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칭 진보와 과거 민주당 당권파의 공통점을 꼽으라면 역시 대한민국의 주인은 수구기득권이라 확고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진보도 개혁도 민주주의도 시민의 권리와 언론의 자유도 모두 수구기득권의 허락 아래서만 가능하다. 투쟁을 통해 쟁취하는 것도 아니고, 협상을 통해 얻어내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감히 수구기득권과 싸우려 하는 친노친문을 눈엣 가시처럼 싫어한다. 그건 본능과도 같다. 평소 주장하던 정책이라도 친노친문이기에 반대하고, 친노친문일색인 민주당이기에 더욱 비판을 넘어 비난하고 저주한다. 민주당만 빼고란 그런 그들의 진심이기도 한 것이다.

 

문득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 의심일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4% 넘게 떨어지며 55%가 되었다. 여기서 더 국회를 엉망으로 만들어 문재인 정부가 아무것도 못하게만 만든다면 그 이하로 떨어뜨리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박병석은 원래 안철수를 쫓아서 국민의당으로 갔어야 할 인간이란 것이다. 한둘이 아니다. 더구나 다선이기까지 해서 여야에 두루두루 인맥이 있다 보니 국회의장까지 되었기는 하지만 문재인 정부나 민주당에 특별한 의리같은 건 없는 부류들이다. 오히려 문재인 정부가 망해야만 자기들에게 기회가 돌아온다 생각할 수 있다. 참여정부가 망하고 구민주당이 열린우리당의 잔당들을 흡수하며 다시 일어난 것처럼 문재인 정부가 망하면 옛동료들과 다시 뭉칠 수 있지 않겠는가.

 

하필 지지율 하락 기사와 박병석 개지랄 기사를 동시에 보는 바람에. 원래 민주당 성향의 지지자들이 그동안 민주당을 지지한다 자신있게 말하지 못한 이유가 있었다는 것이다. 성향은 민주당과 맞는데 오히려 보수정당보다 민주당을 더 싫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다. 다시금 그 기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어차피 미래통합당이 법사위를 요구하며 아예 국회를 거부하고 있는데 더이상 협상할 여지가 있기나 한 것인가. 법사위를 미래통합당에 넘기는 것 말고 박병석의 요구를 들어줄 방법이 없다. 본색을 드러낸 것이다. 안철수는 이런 놈 안 데려가고 뭘 한 건지. 빌어먹을 것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