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박원순 시장에 대해서는 본인의 재판도 아닌 남의 재판에서 판사가 한 마디 한 것 가지고 바로 반응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반응한 정도가 아니라 상당한 강도의 논평까지 내고 있었다. 그러면 김학의는 어떤가?

 

탈원전 수사의 경우에서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평소 탈원전을 주장하며 정부의 탈원정 정책이 늦다고 오히려 비판하던 것이 자칭 진보였었다. 그런데 검찰이 월성원전의 경제성 평가에 문제가 있다며 수사를 시작하자 바로 태도를 바꾼다. 정부가 부당하게 부정하고 불법적인 수당을 동원해서 멀쩡한 원전을 폐쇄한 것이다. 대통령까지 검찰수사를 받아야 할 정도로 중대한 정권차원의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정의당의 논평이 딱 그렇게 말하고 있다. 한겨레 기자 역시 자신의 솔직한 속내를 가감없이 드러낸 바 있다. 그러면 김학의는 어떨 것인가.

 

뻔하지 않은가. 김학의가 어떤 범죄를 저질렀든 피의자의 인권도 소중하다. 심지어 당시에는 피의자조차 아니었던 일반인 신분이었다. 정권이 일반인을 사찰하고 인권을 유린한 사건이다. 설사 김학의를 놓아주더라도 정권이 출국금지를 시켜서는 안되었는데 청와대의 책임 역시 피할 수 없다. 대통령이 수사받고 정권차원에서 책임을 지라. 왜? 김학의는 민주당이 아니니까. 김병욱도 민주당이 아니었으니까. 저들의 진보와 정의, 그리고 엄정한 법집행은 누구에게만 해당된다?

 

제발 유시민도 최강욱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최강욱 대표의 정의당에 대한 발언들을 보면서 더욱 확신을 가지게 된다. 열린우리당을 지지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정의당은 이미 국민의힘과 한 몸인 것이다. 박원순에 대한 의미없는 한 마디에는 크게 의미를 부여하면서 김학의의 출국금지를 문제삼는 국민의힘과 검찰의 행보에는 철저히 침묵한다. 자칭 진보언론 역시 마찬가지다. 자칭 여성주의자들 역시 한결같다. 그런데도 같은 진보라고 같은 편으로 여길 수 있는 것인가. 정의당이 중대재해법을 문제삼는 것도 그것을 통과시킨 것이 민주당이기 때문일 뿐 어차피 정의당 입장에서 진정한 노동존중의 정당은 국민의힘이었던 것이다. 국민의힘과 손잡고 법을 통과시키려는 것이었지 민주당의 법안을 통과시키려 한 것이 아니었다. 무슨 의미이겠는가.

 

아무튼 보면 볼수록 자칭 진보의 알몸을 보는 것 같아 그냥 혐오스럽기만 할 뿐이다. 저들의 말과 행동은 어쩌면 저리도 선택적인가. 김학의의 인권만 소중하다. 김병욱의 인권만 존중받아야 한다. 벌레는 벌레다. 구더기는 구더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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