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2030 남성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있다. 민주당이 2030 남성들을 외면하고 있기에 자신들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자신들을 소외시키고 있기에 자신들도 역시 자신들을 위해 국민의힘을 지지하고 나서는 것이다. 심지어 그래서 윤석열도 지지하고 탄핵반대 집회에도 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묻게 된다. 그러면 국민의힘은 2030 남성들을 위해 무엇을 해 주었는가? 그래서 뭘 어떻게 해 주었기에 지지하는 것인가? 그러니까 뭘 어떻게 해 주면 민주당을 지지할 것인가? 민주당은 페미를 싸고돈다. 그러면 국민의힘에는 페미가 없는가? 그래서 떠올리게 된다. 이준석이 임명한 황보승희는 저들에게 착한 페미였었다.

 

그러니까 이 당이 뭔가를 못해서 저 당을 지지하면 그 당이 그보다는 나은 게 있어서 지지하는 것 아니겠는가. 다만 하나라도 더 나은 것이 있으니 지지할 것인데 그것이 무엇인가? 그토록 강조하는 2030 남성들에 대한 정책이나 입법만을 전제로 묻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뭘 얼마나 잘해줬는데? 그러면 민주당은 또 뭘 얼마나 그보다 못했는데? 역시 페미? 그러면 국민의힘의 페미나 여가부에 대한 태도는 또 왜 그리 다른가?

 

그냥 솔직히 인정하면 될 것을. 자기들의 성향이 원래 그래서 보수적이라고 하는 것을. 그래서 항상 강조해 말하는 것이다. 너희는 원래 성향이 그래서 보수인 것이다. 그러니 굳이 민주당을 지지할 이유 찾지 말고 솔직하면 된다. 괜히 사람 헷갈리게 중도입네, 원래 민주당을 지지했었네 떠들 이유따위 없다. 

 

하여튼 자기들 세대, 성별 싸잡아 이야기하면 가장 발작하는 것이 또 그들일 것이다. 항상 다른 성별 다른 세대 말할 때는 자기들도 싸잡아 이야기하면서. 타인에 대한 혐오나 증오, 경멸의 감정을 합리를 앞세워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도 또 그들일 터다. 그런데도 자기들만은 싸잡지 말라. 부정적으로 언급하지도 말라. 평가하지도 분석하지도 말라. 그냥 자기들이 말하는대로만 따르라. 그러니까 대체 뭘 어떻게 해 주면 그 중도적이고 합리적인 지지성향이 민주당으로 바뀔 거냐고?

 

내가 괜히 저들 자극해서 돌아서게 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에 코웃음을 치는 이유일 것이다. 다시 민주당을 지지할 수도 있는데 끌어안아야지 밀어내려 해서는 안된다. 원래 성향이 그렇다고. 민주당이 아무리 잘해봐야 대구경북의 노인들이 민주당을 지지할 가능성따위 없는 것처럼 원래 성향이 그래서 그러는 것을 왜 남탓을 하는가? 평소 하는 말을 들어보면 딱 그쪽 성향들일 텐데. 그러고서는 자기들이 자기들을 싸잡아 2030 남성이라는 집단의 뒤에 자신을 숨긴다. 이게 참 비겁해서 뭐라 말할 수 없이 비루한 모습이기도 하다.

 

성소수자에 대한 트럼프의 발언에 환호하며 쏟아내는 논리들을 보면서 새삼 확인하게 된다. 취직을 못해서 그런가 싶었더니 멀쩡한 직장인들도 다수다. 하긴 120시간 노동발언이 나왔던 게 판교 IT직원들과의 대화 가운데서였었다. 결국은 그냥 성향이 그런 것이다. 뭘 어쩌겠는가? 자기가 보수적이라 그렇다는데. 내 주위에도 원래 성향이 보수적이라 정치이야기따위 걸러서 듣는 지인들이 꽤 된다. 그걸 어떻게 바꾸겠다고? 밭갈이도 중도에서 하는 거지 보수를 대상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정치성 성향이라는 게 그리 쉽게 바뀌지 않는다. 똥파리가 윤석열을 지지한 것도 원래 그놈들 성향이 그랬던 것이지 다른 이유에서가 아닌 것처럼. 

 

아무튼 참 어려운 숙제다. 국민의힘은 해주지만 민주당은 해주지 않는 것. 국민의힘과 윤석열에게서는 기대할 수 있지만 민주당과 이재명에게서는 절대 기대할 수 없는 것. 그러면서 기존의 4050과 2030 여성들을 배반하지 않을 수 있는 그런 입법이나 정책이 뭐가 있을까? 그런 걸 해 주어야지 중도적이고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저들이 지지해준다는 거니. 힘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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