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초까지 대학교 축제에서 락밴드를 보기 힘들었다. 락이란 미제국주의의 음악이었기 때문이다. 안치환이 락을 한다 했을 때 화제가 된 이유였다. 민중가수 출신인 안치환이 락을 한다는 자체가 화제가 되었을 정도로 운동권과 락은 거리가 있었다. 그런데 많은 민중가요들이 역시 미국 태생인 포크에 빚을 지고 있을 텐데?

 

음악 뿐만 아니라 읽는 책이며 보는 영상을 가지고도 지랄하는 선배들이 학교에는 적지 않았었다. 이른바 의식화란 것이다. 제대로 정신이 박힌 대학생이라면 이런 노래를 듣고, 책을 읽고, 영상을 봐야 한다. 학교 안에서 프락치라 의심된다고 집단으로 린치한 끝에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 괜히 일어난 것이 아니란 것이다.

 

그나마 힘이 없으니 출연거부인 것이다. 하긴 오세훈이 한겨레 광고 끊었다고 정의당이 논평을 내늘 걸 본 적이 없다. TBS 지원금을 끊었다고 비판하는 것을 들어 본 적이 없다. 민주당이 언론사나 기자를 고소고발하면 언론탄압이고 국민의힘이 대놓고 힘으로 언론을 찍어누르는 건 정당한 권리행사다. 자신들에 비판적인 언론사를 찾아가 직접 대화와 토론을 통해 입장을 밝히기보다 출연거부를 통해 그 존재와 영향력을 위축시키겠다. 힘이 없으니 출연거부지 힘이 생기면 도대체 뭘 어쩌겠다는 것일까.

 

심상정이 말하는 단일화가 의미없다는 이유가 여기서도 나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나 검찰이 언론을 협박하고 회위하고 억압하는 것에 대해서는 한없이 침묵하며 오히려 그를 닮으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비해 민주당은 조금만 언론에 비판적이어도 탄압이라는 극단적이 표현까지 쓰고 있었다. 과연 저들이 말하는 언론의 자유란 무엇인가. 그보다 저들에게 정서적으로 가까운 유대의 대상은 누구일 것인가.

 

아무튼 나도 김어준 개새끼라 여기지만 그렇다고 공당이 되어 자기들에 비판적인 말 몇마디 했다는 이유로 출연거부까지 하는 걸 보고는 저 새끼들 또 저 지랄이라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 저들이 바라는 언론의 자유다. 그리고 그들이 생각하는 용인할 수 있는 자유의 한계인 것이다. 광주왜곡과 세월호 비난은 상관없지만 심상정 비판은 안된다. 씨발년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