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출퇴근용으로 전동킥보드를 샀다가 쓸 일이 없어서 중고로 팔아치운 적이 있었다. 시세보다 싸게 올렸는데도 깎자는 놈이 나오더라. 그래서 무시해 주었다. 아니 25만원 짜리에서 1만원을 더 깎는다는게 말이 되느냐고?

 

당장 몇 억 하는 내 아파트를 누군가 한 5천 싸게 사겠다며 거래를 요청해 온다면 역시 가뿐하게 씹을 것이다. 5천만원이면 세금 떼더라도 1년은 여유롭게 놀고 먹을 수 있는 돈이다. 내 궁극적인 목표가 연금 받으며 놀고먹는 것인데 무려 5천만 원을 손해본다?

 

돈 몇 억도 아니고 무려 20억이다. 원래 시세대로라면 한 21억 쯤 하는 모양이고 그걸 19억에 팔았다는 듯하다. 급매였을까? 그런데 급매라면 더 문제다. 당장 현금이 필요해서 빨리 팔아치워야 하는데 그럴 경우 시세보다 더 낮게 내놔도 제 때 팔릴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내가 필요할 때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그 전에 바로 팔아치울 수 있어야 한다. 그것만도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매우 요긴할 수 있다.

 

문제는 계약서상의 거래금액이 반드시 실제의 거래금액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흔히 쓰이는 방법이 다운계약서라는 것이다. 계약서상으로 정해진 금액이 얼마가 되었든 그 이상의 돈이 뒤에서 오가도 사실상 잡아낼 방법이 거의 없다시피하다. 더구나 현금이라면 더 그렇다. 5만원 권 200장이면 천만 원이다. 100장짜리 10묶음이면 1억인 셈이다. 현금 주고받기도 어렵지 않은데 굳이 계좌이체로만 돈이 오가야 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면 이 또한 하나의 범죄로써 수사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진짜 계약서대로 금액이 결제되었는가.

 

아무튼 일반 시민의 상식으로도 납득이 되지 않는 해명인 것이다. 다른 사람도 아닌 검찰총장의 아버지가, 그것도 사돈댁이 무려 수 백억 자산가인데 급전을 위해 2억이나 싸게 집을 팔았다? 호구인가? 바보인가? 아니면 다른 의도가 뒤에 숨은 것인가? 사람을 바보로 여기는 것인지, 아니면 자기가 바보라 인정하고 싶은 것인지.

 

그런 걸 그대로 받아쓰는 기레기도 기레기다. 유세장에서 반전시위를 하던 여대생들이 폭행당했는데 정의당도 한겨레도 비판 한 마디 없다. 자칭 진보가 추구하는 진보의 미래란 이렇게 한심하다. 저열한 지성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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