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강도를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묻는다.

 

"어디서 어떻게 강도를 당하셨죠?"

"내 말을 안 믿는 건가요? 2차 가해입니다."

 

신고자가 지목한 사람을 불러 대질심문을 한다.

 

"이 사람은 그런 적 없다는데..."

"내가 피해자입니다. 지금 가해자의 편에서 2차 가해를 하는 건가요?"

 

결국 재판까지 가게 되었다. 용의자를 기소한 검사가 증인을 불러 심문하려 한다.

 

"증인 나와주세요."

"왜 증인이 필요하죠? 내가 피해자입니다. 2차 가해입니다."

"증거를 제시하겠습니다."

"증거는 이 핸드폰 사진이면 충분합니다. 피해자인데 2차 가해를 하려는 건가요?"

 

그리고 검사 심문이 끝나고 변호인 심문이 시작되려는데,

 

"저 변호사는 뭡니까? 왜 가해자 편에서 변호를 하는 거죠? 2차 가해입니다."

 

재판장이 참다 못해 한 마디 한다.

 

"여기는 신성한 재판정입니다."

"지금 저에게 뭐라 하시는 건가요? 2차 가해입니다."

 

그러니까 왜 가해냐고. 도대체 박원순 시장이 뭘 어떻게 했길래 성추행이라 주장하는 것인가. 그냥 성추행이라 주장하는 것 말고 내놓은 증거라는게 아무나 만들 수 있는 대화방 초대화면 밖에 없었다. 그래서 주장에 의문을 표하는 것조차 2차 가해라. 그러니까 성범죄는 일단 신고를 당했으면 사실여부도 따지지 말고 무작정 믿고 지지하기만 해야 한다는 것인가. 침묵하는 것도 용납지 않고 오로지 지지의 발언만을 요구한다. 그게 페미니즘?

 

물론 불과 얼마전까지 저런 방식이 통하던 경우가 적지 않았다. 요즘도 우스개로 많이들 이야기하지 않던가.

 

"내가 누구인 줄 알아?"

"내가 여자야!"

"내가 고소인이야!"

"내가 피해호소인이야!"

"내가 피해자야!"

"그러니까 믿어!"

"따라!"

"지지해!"

 

씨발 여자가 무슨 벼슬이나 되는 줄 아는 모양이다. 그러고보면 이따위 소리를 지껄이는 대부분이 잘 나가는 여자들이기는 하다. 남자들에게 '어딜 감히!'라 말해도 되는 위치의 여자들이란 것이다. 더구나 언론이 편들어주고 있다. 언론개혁을 위해서 이제는 여성개혁까지 해야 하는 모양이구나. 여성은 언론에게 여성주의란 명분을 쥐어주고, 언론은 여성에게 언론이라는 힘을 빌려주고. 그래서 어딜 감히가 가능해진다. 같은 여성에게마저 인간으로서 개인적인 생각과 판단을 이야기 할 자유마저 박탈한다. 그러니까 도대체 뭐가 성추행이냐고.

 

진혜원 검사의 중징계를 이야기하는 장면에서는 대략 정신이 멍해진다. 검사의 일이란 게 그런 것이다. 누군가 고소고발하면 당사자의 진술과 제시된 증거와 참고인의 진술까지 취합해서 실제 범죄의 성립여부를 판단한다. 그래서 요구하는 것 아니던가. 증거나 증언은 차치하고라도 도대체 뭘 어떻게 당했는지 구체적인 사실이라도 이야기해달라. 그랬더니 하는 말이란 새벽에 출근시키고, 잠깨우게 하고, 속옷 심부름 시키고, 혈압재게 했다. 그래서 속옷 심부름을 여성이라서 시켰었는가? 아니면 비서니까 시킨 것이었는가? 더구나 피고소인으로부터 증언도 들을 수 없을 테니 더욱 엄정하게 자신이 주장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밝혀 재구성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2차 가해라?

