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0년만이라던 경상수지적자 가운데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49억달라가 넘는 주식배당수지다. 한 마디로 한국 국민이 외국에 투자해서 벌어들인 배당소득에 대한 외국인들이 한국 기업에 투자해서 벌어들인 배당소득의 수지다.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배당소득으로 가져가는 소득이 딱 50억 달러에서 1000만 달러 모자른 49억 9천 달러다. 뭔 말인가. 세계화 시대에 한국 기업이 돈을 벌면 한국기업에 투자한 외국인도 돈을 번다.

 

그러니까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보수언론과 정치인, 지식인들이 반대하는 진짜 이유라는 것이다. 실제 경제신문 1면에 나기도 했었다. 기업의 순이익이 줄었다. 소득주도성장으로 노동자의 임금도 늘고 하청기업에 지불해야 할 비용도 늘어나니 기업들의 순이익이 전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국가주의적인 관점에서 그 기업들에 투자한 주주 가운데 또한 상당수가 외국인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작년 결산을 마치고 배당을 하는데 무려 50억 달러에 가까운 돈이 외국으로 빠져나갔다. 그냥 순익 줄이고 노동자의 임금으로 지급했으면 한국에 남았을 돈이다.

 

그러고보니 경상수지 적자를 줄이는 방법도 간단하다. 기업의 순익을 낮추고 배당을 줄이면 당연하게 본원소득수지가 개선되며 경상수지적자도 줄어들 것이다. 사실 경상수지 적자라지만 수출이 줄어든 상태에서도 무역은 여전히 흑자다. 해외로 빠져나가는 돈이 더 많다. 그 돈 만큼 차라리 더 많은 인력을 고용하고 임금과 복지를 높여줌으로써 내국인인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몫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한다. 그러면 경상수지적자가 그만큼 해소되겠지.

 

말장난인 것이다. 오히려 본질을 흐리고 있다. 이미 한국 기업들의 주요대주주 가운데 외국계 자본이 적지 않으며 한국 기업의 이익은 또한 그같은 외국계 자본들의 이익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저 한국 기업이 더 많은 이익을 올리면 한국기업에도 좋다. 한국 기업에 좋으면 한국에도 좋다. 하지만 그 순익 가운데 상당수는 외국으로 흘러간다. 외국계 자본과 한국 노동자 과연 누구에게 그 이익이 돌아가야 할까. 그래서 한 편으로 계급이라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외국계 자본의 이익이 같은 한국인 노동자의 이익보다 더 중요하다. 그것이 한국 경제를 걱정하는 언론과 정치인들의 진짜 속내다.

 

한국 국민 개인들에 직접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한국경제에도 이익이다. 한국이라는 나라에도 이익이다. 생각을 바꿀 때가 되었다. 무려 49억 9천만 달러다. 순수하게 빠져나간 돈만이 아닌 들어온 것보다 더 많이 나간 돈만 그렇다는 것이다. 그래서 경상수지적자다. 이것만 아니었어도 6억 정도의 적자는 충분히 흑자로 돌릴 수 있었을 것이다. 하도 나라경제 나라경제 하길래 국가주의적으로 해석해 봤다.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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