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씨가 굳이 서울신문에 자필입장문을 넘긴 이유는 간단하다. 얘들 말고 딱히 넘길만한 놈이 없다.

 

조중동이야 말할 것도 없고, 한경매경은 원래 더한 놈들이었고, 국문세도 다르지 않다. 그러면 진보언론이 있지 않은가. 경향? 전국민이 다아는 검찰 따까리다. 자필입장문 넘기면 먼저 윤석열에게 보고부터 할 놈들이다. 한겨레는? 작년 익성이 코링크PE 실소유주라고 단독 내놓고는 다른 언론이 받지 않으니 슬그머니 덮는 것 보지 않았는가. 절대 민주당 정부에 유리한 보도는 하지 않는다는 것이 한겨레의 신념인데다 다른 언론의 눈치를 너무 봐서 최순실 보도까지도 조선일보가 받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쏟아낸 바 있었다. 취재하지 않은 게 아니라 다른 언론이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보도태도가 달라지는 것이 바로 한겨레다. 아마 한겨레였다면 다른 언론이 어떻게 라임에 대해 보도하는가 눈치보느라 그냥 묻어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방송국에 넘기기에는 SBS는 그냥 공중파의 조중동이고, JTBC는 이미 손석희가 있을 때부터 검찰의 밑닦개에 지나지 않았었다. KBS는 김경록PB나 검언유착 보도에서 볼 수 있듯 검찰을 위해서는 인터뷰왜곡도 자가발적 오보도 서슴지 않는 검찰의 철저한 충견이다. 한 마디로 개새끼들이란 것이다. MBC 하나 남는데 MBC는 그동안 검찰과 척지면서 다른 모든 언론으로부터 외면받는 중이다. 뉴스공장과 상황이 비슷하다. MBC에서 단독으로 나가면 핑계삼아 어느 언론도 받아쓰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서울신문이라면? 적당히 다른 언론에 묻어가면서도 단독이라면 똥이라도 삼킬 적당히 속물이라는 점이 이번에 크게 작용했다. 특종이라면 청산가리도 삼키는 진짜 삼류찌라시라는 점 때문에 제대로 원문 그대로 공개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역시 사기도 아무나 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나 할까. 언론현실을 너무나 정확히 꿰뚫고 있다. 과연 누구에게 넘겨야 제대로 공론화가 될 수 있을지 적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진보언론이라고 믿어서는 안된다. 공중파라고 마냥 믿고 넘겨서는 안된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서울신문이라는 게 현실의 우울함을 보여주고 있을 것이다. 아다시피 서울신문도 한겨레와 막상막하로 쓰레기 언론이거든. 다만 한겨레의 쓰레기스러움이 신념에 의한 것이라면 서울신문의 쓰레기스러움은 욕망에 의한 것이다. 차라리 욕망이 신념보다 나을 수 있다는 이유다. 신념에 의한 악당보다는 욕망에 충실한 악당 쪽이 훨씬 이용해 먹기도 좋다. 그렇다고 아예 주류에서 벗어나면 MBC나 뉴스공장이나 묻히기 딱 좋다. 그런 점에서 서울신문은 지금으로서 최선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내가 사기를 치고 싶어도 못친다. 뭐 아는 게 있어야지. 머리도 좋고 아는 게 많아야 사기도 칠 수 있다. 그리고 한 가지 확실해졌다. 저놈들은 전직 대통령을 죽인 걸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 한겨레와 경향이 저토록 악착같이 검찰과 붙어먹으려 하는 이유일 것이다. KBS가 검찰과의 유착을 차라리 오보의 멍에를 쓰더라도 지키려는 이유일 터이고. 자기들이 전직 대통령을 죽였다. 확실히 노무현 전대통령이 그렇게 세상을 떠나고 한겨레 편집국에서 환호성이 들렸다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닌 모양이다. 저리 당당히 떠들고 다니고 있었구나.

 

언론의 현실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그래도 쓸만한 언론이 하나 있었다. 쓰레기라서 쓸만한 언론이. 웃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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