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 정상이었으면 대부분 국민들이 더위마저 잊고 크게 웃음을 터뜨렸을 것이다. 그래도 현직 검사다. 바로 얼마전까지 부산고검 차장검사에, 그 전에는 대검 반부패부장이라는 핵심 요직에 있었다. 그렇다면 당연히 검찰의 수사에 대해 누구보다 강한 신뢰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던가. 검사로서 자신이 보아 온 검찰의 수사라는 것이 그동안 주장해 온 그대로 오로지 진실과 정의만을 위해 사실과 증거에 입각해서 엄정하고 객관적으로 이루어져 왔다면 검사인 자신이 같은 검찰의 수사에 불신을 가져서는 더욱 안되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가?

 

검찰을 믿을 수 없다. 검찰의 수사를 믿을 수 없다. 그래서 웃기는 것이다. 작년 조국 전장관이 자택을 압수수색당하는 상황에 아내의 건강을 걱정해서 담당 검사에게 전화로 한 마디 한 것으로 그렇게 모든 언론이 난리를 피웠었다. 자신은 물론 가족과 관련한 수사에 대해 단 한 마디 보고도 받지 않았고 단 한 번도 지시를 하거나 한 적이 없었다. 출석요구를 거부한 적도, 압수수색에 저항한 적도 단 한 번도 없었다. 많은 이들의 검찰의 수사가 지나치고 방법도 잘못되었다 지적하는 동안에도 조국 전장관은 묵묵히 검찰의 수사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런데 정작 현직 검사가 같은 검찰을 믿지 못하겠다며 심지어 수사심의위의 도움마저 청하는 상황이다. 과연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인가.

 

결론은 최소한 한동훈이 아는 검찰의 수사란 목적을 위해 사실마저 왜곡하는 신뢰할 수 없는 부정한 행위란 것이다. 누가 누구를 수사하는가에 따라 수단과 결론이 마음대로 뒤집힌다. 그렇기 때문에 현정부에 의해 임명된 중앙지검장이 자신을 대상으로 지휘하는 수사는 믿을 수 없다. 그렇다면 검찰개혁을 주도한 탓에 검찰과 불편한 관계였던 조국 전장관에 대한 수사는 어떻게 이해해야 좋은 것인가. 그러나 그럼에도 어느 언론도 그런 한동훈의 태도에 대해 단 한 마디 비판조차 않고 있다. 오히려 그런 한동훈의 편에서 수사를 지휘하는 중앙지검장을 공격할 뿐이다. 역시나 검언유착이란 비단 한동훈과 이동재 개인간의 문제만은 아니었다는 증거라 봐야 할 것이다. 한동훈과 이동재의 대화에 대한 오보를 내고 바로 사과함으로써 권언유착이라는 새로운 프레임에 일조했던 KBS가 자신들이 결론에 한 몫 거들었던 수사심의위의 권고를 근거로 마치 압수수색이 부당한 것처럼 멘트를 내보낸 것을 보라.

 

하여튼 KBS를 정상화하겠다고 앞장섰던 놈들이 하는 짓거리가 죄다 이따위라는 것이다. 한동훈에게는 바로 사과했으면서 김경록 PB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진실을 다투며 모욕하기를 서슴지 않고 있다. 덕분에 KBS의 실체를 알게 되었으니 그나마 소득은 있었다고 해야 하나. KBS 뿐만 아니라 언론이 검찰과 유착하는 구조에 대해서 조금만 관심이 있으면 그 진실을 낱낱이 알게 되었다. 그래서 언론은 한동훈의 편에 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니면 그동안 자신들이 검찰과 유착해 온 과거를 모조리 부정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것이 자신들의 정체성일 텐데 과연 그럴 수 있을 것인가.

 

현직 검사가 검찰의 수사를 믿지 못하고, 그래서 법이 허락한 정당한 수사에도 응하지 않으려 하는 중이다. 현직 검사가 같은 검찰의 수사를 믿지 못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오죽할까? 그런데도 한 마디 비판조차 못하는 언론은 도대체 뭐하는 것들인가. 그런 검찰의 말을 받아서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공격해 온 자칭 진보들 역시 마찬가지다. 한동훈 하는 짓거리를 보면서도 한동훈의 편에서 그를 비판하는 언론을 마주 비판하는 홍세화와 같은 부류들의 민낯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이것도 다 문재인 덕분이라 해야 할까. 한 데 분리수거해서 내다버려야 할 쓰레기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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