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와 투자의 차이는 독점에 있다. 상품 자체든 혹은 그와 관련한 정보든 독점을 통해 우월적 지위를 확보하고 그를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얻는다. 하긴 아니면 그렇게 단기간에 확실한 이익을 실현한다는게 얼마나 가능할까?

단순히 다주택자라서 문제가 아니다. 투기목적의 다주택소유가 문제인 것이다. 모두가 가지고 싶은 집을 독점하고 그를 이용해 부당하게 가격을 올려 이익을 취하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그 결과 소수 다주택자들의 담합과 인위적 조작으로 인해 실수요자들이 아예 집을 살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로 가격이 오르고 만다. 심지어 신혼부부나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공급물량마저 이들이 독점하며 정작 필요한 사람이 사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다주택이 문제가 아니라 그 동기나 그로 인해 일어나는 문제들이 사회 전체를 위해 해악이 되므로 규제하자는 것이다. 차라리 다주택자더라도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고 세금만 제대로 내면 - 아니 그냥 다주택 소유하고 그에 따른 세금만 어김없이 낼 수 있으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실제 종부세가 얼마고 공시지가가 얼마든 자기 돈으로 산 부동산이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차익을 노리고 빚까지 크게 내서 구입한 이른바 갭투자자들이다. 단기차익만 노리고 들어왔기 때문에 그 정도 세금부담에도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이런 차익실현을 목적으로 한 다주택 보유마저 사유재산권이니 시장에 맡기고 내버려두어야 하는 것인가. 그로 인해 부동산 아닌 주택가격이 오르면 그 피해는 누구에게 돌아가는 것인가. 상가와 다른 이유다. 단독주택과도 다르다. 그래서 규제한다. 실거주 목적으로 구매하던가 아니면 투자목적을 분명히 하던가. 말하자면 부동산 투기란-아니 투기란 자체가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이며 다른 주체에 대해 피해를 줄 수 있는 행위란 것이다. 그래서 금지하는 것이다. 부동산 소유 자체가 문제라서가 아니라 그로 인한 시장의 교란과 개인의 피해를 막고자 하는 것이다.

그 점을 자꾸 오해한다. 아니 오해하게 만든다. 그런 언론을 보며 자신의 오해를 사실로 확신한다. 현정부는 부동산 소유 자체를 죄악시하고 있다. 부동산의 사유 자체를 죄악시하여 규제하려 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그러면서도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정부더러 어떻게 해결하라 다그치는 것이다. 정부가 뭘 어떻게 해야 개인의 사유재산에 조금도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부동산 가격을 잡을 수 있을까? 그래서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한 정책을 내놓았더니 사유재산을 부정한다. 정부가 언제 다주택자가 실거주 이외의 주택을 팔지 않으면 처벌하겠다 하기라도 했는가. 세금 더 올릴테니 세금 더 낼 능력 되면 가지고 있으라. 따라서 문제가 된다면 부동산을 정당하게 구입했고 세금도 제대로 내고 있는가부터 따져물어야 한다.

하여튼 허수아비 때리기도 아니고 현정부의 정책 자체가 주택용 부동산에 집중되어 있는데 상가 가지고 이러쿵 저러쿵. 남몰래 알려지지 않은 정보를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빼돌려 선점한 것도 아니고 모두 아는 곳에서 시세보다 싼 매물을 빚까지 내서 산 것이 전부다. 그런 것까지 투기인가? 정부가 그런 행위까지 규제해야 한다는 것인가? 적당한 곳에 적당한 살 집이 없으면 당장 많은 사람이 곤란해지지만 상가는 아니다. 그리고 상가의 가치는 수요공급보다는 주변 상권의 변동에 더 크게 영향울 받는다. 아무리 건물을 비싸게 주고 샀어도 주변 상권이 그만하지 못하면 임대료를 올려 받을 수 없다. 가치가 떨어진다. 아는 사람일수록 상가투자는 신중해야 한다 말하는 이유다.

주거용 부동산- 그 가운데서도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부동산 전체에 대한 규제가 된다.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기에 대한 규제가 부동산 소유 자체를 부정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능력 되면 사는 것이다. 자기가 돈 벌어 사는 것을 누구도 뭐라 할 수 없다. 다만 그에 따른 사회적 책임을 세금의 형태로 져야 한다. 어차피 대출이란 빚인데 빚마저 자신의 권리이기만 한 것은 아니미 않은가. 빚까지 내가며 단기차익을 위해 실거주이외의 집을 사서 실거주목적의 수요자들에게까지 피해를 주지 말라. 도대체 비판하는 포인트를 모르겠다. 부동산 소유가 문제인가? 투기에 대한 규제가 잘못인 것인가? 언론의 의도는 분명하다. 아파트 규제는 부동산 규제고 사유재산 침해다.

과연 얼마나 부당한 권력이 개입되었는가? 얼마나 부정한 수단들이 동원되었는가? 아파트의 투기수요를 규제했으니 아파트도 상가도 사서는 안된다. 그것은 위선이다. 그러니까 도대체 정부가 어떤 의도로 어떤 대상에 대해 강한 규제정책을 펴고 있는가 묻고 있는 것이다. 비판과 사실의 상관관계에 대한 의문이다. 무엇이 모순되고 위선적이기까지 한가. 부질없다. 기레기가 기레기일 수 있는 이유는 끊임없이 먹이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또 그들은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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