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아주 간단한 비유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두 사람이 있다. 한 사람은 다른 한 사람의 권리와 존엄을 철저히 무시하고 짓밟지만 반대의 경우는 오히려 더 엄격하게 존중되고 지켜지고 있는 중이다. 과연 두 사람의 관계는 어떤 관계일까? 대등하고 평등한 관계일까? 일방적인 위계관계일까? 너무 당연하지 않은가? 세상에 어느 대등한 관계에서 어느 한 쪽 만 다른 한 쪽을 일방적으로 존중하고 지켜주고 하겠는가.

 

내가 살면서 기자가 다른 사람 인권을 존중하고 지켜줬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없다. 태연히 기사로 사람을 모욕주고 절망에 빠뜨리고 심지어 목숨마저 빼앗는 것이 바로 기자란 종자들이다. 그러면서도 단 한 마디 사과조차 없다. 단 한 번도 반성이라는 걸 해 본 적이 없다. 오히려 사람이 죽으면 자기들이 승리했다고 환호성까지 지른다. 아니 자기들이 그렇게까지 기사를 썼음에도 아직 죽지 않고 살아있다면 살아있는 것을 가지고 비난하는 기사를 쓰기도 하는 지경이다. 그런데도 그런 기자들의 인권은 존중해달라?

기자에게는 인권이란 없다 여기는 이유인 것이다. 그냥 우발적으로 어쩌다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와 전혀 다르다. 상습적으로 의도적으로 상대의 존엄과 권리를 철저히 무시하며 그를 짓밟아 자신의 이익을 취하려는 이들이다. 처벌조차 거의 받지 않는다. 채임조차 거의 묻는 법이 없다. 사람을 고통받게 만들고 그래서 심지어 목숨까지 끊게 만들면 오히려 칭찬받고 승진한다. 더 높고 더 영광스런 자리에 올라갈 수 있다. 그런 놈들의 인권따위 내가 왜 신경써야 하는가? 자신들을 향한 비난과 모욕이 듣기 싫다? 너무 견디기 힘들게 고통스럽다? 자기들이 쓴 기사로 인해 그 이상 고통을 겪어야 했던 이들이 저렇게나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단지 저들이 어리석고 편향되어서 비판하는 것이라 무시할 뿐이다. 자신들이 무시하던 상대로부터 비난을 들으니 그게 그리 더 고통스러웠던 것인가.

 

국제법상 포로를 재판없이 함부로 살해하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아우슈비츠를 점령한 미군들이 포로로 잡힌 독일군을 즉결로 처형한 것에 대해 누구도 책임을 묻지 않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끔찍한 죄악을 저지르고서도 여전히 인간으로서 존엄과 권리가 지켜지기를 바라는가. 의사놈들과 확실히 닮았다. 자기들만 특별하다. 자기들은 얼마든지 사람들을 상처주고 모욕주고 심지어 목숨까지 빼앗아도 성과가 되는데 자신들을 향한 어떤 비판도 비난도 용납되어서는 안된다.

 

사람을 죽이고도 그저 몇 마디 비난을 듣는 게 그리 고통스럽다. 다른 사람들을 나락으로 떠밀고서도 자기를 향한 날선 말들이 그저 두렵기만 하다. 기자질 그만두면 된다. 그따위로 기사쓰고 어떤 책임도 지지 않을 것이면 기자같은 것 그만 두고 더 건전한 다른 일을 찾으면 되는 것이다. 기자 월급 그리 많지도 않다면서? 기자질은 해야겠고, 사람은 죽여야겠고, 책임은 지기 싫고. 그러니까 기레기란 말조차 차라리 하는 짓거리에 비하면 찬양이고 고무라 여기는 이들이 생기는 것이다. 쓰레기에게 미안하고, 구더기에게 미안하다. 기레년이라는데, '년'은 사람에게 하는 욕설이다.

 

확실히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다. 셔먼이 참 좋은 말을 남겼다. 좋은 기자들이 있었다. 그러나 좋은 기자들은 다 죽고 사라졌다. 죽은 기자들만이 좋은 기자들이었다. 멀쩡한 놈들이 아직도 기자질이나 하고 있을 리 없다. 조금 더 솔직한 이야기를 할까 하다가 차마 거기까지는 너무 나간다 싶어서 참는다. 기자는 좀 탄압당해도 된다. 인권같은 것 무시당해도 된다. 그래야 마땅한 존재들인 때문이다. 징징거림이 짜증난다. 세상에 지들만 사는 것 같다. 역겨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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