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의 확보와 접종이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늦은 이유란 것이 알고 보니 너무 어이없는 것이었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이 너무 일찍 3상을 마치고 승인까지 되었다. 정확히 2상 단계에서 이미 조기승인이 되어 접종까지 시작되었던 것이었다. 정부가 백신을 확보하기 시작한 시점까지 아스트라제네카가 가장 앞서서 2상까지 들어갔었는데 상황이 너무 시급하다 보니 화이자와 모더나의 3상과 승인을 앞당긴 것이 지금의 혼란의 원인이 되고 있었던 것이다.

 

오히려 체계적으로 방역과 백신 및 치료제의 확보와 집단면역의 형성까지 계획을 세우고 대처한 것이 이 경우 독이 되었던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들은 당장 상황이 급하니 최대한 과정들을 단축해서 진행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만 애초의 계획대로 모든 것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전혀 예상치 못하게 화이자와 모더나가 아스트라제네카보다 앞서 임상을 통과해 승인까지 받았고 접종이 진행되게 되었다. 문제는 너무 중간과정을 단축해가며 승인과 접종을 서두르다보니 그들 선진국들도 준비가 충분치 못했다는 것이다. 생산물량도 당장 부족하고, 생산했어도 유통체계가 미비하며, 일선에서의 혼선도 상당하다. 화이자 백신부터 제대로 필요한 물량이 공급조차 되지 않고 있고, 공급된 물량도 제대로 현장에까지 도착하지 않고 있고, 그런 와중에 사소한 오류들로 인해 폐기되는 물량까지 생겨난다.

 

즉 한국 정부의 잘못이 있다면 그렇게까지 무리해가며 백신의 확보와 접종을 서두르지 않았던 한 가지였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화이자와 모더나의 승인이 조기에 나고 접종까지 이루어지자 백신확보를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 결과 너무 늦지 않게 계약까지 마치고 있었다. 이 이상 앞당기는 것은 돈질이라면 이력이 난 선진국들과, 그것도 당장 상황이 급해서 무작정 물량을 확보하고 보려는 나라들과, 백신생산이 본궤도에 오르기 전에 경쟁해야 한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 오죽하면 WHO에서 저개발국가들을 위해 선진국들이 백신 좀 양보하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었겠는가. 어떻게 해도 한국은 그들 선진국들에 비하면 우선순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냥 한국은 하던대로 계속 하려는데 세상이 너무 급박하게 돌아가다 보니 시간이 예정보다 빠르게 흘러가기 시작한 것이었다. 당장 백신 확보가 늦었다고 언론이 기사를 쏟아내기 직전 백신에 대한 의미있는 보도가 제대로 이루어진 것이 무엇이 있었는가. 올 연말까지라 했었다. 내년 초면 시작될 것이라 이야기했었다. 실제 그대로 된 것이다. 남들처럼 급하지 않아 급하게 행동하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된다. 돌이켜보면 너무 방역을 괜찮게 해서 그것이 문제가 된 꼴이다.

 

3차 대유행도 서서히 잡혀가는 중이다. 언론과 야권이 바짝 몸이 달아서 전광훈을 풀어 내보낸 이유인 것이다. 그러니까 어서 나가서 다시 코로나의 확산을 주도하라. 개신교야 원래부터 저쪽과 연결되어 있었다. 참고로 자칭 진보도 원래 개신교와 아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개천절 집회를 막았을 때 자칭 진보들이 어떻게 정부를 공격했는가 기억을 떠올려 보라. 그런데도 자칭 진보의 선의를 믿는다면 멍청하거나 사악한 것이다. 지금 자칭 진보의 편에 남아 있는 놈들이 거의 그런 수준이다. 진보일베라고 불러도 좋지 않을까. 

 

아무튼 대충 흘러나오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오히려 정부의 입장이 더 이해가 된다. 8.15 광복절 집회 전까지 백신이나 치료제 없이도 코로나19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까지 가지고 있었다. 이후로도 백신과 치료제를 기다리기는 하지만 충분히 예정된 스케쥴 동안 버틸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럴 수 없었던 나라들이 서둘러 일정을 앞당긴다. 이제는 그들의 시간을 따라가야 한다. 크게 늦은 것도 아니다. 2월부터 접종이면. 잘하고 있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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