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유하자면 인근에서 마약이 갑자기 유통되기 시작했는데 나를 붙잡아놓고는 마약제조범으로 몰아가는 상황과 비슷한 것이다. 학교 다닐 때 화학 배웠지? 실험도구들 대충 쓸 줄 알지? 인터넷으로 화학과 관련한 사이트를 많이 검색했네? 그러니까 너 유죄! 그래서 내가 항변하지. 그래도 난 마약 만드는 법 같은 거 몰라요. 그러자 검사가 자신있게 나선다.

 

"봐라, 이거랑 이거랑 이거랑 이렇게 해서 이렇게 섞으면 마약이 만들어지지 않느냐? 만들 수 있지? 그러니까 너 유죄!"

 

개소리인 것 다 알겠지? 그러니까 거기에 쓰인 재료들을 내가 어떻게 준비했느냐 하는 것이다. 누구에게서 어떤 경로를 통해서 그런 재료들을 확보했고 남은 것이 있으면 지금 어디에 있는가? 도대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마약을 만들었다는 것이며 그에 대한 확실한 단서를 가지고 있는 것인가. 상관없다. 검사가 무려 법정에서 마약합성을 시연했다. 그러니까 얼마든지 마약을 만들 수 있으므로 나는 유죄. 이딴 게 언론이란 것들이에요.

 

다른 것 다 떠나서 MS워드를 쓸 줄 안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 하는 것이다. 그냥 MS워드로 텍스트입력과 수정이나 하는 정도로도 MS워드를 쓸 줄 안다고 말하는 경우가 제법 많다. 아니 엑셀 가지고 별 짓을 다하던 직장 여직원이 정작 내가 아는 것을 몰라서 신기해 한 기억마저 있었을 정도다. 당연히 그 밖의 기능들에 대해서는 내가 그 여직원에 미치지 못한다. 그렇다고 내가 엑셀을 못 쓰느냐. 그냥 기본적인 것 정도는 아직 가능하다니까. 무엇보다 누가 문서편집하면서 이미지파일까지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해서 편집해 사용하느냐는 것이다. 그림판만 가지고도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많은데. 그러고보니 파일 잘라서 붙이는 거라면 그림판이 MS워드보다 훨씬 더 나을 것이다. 그러니까 앞서 말한 여직원의 경우처럼 MS워드 가지고 별 짓을 다 할 수 있을 정도로 숙달되었다는 뜻인가.

 

사실 거기서부터가 문제다. MS워드에 그런 기능이 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그걸 쓸 줄 아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당연히 화학물질과 화학물질을 합치면 화학반응이 일어날 테고 마약도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화학물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아는 것과 전혀 별개인 것이다. 무엇보다 MS워드로 한 작업 이전과 이후에 다른 프로그램을 사용한 작업들이 또 추가되어야 한다. 한글이야 그런데도 전혀 아예 다루지 못한다 했었고, 그 밖에 가능성 있는 프로그램들은 아예 컴퓨터에서 나오지도 않았다. 컴퓨터가 동양대에서 쓰이던 시점에 정경심 교수는 서울에 있었다. 그런데 다 무시하고 시연에 성공했다더라. 30초 걸렸다더라.

 

아쉬운 건 저 가운데 대부분은 윤석열을 위해 총대를 맬 만한 급이 못된다는 것이다. 역시 후보는 JTBC와 MBC 둘 중 하나일 듯하다. 추미애 장관 아파트에서 뻗치기 하는 것 얼굴 찍어 공개했다고 그 생난리를 치던 언론들이 검찰총장 인터뷰하겠다고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간 언론사 기자들이 송치된 사실에는 철저히 침묵한다. 기자협회장이 한겨레 출신이었지. 이번에 덕분에 바닥을 보게 된 언론이 많이 있다. 좀 되는 것 가지고 몰아가야지. 너무하잖은가?

 

검사가 MS워드로 어디까지 할 수 있다와 실제 당사자가 그것을 그대로 할 수 있다는 별개란 것이다. 걸리는 시간도 제각각이다. 검사가 재판정에서 마약 합성했다고 내가 진짜 마약제조범이냐는 것이다. 버러지 새끼들은 진짜 반성이라는 게 없다. 역시 기자는 탄압밖에 답이 없다. 좋은 언론은 죽은 언론 뿐이다. 유일한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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