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놓고 말해보자. 그동안 민주당은 지지자와 중도층 가운데 누구의 눈치를 더 보고 누구를 더 만족시키기 위해 행동해 왔었는가? 180석이라는 압도적인 의석을 몰아준 뒤에도 민주당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항상 국민의힘과의 사이에 존재하는 중도층이었다. 그 중도층을 거스를 수 없으니 말도 행동도 입법도 정책도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가?

 

그동안 민주당은 사실상 180석 의석으로 이루어 놓은 것이 없다. 검찰개혁도 언론개혁도 아직 모두 말 뿐이다. 결과가 없다. 그런데도 선거에 지니까 한다는 소리가 지지자들의 목소리만 듣느라 중도층을 소홀히했다. 그러니까 지지자들 때문에 졌다. 그동안 지지자 목소리는 듣지도 않던 새끼들이 선거에 지니까 지지자 탓하며 그 지지자를 버려야 한다는 개소리를 지껄이고 있는 것이다.

 

어째서 민주당에 표를 주었던 지지자들마저 중도층이 되고 비토층이 되었는가. 다른 것 없다. 지지한 보람이 없다. 지지한 의미가 없다. 하는 것이 없다. 내가 행사한 한 표의 의미를 저 새끼들이 다 중도층에 말아 쳐 드셨다. 남아있는 지지자들이 대단한 것이다. 아니 과연 남아있는 지지자 가운데 민주당이 좋아서 끝까지 지지하는 이들이 몇이나 되겠는가.

 

열린우리당이 망한 이유다. 중도층 잡겠다고 지지층을 버렸다. 또 같은 짓 반복한다면 2008년 민주당을 재현하고 말 뿐이다. 과연 몇이나 지금 민주당에서 자기 의석을 지킬 수 있을까? 그나마 사쿠라새끼들을 지난 총선 거치며 많이 걸러냈었는데도 이 모양이니.

 

그동안 민주당에 투표했던 유권자들이 어째서 민주당에 등돌렸는가 먼저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원래 민주당에 표를 주지 않던 중도층이 아니라 민주당에 이미 투표했던 유권자들이 더이상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게 된 이유다. 그런 지능이 있다면 다시 이번 같은 패배는 겪지 않겠지만. 이낙연 이 새끼가 당대표에서 물러난 게 지금으로선 다행이랄까.

 

다시 말하지만 정당이 지지자 탓을 하며 책임을 돌리는 순간 존재할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다. 그나마 남은 지지자들마저 죄다 버리겠다는 소리일 테니. 먼저 지지자를 잡고서 그 위에 중도층을 잡는 것이다. 지지자도 만족시키지 못하면서 중도층을 잡겠다? 그래서 민주당이 민주당이었던 것이다. 정신들 차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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