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선한 사람이 있다. 너무 선해서 어떤 나쁜 생각도 하지 못한다. 그런데 정작 결과는 선하지 못하다. 행동도 선하지 못하다. 그러면 그는 진정 선한 사람인가?

 

개인적으로 북한과의 종전선언 역시 대선에 영향을 줄까봐 뒤로 미루고 있을 것이란 의심을 가지고 있다.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이 시급하다. 이미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 그리 부총리에게 지시한 바 있었다. 그런데 아무것도 없다. 심지어 여당인 민주당이 강하게 요구하는데도 추경은 물론 자영업의 24시 영업허용까지도 아직껏 감감무소식이다. 어째서? 바로 대선을 앞두고 있으니까.

 

윤석열의 정치보복 발언에만 분노했을 뿐 역시 행동은 없었다. 심지어 청와대 관계자들의 입단속까지 시킨 모양이다. 윤석열의 정치보복에 대해서는 분노하는데 그를 막기 위한 어떤 행동도 하지 않는다. 아니 혹시라도 선거개입이라는 의혹을 살까봐 사리는 건 이해하겠는데 그를 위해 정작 필요한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마저 뒤로 미루고 있다. 좀 심하게 말하겠다. 진짜 사람새끼 맞는가?

 

스스로도 인정했다. 코로나19로 가장 크게 피해를 본 것은 중소자영업자들이다. 그러므로 그들에 대한 실효적인 지원이 시급하다. 그런데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살까봐 지원을 미루고 있다. 여당은 요구하는데 오로지 반대만 하고 있다. 선한 것 맞는가? 좋은 대통령인 것 맞는 것인가? 홍남기에게만 책임을 미룰 문제가 아니다. 홍남기를 임명한 것은 누구이고 지금껏 홍남기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 이가 누구였는가?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 없이 홍남기가 저토록 여당과 여당 대선후보의 요구에 대해 무시로 일관할 수 있는 것인가?

 

살인범에게 칭찬을 받고 싶어 한다면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어도 이미 공범이나 다름없다. 도둑놈이고 사기꾼인 걸 알몀서도 그들로부터 호감을 사려 한다면 비슷한 부류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윤석열에게도 국민의힘에게도 좋은 사람이고 싶다면 결국 그런 수준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정작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지지자들은 이렇게 마음이 급한데 대통령 혼자서만 오로지 고고하며 순결하다. 어째서 자영업자들이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에 등돌리는지 알 것 같은 심정이다. 정작 필요한 것들을 해주지 않는데 혼자 고결한 척 해봐야 열만 받을 뿐이다.

 

지금과 같은 첨예한 순간에 중립이란 결국 누군가의 편인 것이다. 민주당 지지자들의 바람을 저버린 순간 대통령의 정체성은 정해진 것이다. 지지율에 취한 것일까? 자기 지지율 높으니 정권재창출따위 상관없다는 것일까? 국민의힘도 괜찮다면 대통령은 왜 되고자 한 것일까? 자기 혼자 대통령 되었으니 그것으로 끝이다?

 

주위의 문제라는 말도 다 개소리다. 그런 소리들 걸러들으라는 자리가 바로 대통령이란 자리이기 때문이다. 실망을 넘어 분노가 일고 혐오가 커져간다. 이래서 좋은 사람은 정치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일까?

 

선거에서 중립을 지키고 싶었으면 정치따위 하지 말았어야 한다. 대통령에 출마도 하지 말았어야 한다. 아니면 윤석열에게 목숨을 구걸하고 싶은 것인가. 더 심한 욕은 일단 참아보련다. 선을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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