. 일본 시민사회의 교류나 일본 청소년들에 대한 교육사업 등은 이미 정의연의 이름으로 행해지고 있었으니.

 

그냥 위안부운동을 하지 말자는 것이다. 위안부의 진실을 세계에 알리고, 세계시민 보편의 문제로 여기게 하기 위한 모든 활동들을 중단하는 정도를 넘어 모조리 부정해 버리자는 것이다. 정의연은 해체하고, 정의연 관계자들은 전부 사법처리를 넘어 사회적으로 단죄하고, 그럼으로써 위안부운동의 역사 자체를 지워 버리자. 오늘 이용수 할머니는 그리 선언한 것이다. 김복동 할머니의 활동조차 진심이 아니었으니 위안부운동에서 지워 버려야 한다. 이용수 할머니의 그동안 활동 역시 정의연에 일방적으로 이용당하며 끌려다닌 것이니 지우는 것이 옳다. 남겨서는 안된다. 계승할 것도 없게 된다. 그냥 이용수 할머니 한 분만 남게 된다. 상관없다. 피해자 자신이 그렇게 원하고 있으니.

 

피해자중심주의의 한계지만 사실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당사자가 그러기를 원한다면 제 3자 입장에서 달리 방법이 없는 것이다. 당사자가 그러겠다는데 뭐라고 거기다 말을 보탠단 말인가. 성노예도 위안부도 싫다면 원하는대로 불러주면 된다. 어떤 식으로 다시 문제해결을 위한 활동을 하려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역시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내버려두면 되는 것이다. 얼마든지 그를 지지하고 지원까지 하려는 이들이 차고 넘친다. 미래통합당은 당차원에서 그를 지원하겠다 나서고 있다. 조중동은 물론 국문세한과 대부분 언론들 역시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한겨레 경향이나 마지못해 돕던 이전과 전혀 다른 상황이다. 어느 쪽이 피해자들을 위해 더 이익이 될 것인가는 굳이 생각할 필요조차 없다.

 

정부와 여당을 지지한다면 더욱 앞으로 일본과의 관계에서 결론을 내기가 수월해진다. 피해자들이 원한다. 피해자의 유가족들이 바라고 있다. 반드시 옳아서 그리 결정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피해자들이 원한다면 그것이 가장 옳은 결정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도 차라리 검찰이 윤미향 의원이나 정의연을 아무거로든 기소한다면 결론을 내기가 더 쉬워지지 않겠는가. 정의연 관계자들 역시 위안부문제에서 손떼고 다른 일을 한다면 뭘 하든 지금보다는 살림이 더 나아질 것이다. 모두를 위한 최선이다. 그래서 더욱 한겨레, 경향, 정의당, 그리고 자칭 진보들을 내가 더욱 혐오하게 되는 것이고. 욕도 먹고 그동안 활동도 모두 부정당해야 하는데 하던 일은 계속 하라. 그 인간들의 근본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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