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든 기업이든 중요한 판단을 내리려 한다면 우선해서 정확한 정보부터 확보하지 않으면 안된다. 더구나 내부적인 것이 아닌 대외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판단이라면 더욱 신중하고 엄격하게 획득한 정보의 정확성을 분석하고 검증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자칫 성급한 판단과 분석의 오류로 더 큰 손해를 끼칠 수도 있다.

 

물론 한국과 북한의 물리적 거리는 휴전선 하나를 사이에 두었을 뿐이니 매우 가깝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상식적으로 북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거의 실시간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 심지어 저 먼 미국이나 남미에서 일어나는 일도 실시간으로 보고받을 수 있는 정보화사회인 것이다. 그런데 하필 상대가 북한이다. 저 미국도 북한 내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속속들이 알지 못한다. 그러니까 한국 국민이 바다를 통해 북한까지 갔어도 언제 어떻게 무슨 이유로 어떤 과정을 통해 북한에 가게 되었는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자진해서 월북한 것인지, 북한 당국에 의해 납치된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표류인지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확실히 하태경의 출신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을 정상국가라 여기는 것 같다. 북한의 정보를 알려 하면 바로 알 수 있다고 믿고 있는 듯하다. 아직도 어디선가 북한으로부터 정보를 바로 받아 볼 수 있는 통로가 남아 있다는 것일까? 일단 한국 국민이 북한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치고 혹시라도 자진월북이면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사실상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북한이 귀순을 받아주기라도 하면 그때부터는 해당 국민에 대한 모든 책임과 권한은 북한 당국에 속하게 된다. 귀순을 받아준 순간부터 원래 북한 주민이었어도 북한 당국이 탈북자들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할 수 없는 것과 같다 할 수 있다. 그래서 북한에서도 문제삼는 것도 속아서 탈북했다 주장하는 몇몇에 국한되어 있는 것이다. 더구나 북한에서 한국 국민을 사살하고 시신까지 훼손했는데 도대체 어떻게 왜 무슨 이유로 어떤 과정을 거쳐 그리 되었는지 사실관계 역시 정확히 파악해야 제대로 된 대처를 할 수 있을 것 아닌가.

 

북한과의 이슈는 항상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 사안이란 것이다. 자칫 사실관계에서 사소한 오해나 오류로 인해 남북관계는 물론 대한민국의 국익에도 상당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더욱 모든 언론이 현정부에 적대적이며 남북관계에서 꼬투리를 잡으려 하는 지금 더욱 신중하게 정확한 정보를 파악해서 올바로 판단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니까 혹시라도 북한 군인이 한국 국민을 자신들의 영토에서 사살하고 시신을 훼손할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던 것은 아닌가 살펴야 하고, 그러므로 어디까지 한국 정부가 한국 국민을 위해 나설 수 있는 것인지도 판단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므로 면밀하게 가능한 모든 정보를 취합하고 가장 가능성 높은 합리적인 결론을 내린 뒤 그에 따른 행동을 결정해야만 하는 것이다. 과연 그 모든 과정이 하란다고 바로 몇 시간 안에 이루어질 수 있는 성격의 일들인가 하는 것이다. 더구나 대통령이 직접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전문기관에서 그 모든 과정을 마치고 나면 그에 따른 판단과 결정만을 최종적으로 내릴 수 있을 뿐이다.

 

언제부터 북한에서 일어나는 일을 실시간으로 다 낱낱이 알 수 있었다고. 언제부터 북한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해 한국 정부가 일일이 다 바로 대처할 수 있었던 것인가. 아니 오히려 그렇게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고 대응에 나설 경우 실수가 발생할 수 있었다. 사실관계에서 북한과 다투는 과정에서 자칫 손해를 보게 될 수 있었다. 북한보다 더 많이 더 정확하게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어야 이후 북한과의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고 이익을 취할 수 있다. 기본 가운데 기본 아니던가. 그래서 한국 국민이 북한 영해로 들어가고 사살당하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정보를 취합하는데 하루나 이틀의 시간조차 너무 길다는 것인가. 올바른 판단과 결정을 내리는데 그 시간조차 너무 늦다는 것인가.

 

정상적인 국가이기에 더욱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 큰 국익이 걸린 사안이기에 그만큼 더 신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실관계도 파악하지 않고 자국 국민이 북한 영해에 있으니 특수부대부터 보내야 한다? 헬기를 띄우고 군함을 파견해야 한다? 그러니까 국민의힘이 정권을 잡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따위로 하다가는 나라 다 말아먹는다. 뻔히 바다 위에 떠 있는 배가 실시간으로 가라앉고 있는 상황이 아니란 것이다. 바로 대처가 가능한 영해 내에서의 상황이 아닌 사실상 국경 밖에서 일어난 상황인 것이다. 그런데 같다? 뇌가 진짜 우동사리인 것인가.

 

한국 국민이 북한에 있으니 왜 있고, 어떻게 있고, 그러므로 어떻게 한국 정부는 행동해야 하는가를 먼저 면밀히 살피고 판단해야 오히려 올바른 것이다. 그런 와중에 사람을 쏴죽이고 시신을 불태우기까지 한 북한 놈들이 제정신이 아닌 것이지 한국 정부의 대응은 오히려 정상적이었다. 저 놈들에게 정권 내주면 안되는 이유를 또 하나 찾았다. 저 놈들은 한국 국민 표류해서 북한으로 떠내려가면 총부터 쏘고 시작할 놈들이다. 그야말로 미친 놈들이다.

 

하여튼 그렇게 정확한 정보를 취합하고 판단하는 과정에서 동원된 고급 정보수단들을 노출하지 않으려는 심지어 동료의원들의 노력마저도 우습게 만드는 자칭 보수정치인과 보수언론이란 뭐하는 것들인지. 누가 이적행위를 일삼는 매국노들인지 바로 드러나는 듯하다. 한국 정보력을 북한에 팔아넘기려는 시도일까? 더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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