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지금 상황이 아주 낯익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안부라는 존재 자체를 역사속에 묻어버리고자 했었던 화해치유재단 출신 변호사가 여성의 대변자이자 수호자가 되어 전면에 나서고 자칭 진보언론과 정당이 그를 충실히 따라간다. 화해치유재단이 만들어진 원인인 위안부협정을 정당화하기 위해 수구세력이 정의연을 공격할 때 역시 자칭 진보언론과 정당 또한 여기에 충실히 힘을 보태고 있었다. 박근혜의 재평가를 위한 수구세력의 의도에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단순히 위안부운동의 주도권을 노리는 이상의 무언가가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고보면 참여정부 시절 한겨레 경향이 제대로 미쳐서 날뛰기 시작한 것이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 기자실이 폐쇄되고 난 뒤부터였다는 것이다. 그 전부터 제정신이 아니기는 마찬가지였지만 그로부터 보인 모습은 그야 말로 미쳐서 발광하는 모습 그대로였었다. 언론의 기득권을 건드렸다. 진보든 보수든 결국 다 같은 언론인데 감히 대통령 나부랭이가 자신들 언론을 건드리려 하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민주당에서 매번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입법을 시도할 때마다 맨 앞에서 그 시도를 가로막아 온 것이 바로 이들 한겨레 경향이었다는 것이다. 그런 자칭 진보언론들이 다시금 민주당이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입법예고하고 있는데 그냥 두고보고만 있을 것인가.

 

현정부의 가장 든든한 지지층은 일정연령 이상을 제외한 대부분의 여성유권자들일 것이다. 만일 그들 여성유권자들을 현정부로부터 이탈시키면 바로 현정부에 위기가 찾아올지 모른다. 지금은 지리멸렬한 미래통합당에도 정권교체의 가능성이 열릴지 모른다. 미래통합당이 약속한다. 박근혜와 이명박을 복권시키는 대가로 언론에 대한 징벌적손해배상제를 절대 거부하고 폐기할 것이다. 이전처럼 언론과 권력이 유착해서 서로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참고로 오히려 이명박근혜 시절에 한겨레나 경향 같은 자칭 진보언론들이 정부로부터 광고도 많이 받고 재정적으로도 더 풍족했었다. 그냥 보수정권을 입으로만 욕하면 응원하며 지지해주는 시민도 많았다. 차라리 그 시절로 돌아가는 것이 자신들에게도 유리하겠다. 그렇다면 무엇부터 해야겠는가. 그래서 화해치유재단 소속 변호사가 앞장서고 자칭 진보언론과 정당들이 그 뒤를 따라 수구세력과 입장을 같이하는 것이다.

 

어차피 여성주의자들이야 2012년 대선을 물론이고 2017년 탄핵 당시에도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끝까지 박근혜를 지지하면서 그의 억울함을 주장해 왔을 것이다. 그런 박근혜 탄핵의 주범 가운데 하나가 바로 광화문광장을 열어주었던 박원순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여성이 아닌 남성대통령은 인정할 수 없다. 오로지 자신들은 여성인 대통령만을 진짜 대통령으로 인정할 뿐이다. 그래서 박원순 시장의 죽음에 축배를 들며 그 죽음을 청와대를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만들려 한다. 과연 민주당 소속 여성주의 정치인들은 예외일 것인가.

 

그래서 타당성은? 어째서 하필 박원순 시장과 관련한 이슈로 인해 정부와 여당에 불리한 논란이 크게 불거지는 상황에서 탁현민에 대한 오보가 한겨레의 이름으로 나왔겠는가 하는 것이다. 한겨레 기자들이 몰라서 그런 터무니없는 오보를 냈었을까? 좋은 대학 나온 것이 최대 자랑인 나름 엘리트들이? 기회였던 것이다. 지금 기회에 몰아쳐서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언론을 개혁하겠다고 도입하려는 징벌적손해배상제의 입법을 막아야 한다. 그를 위해서는 박근혜의 복권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다. 아니면 말고. 원래 이런 게 자칭 진보들 주장하는 방식 아니던가.

 

구체적인 증거같은 건 없다. 하지만 고소하면 피해자이니 이런 식으로 고발해도 굳이 명예훼손이네 뭐네 떠드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언제부터 증거 같은 것 따졌다고. 그냥 정황 비슷하면 통하는 것이다. 고작 언론인데. 그까짓 기자것들인데. 그런데 또 아주 터무니없기만 하냐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는 게 더 열받는 점일 것이다. 과연 지금의 상황이 우연일 것인가. 우연이 우연히 겹치고 겹쳐서 이런 공교로운 상황을 만든 것이다. 언론이라는 기득권 앞에서 진보도 보수도 없는 것이 바로 한겨레 경향인 것이다. 차라리 조선일보는 이념을 위해 저들도 기꺼이 던져버릴 수 있다.

 

아무튼 덕분에 정의당만 죽어나간다는 것이다. 지난 총선을 통해서 언론과의 관계를 누구보다 절실히 깨달은 것이 바로 정의당 대표 심상정일 것이다. 정의당은 언론의 가축과도 같다. 철저히 언론의 보호 아래 사육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지지자들은 물론 모른다. 당원들은 자기들이 정의당을 먹여 살린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오히려 류호정이나 장혜영은 당원들이 나간다는데도 당당하기만 하다. 독자가 떨어져나가도 의연한 한겨레, 경향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누가 정의당의 주인인가. 지켜 볼 일이다. 내 억측대로 될 지. 아니기를 바라지만 말이다. 뭐가 되든 상관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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