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쉽게 오해하는 부분인데, 김대중이 총재이던 시절부터 민주당 정치인들 역시 계급으로 보면 당시 민자당, 신한국당에 비해 크게 차이가 없었다. 당연한 것이 당시에는 정치를 하려면 지금보다 더 많은 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거의가 김대중이 어디서 정치자금이라도 얻어오지 않으면 자신의 사비로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돈 없으면 정치도 못한다. 그러면 지금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거지갑이라 하니 진짜 거지인 줄 알았던 모양이다. 정의당 논평 보고 어이가 없어서 한참을 웃었다. 직업이 변호사다. 여러 사회적인 사건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니 돈도 못 벌고 빌빌거리는 줄 알았겠지만 그런 와중에 돈 되는 사건 몇 개만 맡아도 어지간한 월급쟁이 일 년 수입을 훌쩍 넘길 수 있는 변호사란 것이다. 발에 채이는 게 변호사 출신에, 기업 ceo출신도 있고, 사회적으로 나름대로 성공했다고 할 만한 이들이 민주당에서도 거의 대부분 주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묻는다. 과연 민주당이 추진하는 여러 개혁정책들이 민주당 정치인들에게 얼마나 이익이 되기는 할까?

 

당장 박주민만 해도 임대차법 주도해서 만들지 않았으면 월세를 주호영처럼 23% 넘게 올려받았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박주민 자신 역시 이제 세입자를 들이고 나면 꼼짝없이 4년 동안 세를 5%에 못 올리고 마음대로 쫓아내지도 못할 텐데 굳이 자기에게도 손해가 되는 법안들을 입법하느라 욕만 본 셈이다. 대부분 민주당의 개혁이라는 게 그렇다. 집주인으로서, 땅주인으로서, 혹은 기업의 경영자로서, 아니면 법조인으로서, 아니더라도 국회의원이 되어 나름대로 사회적으로 성공한 신분이 되어서 뭔가 누려보려 해도 그것을 막겠다는 내용이 거의 대부분 민주당의 개혁정책들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내로남불 이야기가 나온다. 자기들도 그만큼 누리면서 왜 남의 권리는 제한하려 애쓰는가? 남의 권리만 제한되는가? 민주당 정치인들도 그 대상에 포함되는 것이다.

 

그 선후를 뒤바꾸니 내로남불이 되는 것이다. 남들 이익 누리는 걸 못하게 하면서 자기들은 이익을 누리고 있다. 아니 이전까지 같은 이익을 누리고 있었지만 그것이 부당하다 여겨 자기를 포함해서 모두가 제한을 받는 법안을 만드는 것이다. 이해가 되는가? 어째서 민주당 정치인들이 개혁에 소극적인지? 그래서 내가 자칭진보들을 욕하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 그래도 자기가 손해보면서까지 개혁을 추진하려는 정치인이 있으면 뒤를 밀어줘야 하는데 자기 손해보기 싫어서 반대한 정치인보다 못한 취급을 해 버리고 만다. 차라리 아무것도 안하는 게 낫다. 차라리 반대하고 세입자에게 전세 올려받는 쪽이 법안을 추진하고 그보다 못하게, 더구나 기존의 세입자도 아닌 신규세입자에게 법과 상관없이 올려받는 것에 대해 더 큰 비난을 퍼부어댄다. 그러면 아무것도 하지 말까?

 

그러니까 민주당에서 열심히 개혁 떠들던 놈이 어느새 돌아서면 철천지 원수가 되어 비난을 퍼부어대는 상황도 벌어지는 것이다. 내가 당연히 누려야 할 기득권인데 그것을 막아서려 하니 민주당이 적으로 돌아서는 것이다. 그 순간 그들은 국민의힘과 계급적으로 동일한 이해공동체가 된다. 민주당이 의리가 없는 이유다. 당연하게 의리로 따지자면야 민주당 정치인도 차라리 강남 아파트부자득에게 의리가 있지 나같은 육체노동자 나부랭이들에 의리가 있지는 않다. 한 번 따져물어봐라. 박주민이나 김남국에게 당신이 그동안 공장노동자나 월세 임차인들에게 뭐라도 빚진 것이 있기는 한가. 정치인이 되기 전에. 

 

웃기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부당하게 여겨져 바꾸겠다는 사람을 더 비난하고 아예 그동안 누리던대로 기득권을 누리겠다는 놈들은 찬양하기 바쁘다. 자칭 진보란 새끼들도 그따위다. 임대차법 자체를 반대하는 것인지. 과연 임대차법으로 인해 혜택을 보는 이들이 자칭 진보들이 보기에 사회적 강자들인 것일까? 덕분에 앞으로 최소 3년 월세 몇 만 원 올려주고 지금 집에서 이사할 걱정 없이 살게 된 나 같은 사람도 있을 텐데.

 

오히려 그래서 더 훌륭한 것이다. 자기 집도 있고 건물도 있고 세도 놓고 있는데 자기 이익까지 포기하겠다. 아마 박주민이 처음 주장했던대로 신규세입자에 대해서도 임대료인상제한이 적용되었으면 박주민이 굳이 월세를 그렇게 올려받을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법안이 반대로 무산되었으니 하던대로 집주인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한다. 누가 비난받아야 하는가? 하긴 철거민들의 폭력성이 용산참사의 원인이라는 오세훈의 주장에 자칭 진보는 동의를 표하고 있었다.

 

아무튼 신기하다. 자칭 진보 욕하는 글에 댓글을 단 걸 보니 자칭 진보 무리일 텐데 딱 내가 생각한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자칭 보수놈들 대가리 수준이 자칭 진보를 욕하는 건지 자칭 보수를 욕하는 건지 모를 정도일 때가 적지 않다는 게 문제기는 하다. 그래서 누가 더 훌륭하고 누가 더 문제인가? 위선은 위악보다 훨씬 훌륭하다. 당연히 위악조차 아닌 아무것도 않는 것보다 그 몇 배로 더 훌륭하다. 비교할 수조차 없다.

 

문희상과 박완주의 개소리에, 초선 나부랭이들의 헛소리까지 듣고 있으려니 열불이 터져 몇 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원래 그런 놈들이었다. 김대중 따라다니다가 자기 공천 안준다고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수구노릇도 할 수 있다. 한화갑 이야기다. 박주선은 박근혜 지지하려다가 지지자들에게 납치당한 놈이었고. 지금 이낙연 주위에 있는 버러지들이다. 항상 바뀌는 것은 없었다. 그 가운데 누구를 더 훌륭하게 봐야 하는가. 답이 없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