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이명박도 자기 친형을 감옥에 보낸 바 있었다. 물론 자기 임기 동안 가장 작은 혐의로 가장 작은 형량만을 받도록 수작을 부린 건 맞다. 하지만 그럼에도 대통령의 친인척이 직접 수사를 받고 처벌도 받을 수 있다는 실례를 보임으로써 최소한의 기준은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런 것들이 이명박과 박근혜로 이어지며 한결같이 보여왔던 정치적인 수사들에 대해서도 면피가 되어 주고 있었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하지 않았는가.

 

그런 점에서 어쩌면 지난 정부에서 검찰총장이고 그 측근이었다는 사실이 현정부의 실세들에게는 빠져나올 수 없는 외통수가 되어주고 있을 것이다. 오죽하면 최근 조국이 수사받은 이유가 너무 검찰을 압박해서였다고 떠드는 2찍들까지 보이고 있을 정도라는 것이다. 공정과 정의를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정치적인 수사에 지나지 않았다. 어째서? 이후 검찰이 보여준 모습이 그것이었으니까.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고 한 개인과 일가족을 탈탈 털었다. 더이상 조국을 언급해봐야 중도층에 어떤 영향도 주지 못할 것이란 이유다. 전 정부에서는 그렇게 목숨걸고 정권을 상대로 수사했었으면서 이번 정부에서는 어째서 정권에 대한 수사는 아예 손놓고 있는가.

 

그래서 핑계를 댄다. 전정부에서 다 끝난 일이다. 전정부에서 나온 주장들이다. 그러니까 전정부에서 수사를 담당했던 주체인 검사들이 어디의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당시 검찰을 장악하고 있던 것이 어디의 누구들이었는가. 그래서 그때는 전정부를 상대로 아득바득 아주 사소한 것까지 털다가 이제와서는 아예 상관없는 일이라는 듯이 대놓고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한다. 그런 검찰 출신 정권과 그 정권 아래에 수족처럼 움직이는 검찰을 보면서 대중은 어떤 판단을 할 것인가. 이재명에 대한 악마화도 그래서 이제는 힘을 잃어간다. 그런 검찰이 2년 가까이 수사하고도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다. 설사 답이 나오더라도 그때는 너무 늦다. 무능하거나 결국에 권력이 작용한 것이거나.

 

암살미수 피해자가 헬리콥터로 이송되었다고 그를 수사하겠다고 하면 과연 유권자들이 움직이겠는가 하는 것이다. 차라리 지금 뉴스 자체가 사라져서 관심에서 멀어져 있을 뿐이지 오히려 수사가 시작되면 이재명 대표가 암살의 피해자가 될 뻔했다는 사실만 드러나고 마는 것이다. 전대통령의 사위를 지금 와서 수사하는 것이 유권자들에게 과연 현정부를 지지할 이유가 되어 줄 것인가. 무엇보다 그동안 언론이 하도 문재인 전대통령과 이재명을 갈라치기한 덕분에 이재명에게는 전정부에 대한 부채가 크게 지워져 있지 않은 상태다. 무엇보다 하다못해 이명박근혜 정부 수준의 최소한의 기준조차 보여주지 못하는 정부가 법과 정의를 앞세워 그런 수사를 한다고 설득력따위 있을 리 없는 것이다. 오히려 반감을 키우면 키웠지.

 

공부만 잘한 엘리트들이기 때문이다. 공식도 잘 외우고 응용도 잘하는데 정작 그 이상 필요한 상황에 창의적인 사고를 하는 것에 약점을 보인다. 문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출제자가 의도한 답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검찰과 언론과 자칭 진보가 붙어먹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비슷한 놈들이 비슷한 짓거리를 반복한다. 이렇게 하면 통하겠지? 그 결과가 2찍 진보까지 가세한 한동훈 띄우기다. 덕분에 2찍 진보들은 신났다. 윤석열 비판하는 척 하면서 다시 진보인 연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마저도 나서는 놈이 거의 드물기는 하지만. 내가 아는 자칭 진보지식인 논객들 다 어디서 코박고 뒈졌는지 찾아보기가 힘들다. 차라리 나서서 서민처럼 빨아주기라도 하던가.

 

아무튼 정치도 기술이라는 것이다. 전문성이 필요하다. 필요하다면 측근이라도 가족이라도 일정부분 희생해야 한다면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쇼도 보여 줄 수 있어야 한다. 수사만 잘하면 되는 줄 알았다. 언론만 잘 이용하면 될 줄 알았다. 말빨 좀 되는 인간들 앞세우면 통할 줄 알았다. 대중은 어리석지만 오히려 그래서 누구보다 더 교활하고 이기적이다. 모르는 척 할 뿐이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수박들이 지랄하는 이유일 테지만. 한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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