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서 김학의 전차관의 특수강간 혐의에 대해 무혐의처분을 내린 이유를 어쩐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전부터 들어왔었다. 이른바 한국에서 엘리트라 불리는 인간들이 얼마나 추잡하게 놀고 있는가를. 오로지 성공만을 위해 모든 것을 참고 억눌러 온 이들이 마침내 그토록 바라던 성공을 이루게 되었다. 고작 대학입시 하나 끝났다고 온갖 일탈들을 심지어 사회 전체가 눈감아주고 있는 현실에서 그보다 더 큰 성공을 이루게 되었다면 과연 어떻겠는가.

검찰에서도 그 정도 위치까지 올라갔다면 이 정도 노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정권에 잘 보여 법무부차관까지 되었다면 이보다 더 심하게 노는 것도 얼마든지 용인된다. 그러자고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고, 그 어렵다는 사법시험까지 치르는 것이다. 남들보다 더 노력했고 더 실력도 있는데 이 정도 노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이다. 나도 저 정도 위치 되면 저렇게 놀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대중들조차 미꾸라지가 용이 되어 저렇게 놀자면 사법시험이라는 사다리가 필요하다며 아우성치고 있다. 그런데 피해자의 인권따위가 중요하겠는가. 자기들이 이렇게 노력했고 실력까지 증명했는데. 이 나라를 진정 이끌어가는 엘리트일 텐데도.

오히려 괘씸했을 것이다. 감히 자기들이 노는 것을 수사했다. 자기들이 정당히 노는 것을 가지고 신고까지 했다. 도리어 당당히 협박까지 한다. 자기들에게는 그럴 힘이 있다. 누구도 자기들을 건드리지 못한다. 그동안 어떤 정권도 검찰을 개처럼 부리기는 했지만 그들을 벌주지는 못했다. 얼마나 정권이 미울까? 그래서 노무현도 그렇게 망신주어 죽게 만들었는데 지금도 문재인을 죽이고 싶어 속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을 것이다. 되도 않는 환경부 블랙리스트 수사를 보고 있으면 저들의 그런 음험한 악의를 바로 느끼게 된다. 누구도 검찰을 건드려서는 안된다. 누구도 검찰과 법원이라는 이 사회의 엘리트들을 건드려서는 안된다. 조중동이라고 하는 최고의 언론과 대기업들을 건드려서는 안된다. 국민은 어떨까?

아마 이 사회 엘리트라는 것들의 뒤를 캐보면 가관도 아닐 것이다. 김학의는 단지 그 한 단면에 지나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그런 엘리트들이 주로 이용한다는 유흥업소 관계자와도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하긴 이건 일반인이 아닌 유흥업소 종사자이니 경우가 다를까? 일반 여성이 아닌 유흥업소 종사자에 대해서는 어떤 모욕을 가해도 괜찮다는 것이 최근 여론인 모양이다. 그래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학의 쯤 되면 그렇게 해도 된다. 그것이 정의다. 아 사회의 가치고 질서다. 그리고 그동안 그렇게 믿어왔고 아마 지금도 그러고 있을 것이다. 그나마 정권이 바뀌고 끈떨어진 연이 되지 않았다면 재조사도 없었을 것이다. 줄을 잘못 선 것은 실패한 것이다.

엘리트들 뿐만 아니라 엘리트를 바라보는 이 사회 대중들도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다. 그쪽 업종에 종사하는 여성이 아닌 일반 여성이라는 사실에 사회가 비로소 부글부글 끓기 시작한다. 엘리트들이 일반 여성들을 자신과 같은 사람으로 보지 않듯, 일반 대중 역시 인간에 대한 기준을 두고 있다. 저들에게는 그래도 된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해도 상관없다. 그래서 지금도 성접대사건이다. 그래도 되는 여성들에 대한 범죄 아닌 유흥이다. 그야말로 한국사회의 민낯이라고나 할까.

어째서 김학의 전차관의 범죄가 지금껏 철저히 묻힐 수 있었던 것인가. 그나마 언론들이 불을 지피며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아주 소수의 언론들만이 끝까지 놓지 않고 뒤를 쫓은 끝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진짜는 일반여성이었다는 것이다. 그냥 자신들과 똑같은 평범한 여성들이었다는 것이다. 이 사회 엘리트처럼. 엘리트를 욕하지만 엘리트를 닮아간다.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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