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주말에 건물 보수공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업체와 계약까지 맺은 것을 알고 있는데 정작 일요일에 당직이라 출근해서 보니 아예 시작도 하지 않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실 여기서부터 대부분 사람들이 이상하다고 느끼기 시작했을 것이다. 주말에 공사하기로 계약까지 마쳤는데 일요일이 되었는데도 아예 시작도 하지 않았다면 중간에 다른 변동사항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혹시 모를 변동사항에 대해 먼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인 것이다. 그런데도 당장 공사가 시작되지 않았으니 계약한 업체에 전화부터 걸어서 따져묻기부터 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이미 말했을 것이다. 아무리 당나라 군대고 군기가 오분전도 아닌 개판 자체라 하더라도 금요일에 복귀하기로 한 병사가 보이지 않는데 아무일없이 지나간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제아무리 외출외박이 자유로운 카투사라 하더라도 자기가 원해 간 군대가 아닌데 언제 어디서 어떻게 누가 멋대로 근무지를 이탈할 줄 알고 인원점검을 그냥 건너뛰는가. 더구나 자기 중대도 아니다. 남의 중대 병사다. 복귀일이 지났는데 보이지 않는다면 병장회의라는 것도 있다는데 그 부대 선임에게 물어 확인하는 것이 우선인 것이다. 만일 진짜 복귀하지 않았는데 인원점검을 하지 않아 그냥 넘어간 것이라면 부대 전체가 뒤집힐 사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짜고짜 상황파악 없이 전화부터 걸었다. 그래서 그렇게 건 전화가 실제 어떤 실질적인 의미를 가진다는 것인가. 근무 대충 섰다는 증거 말고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어차피 휴가연장을 결정할 권한은 해당 장교에게 있는 것이다. 당직사병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권한을 가진 간부가 결정한 사안들에 대해 확인하고 보고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이미 휴가연장은 며칠 전에 결정이 났고, 그래서 휴가복귀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해당 중대에서는 조용히 지나가고 있었다. 단지 중대가 다르기에 그 사실을 모르고, 또한 확인하려고도 하지 않고 전화를 걸어서 다그친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권한은 장교가 가지고, 세부적인 내용은 소속 중대에서 다 알 텐데, 중대도 다르고 권한도 없는 당직사병의 통화 하나가 무슨 대단한 의미를 갖는다는 것인가. 오히려 회사에서였다면 야단맞을 일이다. 인수인계도 제대로 하지 않은 이전 당직자 뿐 아니라 사실확인조차 않고 다짜고짜 전화부터 건 그 성급함에 책임을 물을 상황인 것이다. 무슨 대단한 일이라도 한 것처럼 대장보다 위에 병장이 있다고 그 통화에 의미를 부여하고 애써 논란을 끌고가려 한다.

 

거짓말이라고 대단하게 무슨 중대한 비위를 감추려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었다. 정당하게 시민의 권리로서 군대 간 자식을 위해서 원칙에 따라 절차를 문의한 사실을 잘못 증언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 정도야 잊을 수도 있는 것이지. 그런 사소한 일들까지 몇 년이 지나서 시시콜콜 기억하는 사람은 오히려 현실에 거의 드물다. 결과적으로 불법이 아니었다지 않은가. 심지어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정치인이라고 일반 시민과 다른 존재로 여기지 않는다면 시민으로서 자신의 권리를 누리는 자체를 도덕적으로 비난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박용진이나 정의당이나 워낙 진보를 자처하다 보니 지금 대한민국이 아직 봉건사회에 머물러 있다 여기는 모양이다. 정치인은 봉건시대의 귀족과 같다. 특별한 신분인 귀족에게는 그에 어울리는 특별한 의무와 책임이 지워져야 한다. 아닌가?

 

그냥 아무 의미도 가치도 없는, 근무 개판 선 결과 성급하게 걸었던 전화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미 이전에 권한을 가진 이가 결정을 내리고 확인까지 해 주었고, 혹시 모를 오해를 없애기 위해 나중에 다시 찾아가 당직사병에게 사실을 재차 전달했던 것이었다. 과연 그 사이에 당직사병이 전화를 걸었다고 달라지는 사실이 뭐가 있는가. 그로 인해 새삼 법적이거나 도덕적인 책임이 발생하기는 한다는 것인가.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인가. 진짜 대장 위에 병장이 있다고 여기는 것이 아니라면 일개 병장의 전화에 의미를 부여할 이유가 있기는 한 것인가.

 

면제들이라 그렇다. 하긴 요즘 기자놈들 집안 어지간하지 않으면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한다 하더라. 부동산 문제에 대해 자칭 진보언론까지 나서서 지랄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좌파도 돈없으면 못한다. 정의당 주요 인사들 면면을 보라. 진짜 가난해서 진보인 사람은 진보정당에서 오히려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니 현역으로 갔다고 군생활을 제대로 했을 리 없다. 직장생활이라고 제대로 하고 있을 리 없다. 내가 모르면 없는 것이다. 내가 알지 못하면 아닌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생각한 대로 문제라면 문제가 된다. 병신들인가? 면제인 이유를 알 것 같다. 벌레새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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