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말하지 않았는가. 윤석열은 때려죽여도 추미애를 당해내지 못할 것이라고. 더구나 정치에 발을 딛는 순간 지역구만 5선의 정치인이 어떤 존재인가를 제대로 깨닫게 될 것이다. 바로 이 순간을 기다렸다. 윤석열이 정치에 대한 자신의 포부를 밝히고 유력 대선주자로서 대중의 앞에 서게 되는 바로 그 순간을. 바로 그동안 정권타도를 위해 공동전선을 펼쳐 왔던 윤석열과 국민의힘의 연대가 가장 약해지는 순간이다.

 

추미애가 그동안 계속해서 윤석열을 자극해 온 이유였다. 윤석열을 정권의 희생양으로 만들어 줄 생각따위는 추호도 없었다. 그렇다고 이대로 계속 검찰총장 자리에 앉아 있도록 내버려 둘 생각도 없었다. 기회를 본 것이다. 윤석열이 자기 입으로 직접 정치를 하겠다 선언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윤석열이 선언만 하면 언론들은 하나가 되어 윤석열을 띄울 것이고 유력한 대선주자가 없는 야권의 지지는 윤석열에게로 쏠리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차기 대선을 노리는 국민의힘 내부의 인사들이 동요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차기 대권에 아주 욕심이 많은 인물이 지금 국민의힘의 얼굴이 되어 활약하고 있는 중이다. 국민의힘과의 고리만 약해지면 윤석열을 쳐내더라도 반발 역시 최소화할 수 있다.

 

더불어 그동안 윤석열이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한다며 언론과 하나가 되어 밀고 왔던 조국 전장관 가족 재판이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란 것이다. 조국이든 정경심이든 아무거로라도 형량이야 어떻든 유죄판결만 받으면 그래도 윤석열로서도 할 말이 있게 되는 것이다. 자기들이 잘못 수사한 것이 아니다. 무리한 수사를 했던 것이 아니다. 손혜원 재판에서도 보았듯 1심 판결이 수사든 보도든 그 정당성을 담보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추미애 장관은 바로 그 시점에 윤석열이 사법부를 사찰한 사실을 공개하며 윤석열과의 고리를 끊는 한편 경고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윤석열은 끝났다. 윤석열의 협박을 받았거나, 혹은 처음부터 손잡고 있었거나 어찌되었든 지금부터 생각을 잘 해야만 한다. 재판의 결과가 윤석열의 기대와 다르면 그 순간 윤석열은 끝나는 것이다. 

 

그래서 윤석열의 징계사유로 제기한 6가지 가운데 이 두 가지가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이다. 윤석열이 검찰을 이용해 사법부를 사찰했다. 그리고 윤석열이 현직 검찰총장으로서 중립의 의무를 저버리고 정치선언을 했다. 그러면서 묻는 것이다. 하나는 사법부에, 하나는 국민의힘에. 그래도 윤석열을 믿고 윤석열의 편에 설 것인가. 그냥 윤석열을 버리고 새롭게 시작할 것인가. 대통령이 못되더라도 당내경선을 통해 차기 대선후보로 선출된다는 것은 홍준표가 그랬던 것처럼 대선 이후 상당기간 당의 주도권을 틀어쥘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욕심이 없을까? 그리고 그 머리좋다는 판사들이 윤석열 끈떨어진 연 신세 된 것을 눈치채지 못할까?

 

처음부터 계획에 있었는지 모른다. 윤석열을 때리면 때릴수록 궁지에 몰리는 만큼 야권의 지지율이 윤석열에게로 모이게 될 것이다. 윤석열을 조금씩 함정에 빠뜨레 궁지로 내몰면 살기 위해서라도 무모하게 정치선언을 하게 될 지 모른다. 그리고 그 순간이 윤석열의 마지막이다. 그런데도 언론은 그런 윤석열을 부추겨서 지금 상황까지 몰고 왔으니. 과연 지금 궁지에 몰린 윤석열을 누가 목숨바쳐 구해줄 것인가. 한동훈이 아쉬울 것이다. 이것으로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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