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또 한겨레가 헛소리 늘어놨더라. 하긴 말한 당사자는 김종배였었다. 정의연 논란으로 위안부 인권운동까지 싸잡아 훼손되어서는 안된다. 다 끝난 이야기다. 언론이 정의연 활동을 위안부 지원으로 한정짓고 돈문제로 공격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이미 위안부 인권운동은 의미가 없어진 것이다.

 

지금 여론의 흐름이 그렇다. 정부로부터 시민들로부터 그 많은 돈을 받아서 어째서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해서는 거의 쓰지 않았는가. 기념비니 기념관이니 하는 것은 다 의미없다. 다른 나라의 전쟁성범죄 피해자들을 위한 연대 및 지원활동도 다 쓸데없는 것이다. 심지어는 2015년 위안부 협상을 반대한 것에 대해서조차 100억이나 받을 수 있었는데 지원도 따로 하지 않으면서 반대한 이유가 무엇인가 따져묻고 있다. 

 

위안부 운동은 피해자들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며, 일본과의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 역시 그를 위주로 이루어져야 한다. 현정부 입장에서는 이보다 좋을 수 없다. 문희상안을 일본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더라는 말이 사실이면 그 정도만으로도 이용수 할머니의 요구조건을 충족시키는데 전혀 아무런 어려움도 없다. 그 밖에 나머지 활동들에 대해서는 오히려 이용수 할머니와 그동안 소외되었던 무궁화회 피해자들의 말을 빌어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피해자들의 요구와 맞지 않는 다른 위안부 인권운동은 이제 중단되어야 한다. 

 

그래서 바로 일본군 성노예라는 표현에 대한 공격이 시작된 것이다. 그야말로 일본 정부에 의해 저질러진 성범죄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표현이기에 일본 정부에서 가장 질색하던 부분이기도 했었다. 피해자들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오로지 재정적 지원 이외의 모든 활동을 부정한다. 어디서 시작되었는가?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에서 시작되어 보수언론이 확산시키기 시작한 것이다. 거기에 대해 한겨레든 경향이든 정의당이든 단 한 마디도 거들거나 하지 않고 오히려 돈문제로 정의연을 공격하면서 저들이 만든 프레임을 강화시켜 주었을 뿐이었다. 그러고서 뭐라? 위안부 인권운동의 취지와 정당성? 이제 그런 건 모두 돈 문제로 치환되었다니까.

 

조기에 차단했어야 하는 것이다. 위안부 운동이란 단순히 피해자들에게 돈을 얼마간 더 받게 하려는 운동이 아니다. 정의연의 활동이란 피해자들에게 재정적 지원을 더 해주자는 것이 아니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정의연이나 피해자들이나 그동안 힘들게 활동해 왔던 것이었다. 그런데 정작 그런 말을 해주어야 했을 자칭 진보언론이나 지식인들은 피해자들의 편을 든다며 침묵하며 정의연 공격에 동참하고 있었다. 그러고서 이제 와서 수구세력의 프레임을 걱정한다는 것은 얼마나 모순되는가. 그나마 정의연 활동의 정당성을 방어해 온 것은 저들이 그토록 싫어하는 민주진영의 인사들이었다. 정의연이 얼마나 크게 잘못을 저질렀든 그동안의 활동의 공까지 부정되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그리 싫어서 그동안의 위안부 운동마저 훼손되는 것을 철저히 방관하거나 오히려 돕고 있었다.

 

이제는 오히려 이용수 할머니의, 그리고 무궁화회 피해자들을 등에 업은 수구세력들이 오히려 더 정당성을 가지고 수요집회 중단을 압박해도 좋은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수요집회를 부정하고 2015년 위안부 협상은 물론 훨씬 이전의 아시아 여성기금으로 문제를 끝냈어야 한다는 주장들이 더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정의연은 틀렸고 그런 수구세력의 주장들이 옳았다. 박근혜는 옳았고 정대협을 지지한 시민사회의 반대는 틀렸다. 누가 이렇게 만들었다고?

 

다시 말하지만 현정부나 여당의 입장에서 이런 여론의 변화가 그렇게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란 것이다. 일본과의 외교관계까지 고려해야 하는 행정부와 집권여당의 입장이란 그저 자신의 양심을 쫓아 행동하면 되는 활동가 시절의 그것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야당일 때와도 다르다. 지금 여론의 흐름대로라면 문희상 안에서 조금 더 후퇴하더라도 금액만 맞으면 현정부의 치적으로 바꿀 수 있을 정도가 된다는 것이다. 물론 그때는 언제 그랬냐는 듯 경향과 한겨레, 정의당은 정의연을 끄집어내서 현정부와 여당을 공격하려 들 테지만.

 

아무튼 끝났다는 것이다. 프레임은 만들어졌고, 결국 그렇게 여론도 흘러가고 있다. 막연하게 위안부 문제에 대해 알고 있던 대부분 사람들이 단지 재정적인 지원만을 해결의 방향으로 확정한 상황이다. 정부와 여당의 실패라기보다는 그동안 정의연과 연대해 온 시민들의 패배라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안에서 새로운 방향을 찾아야지 이미 끝난 문제를 다시 붙잡고 떠드는 건 의미가 없다.

 

하여튼 한겨레 이 놈들의 유체이탈은 갈수록 조선일보의 그것을 뛰어넘으려 하는 것 같다. 돈 문제로 공격하고서 돈문제가 전부가 아니라니.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을 문제삼아 인권운동의 방향 전체를 부정하고 있는데 그것을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취지의 인터뷰라니. 그냥 친해서 인터뷰라도 따서 내보낸 것이라 믿고 싶다. 웃기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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