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간단한 예를 하나 들어보자. 류호정 정의당 비례대표 의원이 보좌관을 부당하게 해고했을 때 자칭 진보언론들은 누구의 편에서 기사를 쓰고 있었는가. 단 하나의 언론이라도 부당한 대우를 받은 끝에 해고까지 당한 보좌관의 편에서 류호정 정의당 비례대표 의원을 강하게 비판하는 기사를 낸 적이 있었는가.

 

인터넷 언론사 기자가 야당의 당대표에게 성추행당했을 때는 또 어떠했었는가? 지방지 언론사 기자가 자치의회 의원에게 성희롱을 당하고, 인터넷언론사 기자가 성추행을 당할 당시 자칭 진보언론들은 누구의 편에서 기사를 쓰고 있었는가? 무엇보다 말로 하기도 끔찍한 성범죄를 저지른 김학의와 그 피해자 가운데 누구를 더 동정하며 기사를 쓰고 있는가. 김학의 문죄판결은 입다물고 오히려 김학의를 수사할 수 있게 출국금지한 사실을 정권차원의 범죄로 규정짓고 비판하는 기사를 쓰고 있는 것이 자칭 진보언론이다. 그래서 자칭 진보언론이라도 과연 약자의 편에서 기사를 쓰고 있다고 지금 이 순간 자신할 수 있는 것인가.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정권차원의 사찰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결론을 냈을 때 자칭 진보언론은 어디에 있었는가? 가습기살균제 무죄판결이나 인보사 무죄판결 당시에 자칭 진보언론은 어디서 어떤 기사를 내고 있었는가? 한 번이라도 수사를 한 검찰이나 판결을 내린 재판부에 강경한 입장을 내보인 적이 있었는가? 특히 인보사 판결은 논리적으로도 어이없는 내용이었음에도 조국 전장관의 부인을 재판한 재판부이기에 한 마디 비판 없이 그대로 지나가고 말았었다. 하물며 자칭 진보란 것들도 조선일보 따라가기 바쁜 상황에서 뭘 어쩐다고 새삼 강자에게 무기를 쥐어준다는 말이 어떤 설득력을 가질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최저임금인상도 반대, 근로시간단축도 반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반대, 진정 자칭 진보들이 사회적 약자를 위해 해 온 일이란 것이 무엇이더란 것이다. 주장이야 누구나 할 수 있다. 실제 도움이 될 수 있는 무언가 실제 행동을 보여준 적이 있기는 하던가.

 

오마이뉴스가 충실하게 국민의힘 국회의원의 입을 빌어 내놓은 기사를 보면서 어이가 다 없었다. 딱 환경을 앞세워 가덕도 신공항을 반대하는 정의당의 모습 그대로다. 국민의힘이 정면으로 반대하기 곤란한 입장이니 원리적인 위치에서 대신 강경하게 반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를 통해 반대논리에 힘을 실어준다. 진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회적 정의나 가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국민의힘과 이해를 공유하며 그들을 대신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그들의 존재이유인 것이다. 그래서 때로 국민의힘의 논리를 자신들을 위해 빌리기도 한다.

 

세상에 가장 웃기는 것이 자칭 진보들이 사회적 약자 운운하는 것이다. 너무 높은 곳에서 굽어보며 판단하기에 일본군위안부나 일반 성매매여성이나 전혀 다르지 않다. 그래서 정의연을 무력화하는데도 앞장섰던 것이 바로 자칭진보들이었다. 무려 20년을 기다려 공격을 퍼부은 것이었다. 그런 고담준론을 따라가지 못하기에 나는 오늘도 그들을 혐오한다.

 

한경오가 망한다면 그것으로 좋다. 한경오가 망해서 한국에 자칭 진보언론이 사라지면 그것만으로도 절반의 목적은 달성하는 것이다. 수구언론을 돕는 손발도 못되는 손가락 발가락 몇 개 더 잘라내면 그만큼 세상은 더 좋아지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지 않겠는가. 바퀴벌레가 싫어한다고 가만 내버려둘 수는 없다. 난 환경주의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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