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이란 결사체다. 자연적인 집단이 아니다. 동일한 정치적 성형과 지향과 목적인 가지는 개인들이 모여 그것을 이루기 위한 행동을 하고자 인위적으로 모인 집단인 것이다. 그런데 그런 정당의 구성원 가운데 그 원래 취지인 공동의 지향과 목적에 위배되는 행동을 하는 이들이 나온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간단하게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해 일해야 하는 정의연의 회원이 위안부는 없다고 주장한다. 혹은 여성단체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인물이 인구감소를 해결하기 위해 성폭행과 일부다처제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니면 남성인권단체에서 여성의 지위와 권리를 위해 남성이 더 양보하고 희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거 보수정당에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인사들이 여럿 영입되어 배지도 달고 했었음에도 지금 그 이름조차 아예 잊혀지고 만 이유와 같을 것이다. 아무리 다양성이 중요하다고 경제발전을 위해 그린벨트고 천연기념물이고 다 밀어버리고 콘크리트로 쳐발라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간을 환경단체에 남겨둘 수는 없는 것이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별로인데 보수유권자나 혹은 보수적인 중도층이 보기에 괜찮다면 원래 그런 쪽 사람이기 때문인 것이다. 민주당 지지자들과는 오히려 전혀 맞지 않고 보수정당에 더 걸맞는 인재이기에 그리 보이는 것이다. 실제 민주당에서 그렇게 말많고 시끄럽던 조경태가 국민의힘 가서 얼마나 조용한가 보라. 자기와 맞는 곳을 찾아가면 자연스럽게 불평과 불만도 사라지고 더 자기가 소속한 정당에 충실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반면 처음부터 자신과 맞지 않는 곳에 있었기에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분란도 일으키고는 하는 것이다. 그러면 어찌해야 하는가. 더 좋아하는 쪽으로 옮겨가면 된다.

 

당장 금태섭이나 양향자만 봐도 좋게 나간 것은 아니지만 민주당을 나가고 나서 얼마나 편하게 자기 하고 싶은대로 하면서 지내고 있는가 말이다. 하는 말이며 행동 자체는 크게 달라진 게 없는데 그만큼 더 편해지고 여유로워졌다. 그리고 결국 자신들이 원하던대로 보수에서 떨어져나온 이준석과 합류해 자기 자리를 찾아갈 수 있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더이상 민주당 이름 걸고 자기들을 화나게 하는 말이며 행동들을 하는 것을 보지 않아도 되니 기분이 좋고, 나간 당사자들도 누구로부터 크게 비난받지 않으면서 하고 싶은대로 말하고 행동할 수 있으니 좋다.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 해당 정치인의 말이며 행동들이 마음에 들었다면 마땅히 그를 영입해 데려가는 것이 서로를 위해 좋은 일인 것이다. 민주당 지지자는 싫어하는데 보수 지지자가 좋아하는 이를 괜히 민주당에 남겨두기보다 서로가 좋도록 더 좋은 곳으로 데려가는 것이 모두를 위해 행복할 수 있는 길인 것이다.

 

보수지지자들이 좋아하기에 외연을 위해서도 남겨두어야 한다. 민주당 지지자들을 불편하게 하지만 다양성을 위해 용인해야 한다. 좋아하기는 보수지지자들이 더 좋아하는데 외연과 다양성을 위해서 민주당 지지자들이 희생하며 끌어안아야 한다는 주장은 얼마나 모순적인가 말이다. 원래 태어나면서부터 민주당인 것도 아니었고, 민주당이란 정체성이 평생 죽을 때까지 이어지는 것도 아니며, 민주당을 벗어나서는 살 수 없는 것도 아니다. 대한민국은 정당의 가입과 탈퇴에 전적인 자유가 주어지고 있다. 누가 언제 어느 정당에 입당하고 탈당할 것인지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고 누구도 그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 다만 그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혹은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이들에 대해서 일정한 제약을 가할 수는 있다. 그러나 어차피 보수지지자들이 더 좋아하는 정치인이지 않은가.

 

보수지지자들이 더 좋아하는 박용진을 민주당에 남겨두는 것이 민주주의라는 주장에 코웃음을 치는 이유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그리 싫어하는 말과 행동만 보여 왔는데 민주주의니까 끌어안아야 한다. 민주주의니까 당원 전체의 의사로 최소한 책임과 권한이 있는 위치에는 올리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같은 이유에서 보수지지자들이 좋아하는 정치인들만 열심히 편들고 있는 한겨레는 과연 진보언론이라 할 수 있을 것인가. 보수언론과 지식인, 정치인들이 좋아할만한 사실들만 가지고 민주당을 비판하는데 열심인데 그것을 진보적인 성향에 의한 것이라 주장할 수 있을 것인가. 심지어 외국인혐오와 여성혐오, 특정세대에 대한 혐오에 기반한 이준석의 정치마저 찬양하던 곳이 바로 한겨레인 것이다. 이제는 마땅히 한겨레도 보수로 놓아 주어야 한다. 경향일보야 이미 오래전에 자신의 친검찰 친기득권 성향을 인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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