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분명해졌다. 사실 박재동 만화가 정도면 확실하게 현정부에 친화적인 인사라 보기 어렵다. 그냥 유시민이 말한 범진보 가운데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수구세력만 아니면 그래도 진보로 분류되는 진영 가운데 민주당이든 정의당이든 누구라도 크게 상관치 않는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이 집권하고 그 아래에서 뭔가 한 자리 맡을 가능성도 높다. 잡아 조져야만 한다.

 

박재동 만화가를 미투라는 이름으로 음해한 정황이 녹취록의 형태로 경향일보를 통해 보도된 바 있었다. 잠시 경향일보가 미쳤던 것이다. 그리고 바로 후배기자들의 반발을 이유로 기사 자체를 내리고 말았다. 2차 가해를 우려한다. 하지만 그 녹취록의 내용은 박재동 만화가가 자칫 음해할 목적으로 조작한 미투의 희생양일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담고 있었다. 혹시라도 녹취록의 내용이 사실이고 적확하게 정황을 가리키고 있다면 오히려 피해자는 고발인이 아닌 박재동 만화가 자신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건 용납지 못하겠다.

 

그러고보면 미투와 관련해서 여성계나 언론이 미쳐 날뛰던 대상은 하나같이 현정부와 가깝다 여겨지던 인사들이었었다. 그밖의 대상들에 대해서는 언론이든 여성계든 크게 관심조차 없었다. 다른 미투는 단지 수단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미투라는 흐름에 편승해서 여성주의의 이름으로 문재인 정부를 단죄하자. 원래 자칭 진보의 주류가 이렇게까지 여성주의에 치우쳐 있지는 않았을 텐데 어느 순간부터 여성주의가 곧 진보를 가리키게 된 이유일지 모르겠다. 여성주의는 박근혜를 통해 수구와도 이어져 있다. 수구란 다른 말로 이 사회의 기득권이고 주류다.

 

몇 번이고 말했다. 자칭 여성주의자 가운데 좋은 집안 출신 아닌 경우가 거의 없고 좋은 대학 출신이 아닌 경우는 더욱 드물다. 배우자까지 포함하면 그들이야 말로 이 사회의 천룡인 가운데 천룡인들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연대하려 할 때 누구와 연대하려 하겠는가. 여성주의든 언론이든 결국 여성주의와 성폭력 피해자들의 마지막 하소연일 미투마저 자신들의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것 뿐이다.

 

명백히 피해자라 주장한 여성이 다른 의도를 가지고 박재동 만화가를 음해한 정황이 담긴 당사자의 메신저였을 텐데도 2차 가해를 우려해서 기사를 삭제한다. 과연 그들이 진정 우려한 것은 2차 가해였을까? 아니면 박재동이라는 이름이 현정부의 아군 가운데 하나로 포함되는 모습이었을까? 그게 바로 자칭 진보란 것이다. 자칭 여성주의와 연대한 순간 숙명이라 할 수밖에 없다. 박근혜를 다시 원래 자리로 되돌려야 한다. 절박하기까지 하다. 눈물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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