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자칭 페미들에게 가장 큰 한은 여성주의운동이 민주진보운동의 하부구조로 정착되어 버린 듯한 상황일 것이다. 그러므로 여성주의로부터 민주진보를 분리해내야 한다. 그래서 정의당의 장혜영도 민주화세대와의 분리와 단절을 선언했던 것이었다. 더이상 민주화운동은 여성주의운동과 아무 상관이 없다. 박원순을 쳐낸 또 하나 이유이기도 하다. 더이상 여성운동에 민주진부운동의 그림자를 남겨둘 수 없다.

 

JTBC의 손석희는 사실 민주화진영과 그렇게 크게 접점이 없는 인물이었다. 당연한게 같이 데모를 했어도 서울연고대 정도는 되어야 민주화진영에 이름을 남길 수 있다. 손석희는 단지 언론의 독립과 자유를 위해 싸워 온 천생 언론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 아래에서 지지자들이 언론인들을 기레기라 욕하며 공격하는 상황에서 언론의 편을 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기레기의 논리가 바로 여성주의에 기반하고 있었다. 그러면 여성주의를 민주진보로부터 온전히 분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그래서 장혜영이 말한 것이다. 한겨레가 선언한 것이다. 50대 기득권 남성들이라고. 그러므로 그들의 명분을 온전히 배제하여 분리한다.

 

80년대 운동권 가운데는 북한에서 파견한 간첩이 있었다. 그냥 간첩도 아니고 무장간첩이다. 80년대 운동권을 부정한다. 민주화세대를 부정한다. 그리고 온전히 민주진보로부터 분리된 여성주의만을 남긴다. 지금 언론이 정부를 공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며 명분이다. 그래서 무장간첩을 도와주는 이도 여성이 되는 것이다. 그 헤게모니가 드라마의 중심소재인 것이다. 원래 여성은 민주화운동과 별개였을 텐데.

 

80년대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거의 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여대들에서 민주화운동에 얼마나 소극적이었는지를. 민주화와 여성운동은 별개였다. 여성주의는 항상 기득권과 함께하고 있었다. 민주화 이후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선의에 여성주의가 올라탄 것에 지나지 않는다. 여성주의가 원래 자리를 되찾고 있는 것이다. 재미있는 건 여성주의를 욕하던 놈들이 이제 와서 여성주의에 올라타고 있다는 것. 벌레는 그냥 벌레란 것일까?

 

손석희가 사장이기에 가능한 일인 것이다. 그냥 언론인이고 언론이 정부와 지지자를 공격하는 무기가 여성주의이기에 어쩔 수 없는 당연한 선택 같은 것이다. 오히려 정의당과 한경오 같은 자칭 진보들이 더 반기려 할 것이다. 저들에게 민주화운동은 주사파들의 난동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여성만이 진보다. 전두환이 아직 집권하고 있어도 여성만 있으면 민주화따위 필요없다. 설강화라 제목은 참 잘 지었다. 너무 솔직해서 민망할 정도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