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러라고 부시장이 있는 것이다. 부시장이 없다면 그를 대신할 책임자가 정해져 있을 것이다. 그것이 룰이고 규범이다. 그것이 또한 조직이고 구조인 것이다.
대통령이 유고하면 국무총리가 대신한다. 국무총리가 없으면 경제부총리가 대신한다. 그래서 원래 대통령과 국무총리는 한 비행기에 타지 않는 것이다. 동선을 달리함으로써 만일의 상황을 대비한다. 물론 국무총리가 대통령과 같지는 않겠지만 그럼으로써 대통령이 없는 상황에서도 그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
세월호 당시 박근혜 전대통령의 행적이 어째서 문제가 되었었는가. 세월호 승객들이 멀쩡히 구조되었다면 굳이 박근혜 전대통령의 행적에 대해 굳이 궁금해 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대통령이 없어도 멀쩡히 재난대비시스템이 돌아가서 승객들이 무사히 구조될 수 있었다면 대통령이 급하게 다른 볼 일을 보느라 자리를 비웠다고 시비거는 자체가 우스워지는 것이다. 만일의 상황에 대한 모든 대비를 갖추고 자리를 비운 것인데 적절히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다면 그것으로 대통령으로서 할 일은 다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대통령이라고 항상 청와대만 지키고 있을 수는 없다.
다른 일도 아니다. 무려 결혼 35주년이다. 아내의 환갑이다. 자식들이 선물로 준비한 여행이다. 아무리 산불을 대비해서 비상근무를 하는 와중이라도 이 정도라면 얼마든지 배려해 주어도 좋은 것이다. 아니 오히려 더욱 권장해야 하는 것이다. 35년이나 금슬좋게 살았고 이제 환갑까지 맞아서 자식들의 선물로 여행을 떠난다. 축복해주어야지 시장이라고 강제로 가지 말라고 붙잡아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 여행 와중에 사고가 일어났으면 법이 정한대로 부시장이 그 역할을 대신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라고 부시장을 정하는 것이고 그를 위해 또한 자리를 비우면서도 철저히 인수인계도 해두는 것이다. 중요한 건 그것이다. 그래서 자리를 비우는 동안 일어날 일들에 대해 부시장과 미리 상의를 해 두었는가.
정말 주제를 모르는 것이다. 박근혜가 욕먹는 것은 단지 세월호 참사 당시 자리를 비웠다는 한 가지 사실 때문이 아니다. 박근혜의 부재로 인해 국가시스템 자체가 마비되어 있었던 사실을 비판하는 것이다. 자기가 자리에 없어도 정상적으로 국가시스템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전혀 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정의용 안보실장이 없어도 1차장이 대신하면 된다. 1차장이 대신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사전에 모든 준비가 갖춰져 있었다. 그래서 고민정 부대변인도 정의용 안보실장의 부재가 큰 문제가 아니었다 자신있게 말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전혀 이해하려는 노력조차 없이 단순한 부재만을 트집잡으려 한다.
그래서 자리를 비운 동안 제 할 일을 다하지 않았는가. 돌아와서도 제 역할을 충실히 하지 않았는가. 전혀 엉뚱한 것으로 트집잡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자유한국당의 도우미들이 이번에도 모두 가세하고 있다. 속초시장을 희생양삼자. 안타깝게도 국민이 그렇게 바보가 아니다. 결혼 35주년과 아내의 환갑이라는 의미를 모두가 너무나 잘 이해하고 있다. 무엇보다 시장이 부재한 상황에서도 속초시는 문제없이 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그것이면 충분하지 않은가.
물타기도 이런 물타기가 없다. 그냥 시선돌리기다. 워낙 크게 잘못한 쪽이 있어서. 그들의 잘못을 가려야 할 필요가 있어서. 그래서 언론이 쓰레기라는 것이다. 선별은 끝났다. 처음부터 눈도 돌리지 않았던 언론들이다. 역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