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더듬어보자. 지난 2월 대구에서 신천지를 시발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할 당시 정의당 대표 심상정은 대통령 탄핵까지 언급하고 있었다. 어차피 너희는 대통령 탄핵을 못 막는다. 자신감이었을 것이다. 이대로 코로나19가 크게 확산되면 정부와 민주당의 지지율은 추락할 것이고 총선에서도 참패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미래통합당과 손잡고 민주당내 반문세력과 연대해서 대통령을 탄핵시키고 새로운 정권을 출범시킬 것이다.

 

마침 기회도 좋았다. 미래통합당은 여전히 지리멸렬한 상태였고 현직 대통령을 탄핵하고 새로운 정권을 세우기 위해서는 정의당의 협력이 어느때보다 필요한 상태였었다. 정의당이 잘만 협력하면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로 지지율이 추락할 민주당을 더욱 궁지로 내몰아 미래통합당이 총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둘 수도 있었던 것이었다. 대신 미래통합당이 지역구선거에서 승리하도록 돕는 대가로 비례투표와 이후 새로운 정부에서 정의당의 지분을 인정받을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런데 정의당의 계산과 달리 코로나19의 확산이 너무나 빠르게 잡히면서 오히려 정부와 여당의 지지율만 올려주고 말았다. 어떻게든 민주당의 의석을 줄여보려 발악했음에도 친민주당 성향의 의석까지 모두 더하면 180석이 넘는 그야말로 유례없는 압도적 승리를 거두고 있었다. 과연 정의당의 속마음이 어떻겠는가.

 

정의당 입장에서 맺힌 한과도 같은 것이다. 코로나19만 아니었다면. 코로나19만 그렇게 빨리 잡히지 않았다면. 코로나19가 당시 모두가 예상했던대로 더 크게 확산되어 나라 전체가 위험해졌더라면. 망령이란 과거의 한을 여전히 부여잡고 지금에라도 이루고자 하는 집착을 일컫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다시 코로나19가 크게 확산된다면. 코로나19가 크게 확산되어 사람이 수도 없이 죽어나가고 나라 경제까지 절딴나게 된다면. 그러면 다시 정부와 여당의 지지율은 폭락할 테고 혹시라도 민주당 내부의 반란표만 이끌어낼 수 있다면 미래통합당과 함께 대통령 탄핵도 노려 볼 수 있지 않을까.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정당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지 않겠는가.

 

집회의 자유라는 건 그냥 명분이다. 국민 한 사람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나라 전체를 파멸로 내몰 수 있는 전쟁까지 불사해야 한다는 주장처럼, 집회의 자유를 위해서 전국민을 코로나19의 위험에 노출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왜이겠는가. 그래야 문재인 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으니까. 민주당을 무너뜨릴 수 있으니까. 그래야지만 정당한 집권자인 보수세력이 정권을 잡은 아래에서 자신들도 올바로 진보적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미 그러기로 약속했는데 한 번 좌절되었으니 다시 그 약속을 이루기 위한 시도는 해 봐야 하는 것이다. 대통령을 탄핵하고 민주당을 해산하고 보수와 자기들 진보가 모든 것을 나누어 가진다.

 

이미 MBC PD수첩을 통해 당시 검찰의 의도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상황이란 것이다. 그러면 검찰 혼자만 그런 계획을 가지고 있었을까? 하필 당시 탄핵을 외치던 인물이 셋 있었다. 하나는 심재철, 하나는 심상정, 그리고 다른 하나가 진중권이다. 진중권은 한겨레, 경향을 비롯한 자칭진보들과 연결된 인물이었다. 그리고 다시 그들이 하나가 되어 코로나19의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에 태극기집회를 지지하고 나서고 있다. 우연이겠는가.

 

전쟁까지 불사해야 한다는 것이나, 코로나19의 확산도 감수해야 한다는 이 모든 것이 정의당과 자칭 진보의 절박한 인식과 목표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누구와 무엇을 위해 연대하며 그렇기 때문에 누구와 적대해야만 하는가. 궁극적으로 누구를 죽이려 하고 있는가. 대놓고 정경심 죽으라 하고 있는 중이란 것이다. 조국도 죽고, 윤미향도 죽고, 다 죽으라. 차라리 저주에 가깝다. 저런 것들이 과연 진보이기는 한가. 원래 저런 것들이었다. 새로울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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