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얼마나 미개하고 야만적인 나라인가 말이다. 아마 두 세기 쯤 거슬러 올라가면 상당히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일처리란 평가를 받았을 것이다. 대인감염의 위험성을 알고 아예 외부인의 접근을 차단한 뒤 더이상의 감염을 막기 위해 확실하게 시신을 불태우기까지 했으니. 그런데 지금은 21세기다. 더이상 전염병은 저주도 악령의 농간도 아닌 시대다.

 

사실 이런 경우를 막기 위해서라도 벌써부터 북한의 코로나19방역을 우리 정부가 도와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던 것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조선시대 이전에 머물러 있는 북한을 근대 어림까지는 끌어올려 놔야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도 벌어지지 않는 것이다. 혹시라도 전염병이 국경을 넘어 들어올까봐 무차별적으로 사람을 쏴 죽이고 그 시신을 불태우기까지 한다. 혹시라도 그냥 표류한 것인데 그렇게 무참히 살해하고 시신까지 훼손한 것이면 어떻게 하는가.

 

물론 북한이 아주 미쳐 돌아가는 것이 아닌 이상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표류자를 바로 쏴서 죽이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표류자라면 구조해서 송환시키는 것만으로도 한국 정부와 국민의 인심을 크게 살 수 있다. 죽여서 시신까지 훼손하는 것과 비교해서 리스크는 적고 이익이 크다. 잘만 하면 방역과 관련해서 많은 지원도 받아낼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런 계산조차 안되는 상황이 아니라면 결국은 죽여도 상관없다는 판단이 설 만한 상황이 아니었겠는가. 그만큼 서로의 경계로부터 떨어진 위치이기도 하고. 아니라면 그 정도 판단조차 안 될 정도로 지금 북한의 상황이 막장이란 뜻이리라.

 

지금 북한의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것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이 체제적으로 북한에 비해 얼마나 우월한가도 한 눈에 보여주는 사건인 것이다. 중국인들 그리 들여보내지 말라 하는데도 오히려 중국에서 멀쩡하다던 사람까지 검역으로 걸러내며 최소한으로 확진자를 억제하고 있는 중이다. 중국인들 들어오면 바로 코로나 확산돼서 나라 망할 것처럼 떠드는데 국경을 최소한으로 막은 상태에서도 그럭저럭 사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에 비해 귀순하겠다는 사람조차 받아들이지 못할 만큼 북한의 방역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만큼 필사적인 것이다. 그런데도 감당이 안된다는 뜻인 것이고. 그런데도 저런 북한의 모습을 비판하면서 우리도 외국인들 막자. 북한과 같은 수준으로 떨어지자는 소리인 것이다.

 

아무튼 얼마나 북한이 막장으로 가고 있는가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 정부가 먼저 손 내밀 때 바로 알아서 잡았어야지. 물론 우리 자신도 감당하기 버거운 상황이지만 북한 상황도 안정되어야 비로소 우리도 더 마음놓을 수 있다. 저 놈들 저따위로 사고치다가 그 사고가 더 커지면 누가 감당하게 될까?

 

이 좁은 한 반도에 두 세계가 존재한다. 시대마저 서로 다르다. 거의 중세 봉선사회에 머물러 있는 북한과 21세기 정보화시대에서도 최첨단을 달리는 대한민국. 문명 게임에서는 이 정도 차이가 벌어지면 전혀 리스크없이 식민지전쟁도 일으킬 수 있던데. 김씨 일가가 이 원죄를 어찌 다 감당할 지 모르겠다. 끔찍한 상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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