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발전과 산사태 사이에 연관성을 주장하고 싶으면 일정한 통계가 일치해야 한다. 이를테면 전체 산사태 가운데 태양광 발전기가 설치된 곳에서 일어난 산사태의 비율이 몇%이고, 전체 태양광 발전기가 설치된 산지 가운데 몇% 정도에서 산사태가 일어났다고 하는 식이다. 그러니까 태양광 발전기가 설치된 산지와 그렇지 않은 산지 사이에 산사태의 발생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있음을 통계로써 입증해야 한다. 그래서 전체 산사태 가운데 태양광의 비율이 몇%가 되는가. 태양광이 아직 충분히 설치되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면 전체 태양광 발전소 가운데 몇%에서 산사태가 일어난 것인가.

 

보아하니 전체 천 건 넘는 산사태 가운데 고작 12건 만 태양광 발전기가 설치된 곳에서 일어난 모양이다. 전체 1만 곳이 넘는 태양광 발전소 가운데서 따지면 0.1%도 안되는 확률이다. 과연 이런데도 태양광 발전과 산사태 사이에 유의미한 연관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유독 태양광 발전소가 있는 곳만 0.1%라도 사고가 났으면 태양광 발전소 때문이구나 하겠는데, 아니면 전체 산사태 가운데 태양광 발전소가 있는 곳만 유의미하게 비율이 높아도 태양광 발전소가 원인이구나 말해도 좋을 것이다. 비가 많이 와서 지반이 물러지면 태양광이고 뭐고 아무리 나무가 많아도 그냥 한꺼번에 쓸려 내려가는 것이다. 그래서 산사태가 일어난다. 설사 태양광이 원인이었다 할지라도 비율로 보았을 때 설치와 관련한 안전기준을 강화해도 충분히 해결 가능한 정도란 것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인데, 대한민국의 야산 가운데 원시림 같은 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보면 된다. 오죽하면 일제강점기 조선 하면 떠오르던 이미지가 바로 붉은 산이었다. 난방한다고 하도 나무를 베어댄 탓에 산에 나무가 거의 없었다. 해방 이후 정부와 민간의 노력이 지금의 푸른 산들을 만들어낸 것이다. 원시림을 베어내는 것이 아니라 원래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이용하던 산림 가운데 일부를 다시 태양광 발전을 위해 활용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한 번 사고가 나면 복구가 불가능한 방사능과 패널을 치우고 나무만 다시 심어도 얼마든지 다시 복원 가능한 산림이 비교가 되는가. 어째서 태양광을 안전하고 깨끗한 차세대 에너지로 선진국에서도 주목하는 것인가. 전체 산지 가운데 태양광이 차지하는 비율도 아직 얼마 되지 않는데 그렇게 나무만 아까워 안달이다.

 

아무튼 그냥 비가 많이 와서 지반이 약해진 탓에 나무가 있어도 산이 허물어지는 상황이란 것이다. 방송에 나오는 산사태로 집이 온통 뒤덮인 현장 가운데도 그래서 태양광 패널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일부러 그런 곳만 찾지 않는 한 전체 가운데 비율이 1%, 혹은 그 이하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섬진강 홍수를 4대강 재평가를 위한 기회로 이용하더니만 이번에는 산사태라는 재해마저 태양광 정책을 비난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으려 한다. 기록적인 폭우와 홍수가 언론과 정치권만 신나게 만들었다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말할 가치도 없다. 뇌가 구더기똥이다. 벌레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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