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에서 돈 꼴레오네는 아들 마이클에게 이렇게 경고한다.

 

"가장 먼저 휴전을 제안하는 놈이 배신자다!"

 

말 그대로. 도대체 지금 와서 김대중의 JP연합과 노무현의 대연정을 끄집어내는 이유가 무얼까?

 

당시와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당시는 김대중이나 노무현이나 너무 소수여서 혼자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그나마 자칭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이라도 도왔으면 모르겠는데 참여정부 망하고 노무현 죽으라고 오로지 한나라당과 손잡고 전방위에서 공세만 폈던 것이 바로 민주노동당이었다. 전방위라는 말은 모든 일을 사사건건 다 반대했다는 뜻이다. 지금과 똑같다. 이명박근혜시절에도 이렇게 악착같이 반대만 하지는 않았었다. 김대중의 새천년국민회의는 당연히 원내에서도 소수였고, 노무현은 열린우리당까지도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중대한 국정과제를 원활히 처리하기 위해서라도 권력을 나누고 손을 잡아야겠다 결심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뭐라? 민주노동당 찌꺼기인 박용진이 이제와서 뭐?

 

지금은 여당인 민주당이 압도적인 다수당이다. 국민의힘의 도움따위 없이도 민주당 혼자서 대부분 법안을 상정하고 통과시킬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야당이고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지지하는 정당이니 인내하며 기대려주는 것이지 지금 당장에라도 거의 모든 법안을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하려면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미 협치는 하고 있다. 답답할 정도로 아주 질릴 정도로 협치를 하고 있는 중이다. 뭘 어쩌라는 것일까? 대통령 자리라도 넘겨줄까? 아예 정권을 국민의힘에 넘겨줘? 국민의힘이 원하는대로 공수처도 포기하고, 공정경제 3법도 포기하고 다 포기할까? 그러면 만족하려나? 자기가 추진하던 유치원 3법을 가장 앞장서서 격렬하게 반대한 정당이 어딘가를 떠올려보라. 협치하자고? 자기가 추진한 법안 통과되었으니 얻을 건 얻었고 나머지는 상관없다?

 

대부분 박용진이 어떻게 지역구에 공천받았고 국회의원까지 되었는가를 잘 알고 있다. 김종인 라인이었다. 원래 민주노동당 출신이다가 유시민 따라다니다가 이해찬 쫓아서 민주당 와서는 끈떨어진 연 신세가 되니 김종인 붙잡고 공천 받아 국회의원까지 되었다. 말하자면 민주당 내에 몇 안 되는 김종인 라인이라는 것이다. 누구에게 충성해야겠는가? 어차피 민주당따위 없어도 자기는 얼마든지 혼자 힘으로 지역구에서 당선될 수 있으리란 자신감까지 있다. 표차가 얼마나 압도적이었었는가. 평소 당내에서 입바른 소리를 해왔던 이미지도 있다. 그러니까 문재인 정부며 민주당이며 망해라. 민주노동당 종자들은 그래서 받아들이는 게 아니다. 유시민이 진짜 제대로 똥을 싸갈기고 말았다.

 

상황이 다르다. 사정이 다르다. 필요가 다르다. 김대중이나 노무현이나 당시 필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절박한 사정에 따라 그리 정치적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누구를 위한 연정이고 연대고 협치인가? 민주노동당, 아니 자칭진보는 실제 누구와 더 가까운가? 한겨레TV를 보면 알 수 있다.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비판하더라도 애정이, 민주당에 대해서는 철저한 경멸과 혐오와 증오, 그리고 의심이 자리하고 있다. 원래 그놈들이 그런 놈들이다.

 

아무리 그래도 금태섭 정도 말고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국민의힘에 모든 걸 넘겨주라 주장한 놈이 없었다. 국민의힘은 지금 양보를 원하는 게 아니다. 타협을 원하는 게 아니다. 다 내놓으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다 내주자. 아무것도 하지 말자. 그래야 문재인정부가 망하고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다. 그때 쯤 박용진은 국민의힘에 가 있을 것이다. 그때까지 김종인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수 있으면. 하필 타이밍도 김봉현 폭로로 국민의힘 곤란해진 상황이다. 과연 우연인가.

 

벌건 대낮부터 별 되도 않는 헛소리를 듣게 된다. 깜이 안되는 인간이 줄 잘 타서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나니 눈에 봬는 게 없는 것이다. 삼성만 때리면 진보가 된다. 진보가 참 저렴해졌다. 미친 놈이 미친데도 이유가 있다. 빌어먹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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