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이 부패했다는 것은 정권의 권력이 부정하게 쓰이고 있다는 뜻이다. 대통령이 우연히 친구 부인과 눈맞아서 바람이 났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으로서 자신의 신분이나 지위, 권력을 사용하지 않았으면 그냥 눈살찌푸려지는 부도덕한 사생활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개인이 부도덕한 것이지 정권이 부도덕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선진국들에서도 아무리 권력자라도 개인의 사생활과 공적인 영역은 구분하는 경우가 많다.

 

과연 그같은 부정하고 부당한 행위를 하는데 있어 정권의 구성원으로서 주어진 권력을 부정하게 부당하게 사용했던 것인가. 자신의 권력을 수단삼아 부정하고 부당한 이익을 챙기려 했던 것인가. 이를테면 펀드에 투자하고는 자기가 투자한 펀드가 수익을 내도록 관계부처에 압력을 행사했는가. 혹은 관계공무원에게 청탁을 넣었었는가. 그도 아니면 자기가 직접 편의를 봐주었는가. 그도 아니고 단지 사기로 결론이 난 펀드에 수익자로 가입해 있었다. 뭘 어쩌라고?

 

하물며 아직 공직에 나가기도 전에 있었던 일이다. 대부분 사인들에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고, 문제가 되더라도 작게 문책받고 끝날 정도의 사안이다. 사실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어도 이미 법적인 처벌도 다 끝났다면 더이상 문제삼아서 안되는 것이다. 법적인 처벌이라는 게 그런 의미다. 그래서 보호감호란 제도가 문제가 되었던 것이었고. 처벌을 받고 나서 크게 반성하여 오히려 모범적인 삶을 살았다면 과거의 죄를 근거로 그를 비난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아무튼 권력이 주어지기도 전에 권력과 상관없이 벌어진 일들에 대해 부정과 비리의 굴레를 씌우는 의도는 과연 무엇인가.

 

모씨의 사생활에 대해 사람들이 이미 알면서도 크게 거론하지 않았던 이유였다. 말 그대로 사생활이었으니까. 평소 하는 짓거리가 어떻든 개인의 사생활은 별개의 영역일 테니까. 그게 바로 공사의 구분이라는 것이다. 서로 정치적으로 죽어라 싸우는 사이더라도 굳이 건드릴 필요가 없는 영역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왜 이제와서 그 사생활 문제를 들추기 시작했는가. 지금 그 모씨가 공사를 가리지 않고 타인을 음해하고 비난하는데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현직 국회의원으로 있으면서 저지른 행위들에 대해서는 모성애, 아직 그저 일개 대학교수에 불과하던 시절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는 무슨 엄마찬스네 공정성이네 무려 수백만 건의 기사가 쏟아진다. 뭐가 중요한지 모르는 것인가? 안다. 나경원은 그래도 된다. 그러나 조국은 그래서는 안된다. 누가 대한민국의 주인으로서 정당한 자격을 가지고 있는가 스스로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나경원이 그러는 건 권리고 조국이 그러는 건 월권이다.

 

정권이 부패했는가? 그래서 어디서 어떤 권력이 그렇게 부정하게 부당하게 쓰였다는 것인가. 사기펀드에 수익자로 이름이 올라갔다? 그래서 원금 돌려받지 못하면 그냥 똑같은 사기피해자인 것이다. 사기꾼의 말만 믿고는 돈을 받았다 기사를 냈다가 이번에는 사기꾼의 말이니까 믿을 수 없다며 폭로에는 귀를 닫는다. 모씨에 대해서는 그냥 원래 자칭 진보란 그런 놈들이란 말로 가름하려 한다. 별 병신같은 프레임이다. 의도가 많이 성공한 것 같기는 하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