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작년까지 나 또한 여성할당제에 찬성하는 입장이었을 것이다. 미투가 처음 시작되던 무렵에는 어렵게 용기를 낸 여성들의 고발에 남들처럼 크게 지지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면 지금은 어떠한가? 물론 한 번에 바뀐 것은 아니다. 그동안 여성주의자들이 하는 짓거리 보면서 이건 좀 아니지 않은가. 인권보다도 위에 있다며 마음대로 갖다 붙이는 성인지감수성을 보면서도 사람으로서 넘어서는 안되는 선을 넘는 것은 아닌가. 그리고 이번을 계기로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여성주의는 이미 그 자체로 사회의 해악이며 죄악이다. 그래서 뭐가 문제인가?

 

한때 한겨레나 경향의 기사를 읽고 노무현을 욕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한겨레나 경향이 진보언론이라 여겼었고 기자들도 조중동과는 양심과 사명감에서 남다른 참기자들이라 믿었었다. 그래서 지금은 어떤가? 지금 와서 한겨레와 경향이 조중동이나 국문세와 다른 것이 무엇인가 의문스럽기만 할 뿐이다. 방향만 다를 뿐 이념과 지향이 다르다고 서로 토론을 통해 경쟁하며 여론을 만들기보다 그냥 다른 관점에서 민주정부와 민주당을 공격하는 하나에만 힘을 모으고 있을 뿐이다. 최저임금을 올리지 말라고 주장하는 언론과 맞서 최저임금을 올려야 하는 이유를 설득하기보다 최저임금을 자기들 뜻대로 올리지 않았다고 정부와 여당을 욕하는 기사들만 열심히 써대는 언론인 것이다. 뻔히 취재까지 하고 오보인 것을 알면서도 조중동의 보도를 그대로 따라갔던 조국사태와 정의연 논란을 보라. 익성실소유주 의혹은 한겨레를 통해서 가장 크게 제기되었던 것이었다. 한겨레가 그에 대해 보도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원래 조중동은 언론취급도 안했고, 조중동 기자것들은 사람취급도 안했다. 그런데 한겨레와 경향도 그와 다르지 않다. KBS 역시 한때 매일같이 챙겨보며 판단의 근거로 삼았던 시절이 무색하게 인터뷰를 왜곡하고, 검언유착을 가리기 위해 자발적인 오보를 내는 등 전혀 다르지 않은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취재도 안하고, 설사 취재를 했더라도 다른 언론과 보조를 맞추느라 자기들이 취재한 사실조차 무시하고,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타인에 상처가 될 기사를 집단으로 쏟아내기만 한다. 이런 놈들은 과연 언론이라고 기자라고 인정하고 예우할 이유가 어디에 있겠는가. 그러니까 그 좋다는 언론의 자유라는 것이 이런 놈들에게 적용되면 얼마나 사회에 해악이 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런 놈들을 위해서 언론의 자유는 지켜져야 하는 것인가.

 

역시 최근 몇 년 크게 바뀐 것들 가운데 하나다. 한 때 언론의 자유가 무엇보다 소중하던 시절이 있었다. 언론이 자유롭게 자기들이 취재한 바를 바탕으로 기사를 쓸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 보장해 주어야 한다 여기던 시절이었었다. 언론의 정상화를 위한 투쟁에 발벗고 지지하던 것도 바로 그 무렵이었었다. 하지만 지금 언론의 자유 같은 건 밤새 술마시고 토한 위에 우글거리며 달라붙은 파리떼나 다름없는 그저 흉물스런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차피 똑같은 소리를 서로 베껴쓰느라 바쁜 것들인데 굳이 언론사가 몇 개 씩이나 필요한가 하는 생각까지 가지게 된다. 그냥 모든 언론사 통폐합해서 정부에서 운영해도 지금보다 더 크게 나빠질 것은 없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지난 이명박근혜 정부에서 손석희를 제외하고 다른 보도를 내보내는 언론이 있기는 했었는가.

