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를 압수수색하면 모든 언론들이 반발하며 막아설 것을 검찰이라고 몰랐을 리 없다. 언론사를 압수수색하는 것도 근래 수 십 년 간 없었던 이례적인 일이고, 언론은 더욱 자신들에게 주어진 언론의 자유란 것을 치외법권적 권리로 인식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압수수색 영장만 받아 들이치면 채널A로부터 필요한 증거들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을 도대체 어디의 누가 했었던 것일까?
MBC에 대한 압수수색 역시 MBC에게도 또한 필요한 자료들이 있기는 하지만 MBC 자체가 혐의의 대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MBC의 보도 어디에도 굳이 압수수색을 할 만한 불법은 없었고, MBC가 확보하고 있다는 자료들 역시 진짜 결정적인 증거라 할 만한 것은 채널 A기자의 발언을 통해 전해들은 간접적인 정황밖에는 없다. 그 자체가 혐의가 되고 있기에 따라서 과연 채널A 기자가 말한 내용들이 실제 사실이었는가 당사자들을 통해 확인하면 될 일이었다. 그래서 채널A 사무실도 압수수색하려 했던 것이고. 그 밖에 MBC가 가지고 있는 자료들을 통해 입증할 수 있는 것은 보도내용 가운데 의도되었든 아니든 왜곡이나 조작이 있었는가 판단하기 위한 정도가 전부일 것이다.
그러니까 어차피 검언유착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MBC압수수색은 필요하지도 않았고, 채널A 역시 순조롭게 압수수색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자체가 무리한 판단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면 다른 방법이 뭐가 있을까? 사실 더 간단한 방법이 있기는 했다. 그래서 굳이 윤석열이 MBC의 보도로 촉발된 검언유착 의혹에 대해 감찰이 아닌 수사를 지시한 것이었다. 감찰이라면 가장 먼저 한동훈이 대상이 되어야겠지만 수사라면 일단 채널A와 MBC부터 들쑤시고 한동훈에게까지 미치게 된다. 한동훈의 핸드폰을 받아서 통화내역을 분석하고, 포렌식을 통해서 혹이 남은 자료가 없는가 들여다 보고, 한동훈에게 직접 물어서 진술을 받아낸다면 언론사를 압수수색하는 것보다 더 쉽고 빠를 텐데 검찰은 왜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일까.
증거를 다 인멸하지 못했다. 인멸할 수 없었다. 인멸했다면 굳이 이런 누가 보더라도 뻔한 연극을 하느라 괜한 기운부터 뺄 이유가 없다. 의혹은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의심만 커진다. 채널A와의 대치조차 사실은 검찰과 사전에 짜고 연기한 것이 아니었는가. 그만큼 다급하다. 윤석열이 보수집회를 찾고, 대통령 코스프레를 해 보여야 하는 이유였다. 하다못해 한동훈 핸드폰마저 내놓지 못할 정도로 궁지에 몰려 있는 것인가.
그냥 웃었다. 전에는 윤석열 검찰이 하는 꼬라지 보면 짜증부터 났는데 이제는 그냥 웃음만 난다. 귀엽기조차 하다. 이렇게 세상 물정을 모른다. 검찰이 가진 무소불위의 힘이 사라졌을 때 고작 변호사 일도 제대로 못하는 사회부적응자만 남을 뿐이다. 언론은 진짜 모르거나 모르는 척 하는 것이거나. 기대도 않는다. 저들에게 검찰이란 오로지 윤석열 검찰만을 가리킨다. 순장시켰으면 딱 좋겠다. 저들을 위하는 일이다.. 한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