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민주화역사와의 단절을 선언하고 한겨레가 민주화세대에 대한 배제를 주장한 이유가 꽤 궁금했었다. 그래서 이런저런 이유들을 찾아봤는데 결국은 지령을 받은 것이었다. 2찍 진보들 수준이 그렇지 뭐. 검찰이 그러라고 했으니 그렇게 말한 것이었다. 서울대 나오고 사법고시 합격해서 영감 소리 듣는 진짜 엘리트들 아닌가.

 

그러고보면 내가 학교 다닐 때도 공부만 열심히 하겠다는 놈들과 아직 운동하겠다는 놈들 사이에 신경전 같은 것이 있었다. 운동하겠다는 놈들은 정의에 대한 우월감을, 공부만 열심히 하겠다는 놈들은 성적에 대한 우월감을. 사회로 나와서는 당연히 역전되었다. 운동하던 놈들은 달리 갈 곳이 없어 이리저리 전전할 때 공부만 하던 놈들은 죄다 잘나가고 있었으니. 그러면서도 서로에 대한 열등감은 이렇게 아직까지 유전되고 있었던 모양이다.

 

2찍 진보들이 검찰을 추앙하다못해 숭배하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검찰은 정의다. 선 그 자체다. 검찰이 그렇다고 하면 그런 것이다. 검찰이 아니라고 하면 아닌 것이다. 괜히 학생운동한다고 허송세월했던 자신들에 비해 진짜 열심히 공부해서 사회적으로 번듯하게 성공한 엘리트일 테니까. 한 편으로 검찰 역시 공부도 않고 운동만 하다가 정치권에 들어가서 배지 달고 행세 좀 하는 인간들이 한 편으로 눈꼴시고 한 편으로 부럽고 했을 것이다. 그리고 검찰 뿐만 아니라 그렇게 운동권에 대한 열등감을 뿌리깊이 가지고 있는 놈들이 연합해서 진짜 대통령 만들어보고자 했던 것이 지난 정권의 윤석열로 대동단결이었던 것이었고. 거기에 당연히 2찍 진보도 빠지지 않는다.

 

사실 웃긴다. 운동권이라 하면 대개 우상호나 이인영 정도 세대들일 것이다. 지금 수박이라고 잘려나네 마네 하는 이원욱도 딱 그 즈음이다. 다들 지금 다음 총선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바로 그 개딸들이 주장하는 세력들인 것이다. 그 다음은? 김영삼에 의해 한총련이 아예 악마화되고 나서 더 이상 운동권이 정치권으로 들어오는 경우란 거의 없다시피 하게 되었다. 그래서 누가 있는데? 하지만 그렇게 머릿속에 깊이 박혀 있으니. 한겨레가 4050은 모두 운동권이라 정의하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더구나 운동권에는 여성도 거의 없이 남성 뿐이다. 그러니 기득권이다. 당연하다. 80년대 대학까지 갈 수 있었던 여성은 드물었고, 그런 여성들 대부분은 민주화운동에 관심이 없었다. 권인숙도 지금 저렇게 뼈저린 후회를 하고 있지 않던가. 어째서 여성주의자들은 또 민주화세대들을 그토록 증오하고 혐오하는가. 여기에 답이 있는 것이다.

 

결국 한동훈이 마지막 조각을 끼워맞춰 준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2찍 진보와 검찰 사이에 저토록 단단한 연대가 가능했는가. 권인숙처럼 저들 대부분이 아마 지금 후회하고 있는 것일 터다. 나도 잘나가는 검사들처럼 공부나 열심히 할 걸. 그런데 나처럼 공부도 안했던 민주당 운동권은 뭐한다고 저리 잘나가는가. 세상 나와보니 알겠는 거겠지. 그래도 집안이 좋으니 아직도 진보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몰랐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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