 

증거를 요구해도 2차 가해, 보다 구체적인 진술을 요구해도 2차 가해, 그냥 지켜보자고 침묵하니 2차 가해, 죽은 사람은 죽었다고 2차 가해, 도대체 피해자가 누구인지 알아보려니 그것도 2차 가해, 피해자의 주장과 다른 정황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그것도 2차 가해, 중세 마녀사냥인가? 아니면 이단심판인가? 그냥 믿지 않으면 다 2차 가해고 엄중하게 처벌해야 하는 중죄가 되어 버린다. 여기에 부화뇌동하는 자칭 안티페미들은 어디서 뭘하는 쓰레기들인가.

 

온라인을 믿지 말라는 것이다. 평소 문재인 욕하고 박원순 욕하고 미래통합당 지지하던 안티페미가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박원순과 함께 고소인을 같이 욕하더라. 그러면서 하는 이야기, 그런데 이번엔 나 역시 그냥 맞장구치고 말았다. 그래, 더이상 여성할당제 같은 것으로 여성의 고용을 강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여자랑 같이 일하는 것처럼 피곤한 일도 없다. 참고로 이 친구는 직장에서 일하는 동안에도 여직원과는 단 한 마디도 섞지 않을 정도로 지독한 외골수다. 온라인에 취한 놈들이 아니면 대부분 비슷한 생각을 한다. 그리고 나도 역시 더이상 여성문제로 싸우기를 포기하고 입장을 같이 하기로 한다. 오랜만에 대화가 부드럽게 잘 이어지고 있었다. 그런 의미란 것이다. 정치적 목적과 여성주의의 신앙만 제하면 생각들은 크게 다르지 않다. 도대체 속옷 심부름 정도가 그렇게 죽은 사람을 부관참시해야 할 정도로 중대한 범죄인가 하는 상식 차원의 판단인 것이다.

 

아마 상황이 달랐다면 당연히 나의 대응도 달랐을 것이다. 죽은 사람을 모욕하지 않고, 무덤까지 파헤쳐 부관참시하려 하지 않았다면 굳이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는가. 비례의 원칙이란 것이다. 소매치기했다고 손목을 자르고, 도둑질 했다고 목을 매달고, 성폭행 했다고 일가족까지 노예로 팔아넘긴다. 분명 범죄자인데도 그런 경우 그런 형벌까지 받게 된 이들을 동정하게 되는 것이 상식인 것이다. 지나쳤고 넘쳤고 그래서 선을 넘고 말았다.

 

아무튼 개씨발 쌍것들이라는 것이다. 범죄를 저질렀으면 죄인이지만 이미 재판을 받고 감옥에 갇혔으면 수형자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수형자들 역시 보편적으로 사회적 약자로 여겨진다. 공권력에 의해 인신을 구속당하고 감옥에 갇힌 채 시민으로서의 자유와 권리조차 제약당하고 있는데 과연 강자이겠는가 약자이겠는가. 당연히 죽어서 자신을 위한 한 마디 변명조차 못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괜히 이미 죽은 사람에 대해 더이상 왈가왈부 않으려는 문화가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란 것이다. 오히려 아무말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용해서 더 대상을 짓밟으려 하고 있다.

 

그래서 과연 진상조사라도 제대로 하고 있느냐면 인권위도, 서울시의 자체조사도 모두 여성들 스스로가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소인과 변호인 자신이 거부하고 있는 중이란 것이다. 그렇게 진실이 중요하다면서. 진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과연 여성단체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어째서 여성단체들은 언론과 손잡고 이런 식으로 일을 키우려고만 하고 있는 것인가.

 

어쨌거나 정말 어이가 없다는 것이다. 뭔 말만 하면 2차 가해다. 아무말도 않고 있어도 2차 가해다. 죄다 2차 가해고 그 판단은 자신들이 한다. 언론이 부추기니 아주 신났다. 여성운동은 없다. 최소한 앞으로 나에게는. 여성주의자란 내게 있어 그냥 기자와 같은 뜻인 것이다. 안티페미를 외치던 일베 벌레들처럼. 빌어먹을 것들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