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에서 검찰개혁이 지지부진했던 첫째 이유는 역시 검찰의 자정력을 믿었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검사가 문제가 아니다. 검찰이라는 조직 자체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므로 검찰이라는 조직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단지 비대한 권력만 조금 줄이자. 그래서 외과수술하듯 정교하게 덜어낼 부분을 덜어낸 다음 그것을 문제없이 다른 쪽으로 넘기기 위한 구상과 준비에 많은 시간을 허비했고 그 결과 검찰이 반격할 여지를 만든 것이었다. 물론 나는 지금도 이 과정에서 당시 국무총리였던 이낙연의 역할이 있었을 것이라 믿고 있다. 윤석열 뒤에 김한길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크게 틀리지 않을 듯하다.
그런 점에서 유시민의 말처럼 조국은 검찰개혁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점이 되어 주고 있었다. 무엇보다 검찰이 조국을 통해 정면으로 정권을 들이받을 수 있는 동력이 되어 주었다. 사실 윤석열도 처음부터 이제 임기 2년차인 정권과 정면으로 부딪힐 생각까지는 아니었었다. 적당히 조국을 털면 알아서 문재인이 조국을 포기하고 검찰개혁도 다시 이전대로 되돌리겠거니. 더구나 자칫 지나치게 정권을 자극할 경우 다른 수단을 동원해서 검찰을 압박, 윤석열 자신에게 피해가 돌아올지 모른다는 걱정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조국을 털기 시작하니 언론이 모두 자기들 편이라 아예 그를 통해 정권 자체를 위협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 있었던 것이었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는 검찰을 압박할 실제적인 어떤 수단도 사용할 생각이 없음을 확인하고 있기까지 했었다. 이대로면 된다. 그래서 아예 대놓고 청와대까지 겨냥하면서 마음대로 위세를 떨었고 그 결과 대통령까지 되었던 것이었다. 그 모든 것은 결국 검찰과 한 몸이 되어 날뛰었던 언론의 역할이었다는 것인데...
그래서 어쩌면 더 다행이라는 것이 오히려 검찰이 정권까지 잡으면서 절정의 위세를 떨치게 되면서 그 실체를 그동안 검찰개혁에 관심도 없던 중도층들도 어느 정도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더불어 검찰과 저토록 한 몸이 되어 있는 언론을 보면서도 진짜 이대로는 안되겠구나. 민주당만이 아니다.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고 검찰개혁에 대해서도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 언론의 선동에 휘둘리기까지 했었던 중도층까지 그 사실을 확실히 알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현실에 다시 방점을 찍어준 것이 이번 검찰의 문재인 기소다. 아마 문재인 정부였으면 대부분이 관심 자체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자세히 보려 하지 않아도 이번 기소가 얼마나 문제인가. 그리고 이전의 기소와 재판들에 대해서까지 관심이 넓어진다. 법원도 이대로 두어서는 안되겠다는 공감대까지 넓어져간다. 그게 다 누구 덕분이다?
아무튼 크게 보면 이번 검찰의 문재인 기소는 자충수가 될 것이다. 검찰개혁의 필요성만 더 강조해주는 꼴이 되었다. 이제 검사는 스스로 자신을 개혁할 것을 기대할 조직이 아니다. 절대 이대로 그냥 내버려두어도 좋은 조직이 아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동안 검찰개혁을 앞장서서 막아왔던 민주당내 수박들과 정의당 같은 2찍 진보들이 국회에서도 많이 사라졌다는 점일 텐데... 민주노총이 간첩몰이당하는 것을 보면서도 검찰개혁따위 노동자와 전혀 상관없다던 정의당이나 한겨레의 태도를 본다면 더욱 다행스러운 부분일 것이다. 다시 한 번 윤석열 힘이 빠졌다고 진보인 연 하는 한겨레 새끼들에 대한 혐오감과 함께 역시나 이번에도 한동훈이나 이준석을 지지할 것에 대한 경멸을 더하면서...
그럼에도 검찰의 이번 기소가 아주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윤석열과 이준석을 그리 빨아제끼던 2찍 2030들이 다시 문재인을 악마화하며 결집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역시나 그를 위한 기소였을 것이다. 원래 같은 편이었던 언론을 다시 부르고 문재인과 민주당이 싫어서 자신들을 지지했던 지지층들에게 이유를 더해준다. 내가 진짜 신기하다는 것이 그렇게 윤석열과 이준석을 지지하던 새끼들이 도대체 뭔 이유로 문재인을 그리 악마화까지 했던 것인가 하는 점이다. 하긴 윤석열만도 못한 놈이 대통령 될까봐 윤석열이 내란을 일으켰어도 차마 민주당을 지지하지 못하겠다는 것이 그 새끼들이었으니. 너무 적나라해서 중도층에는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 저들의 오판한 이유라 할까? 검찰은 없어져야 한다. 그 이유를 스스로 강변해준다. 정말 투명한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