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번 선거에서 내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던 것은 선거의 승패가 아닌 선거에 임하는 자칭 진보의 태도였다. 하필 국민의힘이 앞세운 후보가 박형준과 오세훈이라 기회도 아주 좋았다. 박형준이 주도한 이명박정권에서의 민간인사찰과 수많은 의혹들이나 오세훈이 시장이던 시절 일어났던 용산참사에 대한 자칭 진보의 태도란 과연 어떤 것일까?

 

그리고 확신을 얻었다. 대한민국에 더이상 진보라 불리울만한 정치집단은 남아 있지 않다. 언론도 지식인도 아예 씨가 마른 상태다. 용산참사에 대해 오세훈이 참담한 발언을 했던 당시 자칭 진보는 과연 무엇에 더 분노하고 있었던가? 박주민이 월세 9% 올린 것 가지고 공식적으로 비판하는 논평을 내던 것이 바로 자칭 진보들이란 것이다. 그나마도 주호영이 23% 올린 것은 직접 지면까지 할애해가며 변명하는 기사를 내주고 있었다. 이놈들이 과연 진보이긴 한 것인가?

 

이번 선거의 결론인 것이다. 여영국이 스스로 선언하듯 말했을 것이다. 반문재인 반민주당이야 말로 진보의 정체다. 김용민은 틀렸다. 저들은 국민의힘에 반대하는 동지가 아니었다. 원래 민주당과 문재인에 반대하기 위해 국민의힘과 손잡으려던 놈들이었다. 그를 위해서는 탈원전도 김학의도 원래의 신념과 다르게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다.

 

주호영이 전세를 올린 것은 이웃을 위한 배려이고, 박주민이 월세를 올린 것은 파렴치한 내로남불이다. 오세훈의 용산참사 발언보다 더 분노해야 할 죄악이다. 무상급식도 폐지하고, 재개발의 주민동의제도 폐지하고, 그런 주장들을 보면서도 오세훈을 지지한다. 그게 바로 저들 자칭진보들이다. 화도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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