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내가 말했잖은가. 류호정이 대통령 앞에서 김용균법을 가지고 1인시위한 자체가 국민의힘의 사주를 받았거나 아니면 알아서 추파를 던지려 그런 것일 거라고. 세상에 민주당더러 노동문제에 대해 국민의힘을 본받으라는 개소리를 너무나 당연하게 지껄이고 있는 중이다. 중대재해법의 제정과 관련해서 국민의힘과 연대하려 한다. 그런데 아는가? 류호정이 그토록 1인시위까지 해가며 비판하는 김용균법이 어떻게 그렇게 누더기가 되었는지?

 

그동안 노동자의 권익을 위해 민주당이 얼마나 많은 법안을 만들고 정책을 추진해 왔는가는 깡그리 잊는다. 그 과정에서 어떻게 국민의힘의 전신이던 보수정당들이 집요하게 저지하고 방해해 왔는가도 완전히 무시한다. 당명이 바뀌었으니 별개의 정당이란 것인가. 그러니까 노동자들이여 민주당이 아닌 국민의힘에 표를 주라. 민주당을 지지하는 노동자들이여 민주당을 심판하기 위해서라도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주라. 노동문제에 있어 그동안 가장 선명한 정체성을 보여 온 정의당이었기에. 그런 정의당이 하는 말이니까. 그러므로 정의당의 기준에서 노동자의 권익을 위한 정당은 민주당이 아닌 국민의힘이다. 국민의힘이 굳이 정의당과 손잡아야 하는 이유고, 정의당이 국민의힘과 연대하며 내줄 수 있는 것이다. 참여정부 장시도 그렇게 왼쪽에서 민주노동당이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을 포위하고 있었다.

 

그런 목적이었다. 그래서 굳이 김용균법이었던 것이었다. 김용균법이 어떻게 그렇게 누더기가 되었는가. 누가 김용균법을 반대했고 끝내 무력화시키고 있었는가. 물타기다. 세척이다. 그러니까 모든 책임은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에 있다. 조만간 노동자의 편에서 기사를 쏟아내는 조중동을 보게 될 지도 모르겠다. 노동자를 외면하는 모순된 진보정권이라는 프레임이면 다시 한 번 자칭진보언론들이 보수언론과 손잡기 아주 좋은 명분이 되어 준다. 홍세화니 뭐니 늙다리들도 죄다 기어나올 테고. 그러니까 말했을 것이다. 저들의 진보란 무엇이며 어디에 있는가고.

 

세상에 국민의힘이 도와준다니 저리 기뻐할 수 없다. 그동안 내내 무시하다가 한 번 힘 실어준다니 세상에 국민의힘보다 노동자를 생각하는 정당도 없는 것이다. 저들이 진정 바라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진정한 주인인 보수진영으로부터 인정받고 도움받는 것을. 그게 진정한 진보다. 민주당이 정권을 잡고 입법과 정책으로 이루는 진보는 진보가 아니다. 최저임금인상도 근로시간단축도 보수정당에 의해 이루어져야 가치가 있는 것이다.

 

민주당 2중대 소리는 그리 싫더니면 국민의힘과 손잡는 건 아예 아무 거부감도 없다. 먼저 추파를 던졌으면 비루한 것이고, 뒤에서 이야기가 오간 것이면 비열한 것이다. 그러나 그래도 된다. 정경심 교수가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찾으려는 것을 부정한 것처럼, 조민씨 집을 밤늦게 남자들이 찾아가 문을 두드려도 문제가 되지 않는 것처럼. 유시민도 이제 정의당에 대한 미련을 버릴 때가 됐다. 그래서 '자유론'을 들고 나온 것 아니던가? 그냥 웃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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