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한겨레나 경향의 경영진이었다면 지금이 기회라고 나경원을 아주 가루가 되도록 까댔을 것이다. 친검언론이라고 비난을 듣지 않았는가. 조국 까고, 문재인 무시하고, 추미애 욕했다고 보수진영과 붙어먹는 언론이라고 원래 자신들의 독자층이었을 민주진영으로부터 오만 비난을 듣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아니다. 그냥 자신들이 추구하던 진보적 가치를 위한 것이었다. 이 사회의 공정과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것이었다. 잘못이 있으니 비판한 것이다. 그러니 보라. 자기들이 어떻게 유사한 사안에 대해 다른 정파의 인물들 역시 가리지 않고 비판하고 있는지. 알리바이다. 그런데 어떤가?

 

한겨레와 경향, 아니 자칭 진보 전체가 국민을 개돼지 이하로 여기는 것이야 아주 오래전부터 눈치채고 있었다. 모를 수 없다. 타인의 대학을 가지고 조롱하고, 가난을 가지고 집단으로 비웃는 놈들이 바로 자칭 진보들이라는 것이다. 서민이 공부 운운하며 대통령을 조롱했을 때 그래서 그다지 새삼스럽단 생각도 들지 않았었다. 자기들 만큼 좋은 대학을 나온 것도 아니고, 자신들처럼 교양있고 품위있는 환경에서 제대로 배우며 자란 것도 아니다. 더욱 자기들처럼 유명하지도 않고 사회적으로 영향력도 없다. 진중권도 무시당하는 동네라니까. 서울대면서 하필 미학과라고 한 번 무시당하고, 진보진영에서 활동가로서 이렇다 할 내세울 것이 없다는 사실로 무시당한다. 너같은 놈이 뭘 알고 뭘 하겠는가. 진짜 대놓고 무시하더라. 듣는 내가 다 민망할 정도였다. 내가 때로 진중권을 동정하게 되는 이유다. 진보진영에서 얼마나 외로웠을까?

 

그래서다. 누구를 비판할 것인가는 자신들이 정한다. 어떤 기준으로 비판할 것인가도 자기들이 정하는 것이다. 거기다 대고 뭐라 한 마디 하는 자체가 감히 '무엄'한 것이다. 더구나 기자다. 고작 신문사 편집국장 나부랭이가 아예 집권여당의 원내대표에게 협박까지 하지 않는가. 일개 국회의원에 대해서는 쉴 새 없이 전화를 걸며 아주 신경질까지 부린다. 장관도 우습다. 대통령인들 아닐까. 그러니까 뭐든 내 마음대로 하겠다. 늬들 뭐라든 신경도 쓰지 않겠다. 그러므로 나경원은 거른다. 국민의힘 인사들도 모두 거른다. 자기들은 오로지 한 놈 만 팬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만을 집요하게 아주 작은 꼬투리라도 잡아서 공격해서 마침내 거꾸러뜨릴 것이다.

 

오죽하면 지난 광복절 집회로 인해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 개천절과 한글날 광화문 광장을 막았다고 지랄하는 중이란 것이다. 지난 2월 한겨레와 경향 등 자칭 진보언론들의 기사를 돌아보자. 신나 있었다. 코로나19가 확산되어 사람들이 죽어나가니까 오히려 신나서 떠들어대고 있었다. 이제 민주당은 망했다. 문재인 정권은 끝났다. 그래서 심상정도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을 입에 올렸던 것 아니던가. 다시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것이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그래서 나라가 혼란에 빠지고, 국민들은 절망속에 신음하고, 그래서 문재인 정부와 여당인 민주당이 타격받는 상황을. 그러니까 보수진영에서 원하는대로 광장을 열어 코로나19를 더욱 확산시킬 계기를 만들라.

 

타이밍이 늦었는데 검찰로부터 받은 그대로 확실하지도 않은 옵티머스와 라임을 권력형 게이트로 아예 확정짓는 듯한 내용까지 내보내고 있었다. 그러니까 SBS 이름만 나왔다고 SBS만 있는 게 아니란 것이다. 조국 때는 안 그랬는가? 그래서 혹시라도 사람들이 눈치챌까 알리바이를 위해서라도 나경원도 조국과 같은 기준으로 비판했으면 어땠을까? 가오가 떨어지지 않는가? 저따위 개돼지들 보라고 감히 국민의당 소속의 전국회의원인 나경원을 정면으로 비판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한겨레가 박덕흠 관련 기사를 낸 것도 윤석열이 시켜서 그런 것이라 말하는 것이다. 한겨레가 진짜 정의감으로 그같은 사실들을 직접 취재해서 보도했다면 어째서 나경원에 대해서는 아닌 것인가. 

 

사람들이 뭐라 하든 자기들은 조국만 욕하겠다. 조국만 까겠다. 정의연만 욕하고 추미애만 비난하고 강경화만 트집잡겠다. 물론 윤석열이 시키면 가끔 박덕흠 정도는 까발릴 수도 있다. 나경원에 대한 보도를 보면 그래서 어이없어 웃음만 나온다. 원래 그런 놈들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이렇게까지 노골적일 수 있을까. 반에 반만, 아니 10분의 1, 100분의 1만 비판하는 기사를 냈어도, 강도도 딱 그 정도만 내 주었어도 이렇게 의심하는 일은 없을 텐데. 물론 처음부터 확신을 가지기는 했다. 그래서 똥걸레다. 견향인 것이고.

 

참여정부 시절 내가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머리로만 알고 있었는데 어느새 본능처럼 몸에 배고 말았다. 가장 위험한 놈들이 정의로운 놈들이다. 특히 그 가운데서도 자기만 정의로운 놈들이다. 다른 말로 확신범이라 부른다. 조선일보보다 더 나쁘다는 이유다. 조선일보는 자기들의 이해가 걸려 있으니 그런다지만 한겨레와 경향은 어째서 그런 선택을 번번히 하는 것일까? 아주 질낮은 농담일 것이라 생각했다. 노무현 전대통령이 죽고 한겨레 편집국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아니길 바라지만. 경향이야 뭐 평소에도 죽을 사람 죽었다고 당당히 말하는 놈들이라. 너무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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