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퍼트 머독이라면 여러 메이저 언론사를 소유한 언론재벌이다. 자기가 소유한 언론사이니 자기 입맛대로 기사를 쓰도록 만든다. 그래서 뭐가 잘못되었는가? 적지 않은 돈을 들여 지분을 사들였고, 따라서 자신이 소유한 언론사가 돈값을 해주기를 바란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돈보다 확실한 권리가 어디 있는가.
독자의 권리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내가 내 돈을 들여 해당 언론사의 기사를 소비한다. 그러므로 언론사의 기사에 대한 권리가 자신에게도 있다. 언론사의 보도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 자기가 보고자 하는 보도만을 내보내도록 소비자로서의 자신의 위치를 무기로 삼아 압력을 행사한다.
그저 조용히 마음에 들지 않으므로 절독한다. 상관없다. 그래서 부수 떨어져사 재정이 악화되면 자연스럽게 망하는 거니까. 그렇더라도 마지막까지 언론은 자기 양심에 따라 보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것을 무기삼아 기사를 강요한다. 양심을 강요한다. 보도에 압력을 가한다. 정상인가?
루퍼트 머독이 괜히 욕먹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루퍼트 머독의 언론권력은 현실이다. 독자라고 하는 권력 역시 현실이다. 그러나 모든 언론이 그에 굴복해야 하는가는 별개다. 한 번 굴복하고 나면 더이상 언론으로서 자기 양심을 지켜내지 못한다. 현실이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다.
대중의 눈치조차 보지 않는 언론이 하나 사라진다는 것이 한 사회에 있어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대중의 입맛에 맞는 보도만을 하는 언론만 남는다면 그 사회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그래서 독자이기 이전에 민주시민으로서의 의무라 하는 것인데. 어찌되든 알아서 잘들 하겠지. 재미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