 

물론 어떤 사람들은 몇 년이 지나도 전혀 변함없이 일관적이기는 하다. 한겨레가 노무현 전대통령의 죽음을 반성한다고 했던 것이 한명숙 전총리의 기획수사를 그대로 받아쓰며 동조하기 불과 몇 달 전이었다는 것이다. 조국이나 윤미향이나 이번에 박원순이나 역시 한겨레의 행동패턴은 당시와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 정확히 언론이다. 그러나 당시는 오해했다 하더라도 진실을 알고 나서 그런 언론에 대한 태도가 달라진 것이 그리 잘못된 일일 것인가. 사람인 줄 알았더니 사람이 아니었다. 사람은 커녕 그냥 벌레새끼들일 뿐이었다. 차라리 밟아 짓이겨 버리는 쪽이 세상을 위해 좀 더 유익한 일을 터였다. 그런데 전처럼 언론을 존중하고 예우해야 한다는 생각을 계속해서 가지고 있어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인가.

 

원래 유명한 사상가나 저술가들도 생애주기에 따라 주장하는 것이나 쓰는 내용들이 약간씩 다 다르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경험이 다르면 생각도 달라지고, 상황이 달라지면 말하고 행동하는 것도 모두 달라지게 되어 있다. 결혼하기 전과 자식을 낳은 뒤와 자식마저 먼저 떠나보낸 뒤의 생각이나 글이 아주 같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과거 썼던 글들과 지금 행동이 맞지 않는다? 과거 했던 말들과 지금 하는 말이 서로 다르다? 그래서 뭐? 그냥 달라졌나 보지. 지구상 어느 나라에도 법에 과거와 말이 바뀌면 처벌한다는 조항 같은 건 없다. 대신 거짓된 보도로 당사자에게 심각한 고통을 주고 피해를 입혔다면 그에 따른 책임을 지는 것은 거의 인류보편의 법칙과 같은 것이다. 어차피 이제와서 말 바꿨다고 더이상 실추될 명예도 없을 텐데 말바꿨다고 비난을 듣는 대신 법적인 책임을 지게 한다면 그리 나쁜 조건은 아니다.

 

웃기는 것이다. 그래서 조국 전장관이 과거 언론에 대해 했던 말과 지금 고소하는 행동이 다르다고? 그러니까 그렇게 비난할 만큼 언론들이 조국 전장관에게 최소한의 인격이나 명예 같은 것을 남겨두기나 했느냐는 것이다. 지금도 태연히 조국 전장관과 그 가족들을 인간 이하의 존재인 양 조롱하고 비하하며 모욕하는 것이 바로 그들 언론들인 것이다. 새삼 말바꾼 사실 하나 더해진다고 조국 전장관이 치러야 할 대가 같은 것도 남아있지 않다는 것이다. 대신 기자들에게만 남아 있다. 잘만 모으면 원래 있던 재산에 더해 강남 건물주는 물론 따님 포르쉐도 모델별로 장만해 줄 수 있을 지 모르겠다. 기사만 무려 100만 건이 넘었으니 죄다 받아낸다면 재계서열까지 바뀌게 될 지도.

 

언론이라는 것이 얼마나 병신들인 것인가. 진중권은 진짜 여전히 병신인 것이다. 새삼 말바꿨네 뭐네 하는 소리가 타격이 되기에는 너무 막다른 상황까지 내몰린 뒤란 것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물론 조국 전장관 입장에서도 일관된 자신만의 입장이 있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 너무 길고 복잡하니까. 그냥 자신들이 놓인 처지를 일깨우는 정도로 그치려 한다. 말을 바꿨어도 처벌받는 것은 기자들 자신이다. 말바꿨다고 비난을 들어도 배상액을 물어내야 하는 것은 기자들 자신들인 것이다. 기자 너희들은 그냥 욕해라. 조국 전장관은 너희를 처벌하고 배상금을 챙기면 그만일 테니. 진중권도 걸리는 게 꽤 있을 텐데.

 

신이 나서 지켜본다. 물론 요즘 기자것들은 돈이 많다. 한겨레 경향마저 부동산 정책에 저리 미쳐 날뛰며 비판기사를 내는 이유일 것이다. 십시일반으로 도와주라. 그 고통을 겪었는데 조국 전장관도 번듯하게 건물 몇 채 장만해야 하지 않겠는가. 언론사를 망하게 할 수 없다면 기자라도 망하게 할 밖에. 아무튼 윈윈일 것이다. 기자들은 말바꿨다 비난하고, 조국 전장관은 기자들로부터 받아내서 한 재산 만들고. 그리고 조국 전장관을 본받아서 고소고발로 대가를 치르게 할 사람들이 계속 나오게 될 것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언론을 위한 시간이다. 기자들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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